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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승 May 05. 2023

후룻 후룻 후르츠 산도 ㅎㅎ

교대역 산도카페

서울에서 유독 시커면 양복을 입은 아저씨들이 바삐 움직이는 그곳, 바로 교대역이다. 법원을 중심으로 역 주변에는 온통 법률 사무소들이 가득 매워 싸고 있다. 교대 근처에 올 때마다 이런 중압감에 빨리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날도 볼일을 마치고 발걸음을 재촉해 좀 해사한 카페에서 커피라고 마시려고 하는 찰나, 교대역의 사무적인 분위기에 어울릴 리지 않을 법한 귀여운 산도 카페를 발견했다.


교대역 1번 출구에서 한 블록 걸어 들어왔나, 가지런한 나무톤의 한 모던한 카페가 한눈에 들어온다. 왠지 여기는 딱딱한 법원가가 아닌 것 같은 주황색 조명의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산도 카페. 간판에 그려진 식빵 로고가 세련됨에 귀여움까지 더한다. 자그마한 카페라고 생각하고 들어가니 생각보다 널찍한 내부에 아.. 하고 놀람의 탄성이 나온다. 2-3명이 앉을 수 있는 자리부터 5-6명이 먹을 수 있는 공간까지 갖추어져 있다.

산도카페 (@sandokorea) on instagram

햇볕이 잘 드는 통유리 앞에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한다. 여기서 제일 유명한 생크림과일산도, 에그 산도 그리고 라떼를 시킨다. 산도카페는 아메리카노와 라떼가 서로 다른 원두를 사용하는데, 전자는 약간의 과일산미의 풍미가 후자는 다크 초컬릿의 씁쓸하고 달콤한 맛을 쓴다고 한다. 따뜻한 라떼를 받아서 마셔보니 설명대로 묵직한 여운이 남는 다크 블렌드. 부드럽고 고소한 우유 거품과 썩 잘 어울리는 맛이다.

산도카페 (@sandokorea) on instagram

금방 나온 산도들은 먹기엔 아까운 외모를 뽐내고 있었다. 큼지막한 생딸기가 박힌 제철 생크림 산도는 빠알갛고 하얀색의 조화가 빵 위에서 아트를 만들어내고, 에그로 만든 산도는 계란산이 화산으로 폭발한 것 같은 풍성하고 푸짐한 비주얼이었다. 냉큼 과일산도를 손으로 잡으니 스폰지를 잡는 것처럼 빵이 폭신폭신하다. 입으로 가져가니 입술에 닿는 이 보들보들한 느낌 한입 깨물어보니 아 쫀득한 맛이 뒤 따라온다. 크림은 신선하고 달지 않아 많이 먹어어 느끼하지 않은 지극히 후레쉬한 생크림 맛이었다.

평소 샌드위치를 먹으면 안의 필링이 적은 것 같아 아쉬웠는데 에그 산도는 그 미련을 한 번에 떨 져 버린다. 한입에 다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안에 내용이 많기 때문에 남는 토핑은 따로 먹어야 할 정도다. 안에 에그 크림이 달달하고 부드러운 그런 맛일 줄 알았는데, 한증막에서 파는 계란처럼 탱탱하고 쫀쫀한 흰자의 식감이 살아있다. 노른자의 크리미 한 맛과 흰자의 살캉거림, 마요네즈의 신선하고 고소한 풍미, 이 모든 재료의 맛과 식감이 하나같이 다 살아있다.


이제 도쿄 센트레 베이커리의 그 쫀쫀하고 촉촉한 식빵을 부러워하지 않을 그런 빵집을 찾게 되다니!! 신봤다!!


교대역 산도카페: 생과일크림산도 7500, 에그산도 7천 원, 라떼 5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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