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의 허리를 장착하다. #1

허리에 나사 6개 튜닝

by TiNG

허리 수술 일주일간의 생생 일지


앞서 언급했던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왔다.

이제 엄청나게 강한 허리를 보유하게 되었다. 다만 구부러지지 않을 뿐...ㅠㅠ


행여 수술을 고민하거나 앞둔 환우들을 위해

수술 전부터 수술하고 회복하는 과정을 기록해 본다.

네이버 허리 환우카페에 가입하고, 몇 달을 공부하고 병원 진료도 보고 하면서

결국 수술받기로 마음을 정하고, 올해 1월에 진료보고 수술날짜를 7월로 받았다.

그러다 의료 대란으로 6월에 전화가 와서 수술이 취소되었다는 말에 하늘이 무너진 듯했다.

그래도 집념으로 기다린 결과, 다시 11월로 잡혀서 강남세브란스에서 수술받게 되었다.

현시점 최소침습 양방향 내시경 수술의 최고 권위자이신 교수님이라 예약 잡기는 하늘의 별따기.

진료는 빨라야 1년 대기. 수술도 6개월 대기 필수인 분이다.

경과는 다음과 같다.



[10.31 목요일] - 사전검사날

회사 오후 휴가를 내고 강남세브란스에 사전검사차 방문함.

엑스레이, 3D이미지촬영, 적외선체온측정을 하였는데, 이 중 적외선체온 측정은 모든 옷을 탈의하고, 손바닥만 한 1회용 T 팬티 입고 하는 건데, 난생 첫 T팬티 체험이었다. 소듕한 내 경험.


[11.13 목요일] - 입원날

10시 병원으로부터 65 병동 입원실 배정 문자 받음. (1순위 1인실 신청, 당첨. 사유는 추후 설명)


15시 전날부터 준비한 캐리어를 들고 택시 타고 가서 드디어 입원함. 피검사, 체중, 키 측정함.


16시 환자복 입고 CT 촬영. 이때까지만 해도 인생 첫 입원이라 싱기방기. 마냥 신남.


17시 평소 무뚝뚝하신 주치의 교수님의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을 듣고(사측방 양방향, 나사못 6개) 수술동의서 작성함.

내일 수술인데 나이가 가장 어리니 맨 마지막 3시경 예상. 이 나이에 막내라니 ㅎㅎㅎ


20시 수술 전 MRI 촬영.


24시부터 금식. 괜히 배고프다.. 미리 물 잔뜩 마셔놓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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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수요일] - 대망의 수술날

07시 30분 새벽같이 아침밥차가 옴. 수술 날 단식이라 난 안 주고 가심.


11시 간호사가 수액라인 잡으러 옴. 주삿바늘이 생전 보던 것보다 몇 배는 두꺼움.


12시 간병인 도착. 인사 나눔.


14시 드디어 수액 꽂음


14시 반 압박스타킹신음. 수술실 침대에 누워 수술방까지 이동. 키가 커서 침대가 짧음. 이동해 주는 조무사도 놀람. 천정의 불빛이 드라마에서 보던 그것과 같아서 신기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함.

생각보다 수술실이 공장처럼 기계도 많고 웅웅대는 소리가 계속 들리고,

간호사들이 여기 다 모여 있는 것 같고, 또 무지 추웠음.

이쁜 곰돌이 모자를 쓴 간호사가 이것저것 물어보며 안심시켜 줌. 갖고 싶은 모자였음.

머리에 파란 부직포 모자를 뒤집어쓰고 환자복 상의를 벗고 침대에 눕힌 뒤 이불 덮어주심.

곧 마취과 교수가 전신마취한다는 얘기와 함께 몸이 싸~해짐을 느끼면서 암흑 속으로 기절.

10, 9, 8, 7 이거 세어보고 싶었는데, 그럴 새도 없이 기절함.

