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물음표만 가득한 사람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엄마와 함께 이 주제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때는 해답을 잘 내주면서 본인의 얘기에는 왜 물음표만 남는걸까 라는 이야기로 흐르게 되었다.
문득, 내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조언을 해주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나라는 사람은 이렇게 본인의 생각은 잘 모르겠는 주제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오래된 마을의 현자 마냥 명쾌한 해답이 절로 나오는 것이다.
대화를 할때의 나는 충분히 경청하고 공감하며 이야기를 듣고, 나였다면 어땠을까 라는 관점으로 대답했다고 생각했었다. 더 나아가 충분히 공감하는 나에게 도취되어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완전한 공감은 없을 수 밖에 없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그를 공감해 줄 수 있는 범위는 그가 나에게 쥐어준 몇 줄의 정보 밖에 없으니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는 ‘나’의 배경이 빠져있고 이야기로 얻은 정보만을 처리 하니, 해답이 나올 수 밖에.
반면 나의 이야기는 내가 어렸을 때 한 경험이나, 그로 인한 습관, 사고 방식 따위의 연결고리가 많아 해답은 커녕 더 미궁에 빠져버리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