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필립 아리에스)
이 책이 내 레이다에 잡힌 걸 설명하려면
먼저 이터널 저니에 갔던 이야기를 해야 한다.
갑자기 초대된 이터널 저니에서 밤새 책을 골라 읽었다.
오랫동안 그려왔던 아주 신나는 일이었다.
주로 집짓기와 배색에 관련된 책을 찾아 읽고 있었는데
지나가는 길에 우연히 눈에 띄었다.
"빨책에서 들었던 책인가?"
왠지 책 이름이 낯익었다.
지은이를 보니
"필립 아리에스"
내가 수업시간마다 여러 번 인용했던
그러나 한 번도 완독 한 적이 없는 저자였다.
이 책을 어제 서점에서 찾아들고
오늘 아침부터 읽었다.
남편과 아이를 내보내고 커피 한 잔 들고
침대에 다시 누웠다.
책을 아직 다 마치지는 못했지만
읽으면서 느낀 것
첫 번째, 프랑스도 근대로 접어든 게 오래되지 않았구나.
두 번째, 아리에스가 자신이 겪은 유년기와 청년기를 설명하는데 '내가 이렇게 못 쓰는 이유는 이러한 삶과 역사를 겪지 않았기 때문이야'라고 변명하다가
내가 겪은 역사도 만만치 않다. 당장 오늘 대통령이 천지 물을 물병에 담는 걸 보지 않았는가?
결국은 사람이 문제다. 삶을 얼마나 인식하고 해석하고 살아내었는가가 문제인 것이다.
역사를, 사는 스스로를 인식하지 않으면 무엇을 겪어도 아무런 쓸 거리가 없을 거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