다행히 아프다고 소문나서 무지무지 걱정했던 소변줄은 기절한 뒤에 끼워 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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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받은 수술은 최소침습 내시경 유합술로
우선 사측방 옆구리로 터진 디스크 2개 제거하고, 그 자리에 티타늄 케이지 삽입. (디스크 역할)
그다음 몸을 뒤집어서 허리 후방으로 구멍 6곳 뚫어서 척추뼈 3개를 나사 6개로 고정하는 수술받음.
요추 3,4,5번 두 마디.


18시 반 회복실서 불현듯 눈뜸. 극심한 통증에 몸부림. 아직 몸에 무통 안 달려서 더 아프고, 옆칸 아주머니께서 계속 아프다고 살려달라고 소리치셔서 저는 기세에 눌려서 간호사께 아프다고 조용히 몸부림치다가 움직이지 말라고 혼남. 통증은 진짜 지옥맛 고통. 정말 아픔. 진짜 아픔.

손목에는 거즈가 붙어있었고, 떼어주는데 주사자국과 퍼런 멍이 들어 있었음. 기억 없음.

웃프게도 남들보다 마취가 빨리 깨는 체질이라 이번에도 어김없이 빨리 꺠서 간호사께 "선생님 다 끝났어요?"하고 물어봄.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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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시 극심한 고통을 겪으며 병실로 옴. 드디어 무통 주사 달고, 진통제주사 엉덩이 맞고, 영양제, 진통제 수액도 달림. 그래도 설명할 수 없는 고통이 등뒤에서 계속 괴롭혀서 손이 덜덜 떨릴 정도로 아픔. 마치 거대한 벤치로 등을 잡아 비트는 듯한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짐.

곧이어 아파죽겠는데 엑스레이 찍으러 가자고 조무사가 왔지만, 통증 좀 가라앉으면 가자고 버티다가 20시쯤에 침대째로 가서 찍고 옴.


21시 반까지 심호흡하면서 몸속 가스를 뱉어내면서 고통을 버티고, 4시간이 지나 드디어 자도 된다 해서 바로 기절함. 입이 사막처럼 말랐지만 아직 물 마시면 안돼서 입에 물 거즈 물고 악착같이 참음.


22시 비몽사몽간에 진통제 주사 엉덩이에 추가해 줌.


24시 반 물 마셔도 된다 해서 한통이상 마심. 몸을 일으키지 못하므로 빨대컵 필수임.


01시 반 진통제링거 추가함.

아파서 자다 깨다 날 샘.


[11.15 금요일] - 수술 다음날

7시 반 첫 식사가 나옴. 먹지 못함. 국만 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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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 주치의 교수님 회진. 직접 소독해 주시고, 옆구리 스테이플러 재작업해주심. 아마 비틀면서 틀어진 모양임. 그리고 몸에 피통은 없었던 거 같음. 지혈이 잘 된 듯.

간병인의 도움으로 보조기 차고 침대에 잠시 앉아봄. 일어서기는 힘이 부쳐서 실패.

오전에 진통제 때문에 계속 자다 깨다 함.


13시 점심 앉아서 먹음. 처음으로 일어서 봄. 아직 묵직한 통증은 있지만 뭔가 몸이 곧바로 선 가분. (측만이 심해서 몸이 비뚤어졌었음)

오후까지 진통제와 함께 자다 깨다 연속.


18시 어느새 밥시간이 되어서 저녁 앉아서 먹음. 앉으면 통증 지속.


새벽 5시까지 엉덩이주사 3방. 링거 진통제 3번 맞음.

간호사가 들락 하면서 모기도 두세 마리씩 같이 들어와서 더 고생함.


[11.16 토요일]

7시 반 어김없이 밥차 옴. 적응 안 됨. 원래 아침 안 먹는 터라...


8시 밥은 서서 먹고 나서 최초로 15분간 걸음.

이후 10분간 변기통에 앉아서 간병인께서 머리만 감겨주심. 아팠음. 10분 정도 앉으니 오른쪽 다리 저림.


12시 진통제 링거 추가함. 아니 왜 또 점심시간이지 벌써.


13시 반 공포스러운 소변줄 제거. 별이 보일 정도로 겁나게 아픔. 하지만 수술 마취에서 깼을 때에 비하면 잠깐이라 참을 만 함. 하지만 두 번 겪고 싶지는 않음. 남자간호사 한대 칠 뻔함.


