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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광머리 앤 Jul 15. 2019

,잊고 있었던 것

딸아이가 자다가 고양이한테 긁혔다. 

고양이가 딸의 뒤척임에 놀라서 할퀸 모양이다.


마침 선잠을 자고 있다가 나갔다

남편이 아까징끼, 빨간 약을 가지고 나왔다.


그걸 바르고 호호 불었다.

호호 부는데

옛 기억이 떠올랐다.

옛날 어렸을 땐 뭬 그리 많이 다쳤는지 아까징끼를

수도 없이 발랐다.

따끔한 상처에 엄마가 혹은 내가, 언니가 호호 불면

시원하고 아픔이 가라앉았다.

그러면서 아픔을 누군가 누그러뜨려주고 있다는 느낌이 좋았다.


딸아이한테 호호 불어주니 조용했다.

저도 그 느낌을 찾은 것 같았다.


다시 들어가서 자면서 생각해보니

딸아이한테는 그랬던 적이 별로 없는 듯했다.

왜일까? 짚어보니

나가 놀지 않은 것 같다.


딸아이의 유년은 

나의 것과 달리 흙 위에서

친구들과 구르며 다치며 보내지 않은 것이다.


딸아이가 보낸 유년은 어떤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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