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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레브

by 발광머리 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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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시어 포크를 떠나 자그레브로 향함

자그레브는 잠시 들르고 최종 목적지는 플리트비체 근처의 조그만 마을이었음.

시어포크에서 자그레브를 가려면 국경을 넘어야 함

유럽의 국경 넘는 일에 대해서는 촌스럽게 더 이상 부언하지 않겠음

하나 이후 시리아 난민이 들어오면서 이 국경 넘는 일이

편해지지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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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있는 젊은 총각이 우리의 운전기사

이 친구는 눈치도 없고 센스도 없음

그러나 가끔가다 좋은 정보를 제공하기도 함

이날도 그날임.

자그레브 국립대를 다녔고 특히 법학을 공부했다고 함

하나 집에 무슨 일이 있어(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물어볼 만큼 영어실력이 안됌)

학교를 그만뒀다고 함

국립대? 그럼 너 공부 잘했겠구나?

하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시크하게 대답함

법학? 진짜 잘했겠네?

또 그렇다고 함.

근데 왜 관광업에 종사해?

하고 물었더니 그게 더 돈을 많이 번다고 함.

크로아티아 사람들은 송사를 안 하나 봄.

여하튼 이 레스토랑은 이 친구가 추천한 집임

자그레브 국립대생들이 가는 싸고 맛있는 집이라고 함

진짜 싸고 맛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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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식당에서 밥을 먹음.

이 친구는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식당을 찾는 일은 멍청한 일이라고 함

그래? 그럼 어떻게 식당을 찾아야 해?

하고 물으니 로칼 사람들에게 물어보라고 함.

여하튼 점심식사, 성공적, 자그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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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레브에 도착하여 벨라치치 광장의 야채 과일 시장을 일차로 돌아봄

마침 파장하는 시간이었음

유로는 받지 않는 시크한 과일 파는 할머니들

나 같으면 받겠구먼

여하튼 먹을 야채, 과일을 삼

여행을 준비할 때는 체리가 맛있단 후기를 보았으나

체리는 다 들어가고 복숭아가 맛있었음

여행 내내 복숭아를 사서 먹으며 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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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벨라치치 광장 한 구석에서

이런 표지판을 발견함

이중에 맨 아래에 브로큰 릴레이션쉽 박물관이라고 눈에 띔

도대체 무슨 박물관인 걸까?

전 자그레브 국립대 학생에게 물었으나 역시 모른다고 함

아무리 찾아봐도 그 레고처럼 생긴 성당을 찾을 수가 없음

관광 엽서 파는 곳에 가서 그 성당을 가리키며 어떻게 가야 하냐고 물으니

알려줌.

그 성당의 이름은 성 마르코 성당이라고 함.

자그레브 왔다 갔다는 인증숏을 찍으려면

반드시 가야 함.

거길 가기 위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감

가다 보니 그 브로큰 어쩌고 박물관이 나타남.

박물관 한편으로 난 카페에 위의 사진처럼 쓰여 있음

니 헤어진 남자(혹은 여자) 친구의 심장처럼 차가운..

음료수.

참 재밌고 감각 있다는 느낌

그래서 들어가 보기로

들어갔더니 마티니를 선전하는데

마티니가 만들어진 연도를 기준으로

연인을 고르는 기준을 낮추어준 음료라고 쓰여 있네

그래 술을 먹으면 대부분 예뻐 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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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두 남녀가 있었다네

서로 헤어진 아픔을 감당하기엔 너무 아파서

둘이 여행을 떠났다네

여행 중 헤어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네

그리고 돌아와서 헤어진 사람들의 상처받은 마음에 관한 사연과

기념품들을 모았다네

그리고 박물관을 만들었다네

단순한 개인의 이야기가 역사가 되는 곳

역사는 결국 개인의 이야기임을 알게 되는 곳

깨어진 심장을 모아둔 박물관.

엄마가 주고 간 곰인형

전 연인의 아파트 열쇠

읽다가 마음이 아파서 조금 울었음

사람은 다 똑같구나

만나고 헤어지고 아프고 또 만나고 헤어지고 아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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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레브 방문 인증숏

사진은 내가 아님.

모르는 여자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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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올 땐 케이블카를 타고 왔으나

내려올 땐 걸어감.

자그레브 시내 전경


아래는 우리가 타고 다닌 9인승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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