14시 소변 후 방광 초음파검사 2차례 통과함. (통과 못하면 다시 소변줄 달아야 함)


17시 혈관주사줄 제거. 팔이 땡땡 부움. 주렁주렁 달렸던 소변줄, 주사줄이 빠지니까 좀 자유로워짐.


18시 어김없이 밥차 옴. 진짜 밥 먹고 돌아서면 밥 나옴. 사육당하는 기분임.

밥 먹고 몇 바퀴 돌아보는데 방사통 (허리부터 발끝까지 저리고 아픈 통증)이 없어져서 너무 신기했음.

맨 몸으로는 못 걸어서 워커라는 바퀴 달린 보조 기구에 의지해서 걸음.

그리고 힘들어서 일찍 기절함. 새벽에 간호사 불러서 진통제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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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요일]

7시 반 아침 먹고 누워있다가 8시에 회진 오신 교수님께 딱 걸림.


8시 주치의 교수님 직접 소독해 주심. 많이 걸으라고 혼남.


10분 걷고 쉬고, 20분 걷고 쉬고 하다가, 사타구니 쪽이 아파서 누워 잠듦.

장요근을 밀어내고 기구가 들어가서 수술한 거라 근육과 신경이 건드려져서 그런 거라고 설명 들음.

20분 더 걷고 힘들고 아파서 진통제 맞음.

뜻밖의 아침 점심 저녁을 사육당해서 여전히 변비로 고생.

엉덩이 진통제 주사는 4시간마다 맞을 수 있어서 꼬박 신청해서 맞았는데, 약 부작용으로 진땀이 계속 남.

아직까지 앉아 있으면 상처가 눌려서 아프고, 누웠다가 일어서는 과정이 너므 힘든데, 한번 일어서면 통증은 제로. 허벅지 근육을 키웠어야 함.

그리고 가장 우려했던 발차갑거나 발가락 감각 없어지는 일은 발생하지 않아서 천만다행.

20분, 30분씩 걸어도 방사통 ZERO인 게 신기함.

다행히 변비는 5일 만에 해결. 병원에서 강한 변비약 받음. 하루만 늦었어도 끔찍한 관장당할뻔함.

옆구리가 째져서 배에 힘을 못주니까 화장실 가는 게 어려웠다.

게다가 전신마취를 하면 장의 움직임이 멈춰서 대부분 변비가 온다고 한다.

더군다나 하루 삼시세끼 꼬박꼬박 사육당하니 더더욱 힘들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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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요일~11.20 수요일]

07시 반 아침.

08시 회진&소독&운동

12시 점심&운동&쪽잠

18시 저녁&운동&쪽잠

똑같은 패턴이 연속됨


19일 실밥의 절반 뽑아주심. 옆구리는 스테이플러고 뒤 허리는 실로 꿰맴.


21일 목요일 퇴원을 앞두고 19시에 MRI 촬영함.


통증은 나마다 50%씩 사라져서 거의 통증이 없어짐. 신기함.

무엇보다 걸어도 안 아프니까 정말 다시 태어난 느낌임.

그간 씻기고 먹이느라 괴롭혀주신 간병인과 작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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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요일] - 퇴원날

07시 반 또 아침 먹고 퇴원 준비함.

08시 교수님 마지막 회진 오시고 나머지 실밥 다 뽑아주심.

10시 거액의 병원비를 수납하고 사복 입고 퇴원 기다림.

11시 퇴원약을 받고, 수술 한 달 뒤 외래 일정 잡아줌.

12시 리무진 택시 불러서 제2의 병원으로 이동함.


아직 온전하게 걷거나, 일어나는 것이 잘 되지 않아서 회복&재활 겸 다음 병원으로 이동함.



진짜 허리 통증이 거짓말처럼 사라진 게 너무나 신기하고 의아할 정도다.

진작에 받을 것을 그랬나 싶을 정도다.

나머지는 2부에 이어서...

투비컨티뉴드...


by 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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