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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광머리 앤 Sep 25. 2018

청춘의 독서

feat 유시민

아들아이가 서울 갔다가 사 왔다.

내가 사 오라고 주문했던 

배색 사전, 집 짓는다고 집 짓는 책, 그리고 자기가 보려고 했던 것 같은

청춘의 독서


요즘 우리 집 거실에서 S자로 구부러지는 태화강이 보인다.

저녁 무렵 달이 언제 뜨나 감시를 하며 책을 읽는 맛이 일품이다.

여름에는 제일 안 더운 북쪽 방에서 차가운 방바닥에 뒹굴거리며 책을 

양옆, 머리 위에 쌓아놓고 하루 종일 이리 뒹굴다가 이 책, 저리 뒹굴다가

저책, 가끔가다 베고 있는 책도 꺼내 보고 했는데


가을이 되니 지는 해가 마지막 내뿜는 빛을 보며

책을 읽는 게 아주 좋다.

하루 종일 이 책을 끼고 앉아 보았다.

서문과 말문을 보고 그다음은 당기는 대로

처음에 선택한 챕터가 맨 마지막 챕터였다.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대학교 신입생 때 뭣도 모르고 읽었던 책이었다.

서클 커리 맨 앞에 있었던 거다. 

해방전후사의 인식

전환시대의 논리 같은 책들과 함께 읽었다.


말문에서도 적은 바와 같이 

각각의 책에 대한 해석도 아니고, 책과 관련된 자신의 경험을 썼다.

그래서 재미있다. 

최인훈의 광장, 대위의 딸, 죄와 벌, 인구론, 사기, 종의 기원 심지어 맹자까지(맹자를 맨 마지막에 읽었다)

그 책을 읽었던 시기, 그때 자신의 처지, 그래서 그때 자신이 느꼈던(저자는 인식을 거치지 않은 감정이라고 표현했던 것 같다) 것들을 나누었다. 


몇 명 챙기고 싶은 구절이 있었으나

지금, 내 책상에 이 책이 없어서 챙길 수 없다. 


하나,

내게 와 닿았던 것은 저자의 인간, 진보, 선한 의지에 대한 안쓰러운 희망이었다.

나는 그걸 동화로 표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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