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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광머리 앤 Nov 22. 2016

최근 읽은 책

최근에 두 책을 보았어요.


하나는 이건범의 파산, 내 청춘의 감옥이고 또 하나는 에드윈 뭐시기 박사의 심리부검 인터뷰란 책입니다. 이건범의 책 중 내 청춘의 감옥은 친구 집에 갔다가 추천하길래 빼온 책인데 최근에 파산이 새로 나와서 사서 읽었습니다. 이건범은 80년대 운동권 출신인데 국보법 위반으로 감옥에 갔을 때의 이야기를 쓴 책이 내 청춘의 감옥입니다. 읽는 내내 웃겨서 킥킥거렸어요. 감옥에 관한 책이 이렇게 웃길 수가.. 그 책 추천하는데요.


그 책에서 내 머리를 쾅 때리고 가슴에 들어온 이야기 "인생은 대부분 고통스럽다. 하지만 몇몇의 행복한 기억을 가지고 그 고통을 이겨나간다." 그대로는 아니고 대충 이런 뜻입니다. 50이 넘은 저에게 그대로 재생하길 기대하신 마세요. ㅠㅠ 여하튼 이 글이 가슴에 남더이다.


두 번째 책인 심리부검 이너뷰는 32세의 백인 남성이며 의사로서 변호사로서 전문대학원을 두 개나 나온 아서의 자살에 대해 다룬 책입니다. 우리가 보기에 전혀 자살할만한 외적인 조건을 갖추지 않은 아서가 자살한 이유가 무엇인지 아버지 어머니, 형제자매, 친구 전처, 애인 등을 인터뷰하고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한 책입니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아서가 자살한 이유를 이야기하는데, 원래 생래적으로도 우울한 성향과 몇 가지 심리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고, 역시 우울 성향을 가진 어머니로부터 좋은 양육을 받지 못했으며 기타 등등 이유를 찾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몇 번 반복해서 나오는 것은 아서가 즐거움을 경험한 후에는 더 깊은 슬픔에 빠졌다는 것입니다. 아서는 유서에서 '아주 짧은 순간에 기쁨을 느꼈을 때가 있었던 반면, 그 뒤에는 너무 오랫동안 긴 고통이 따라왔다. 난 미래에 행복한 순간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합니다. 그는 내 인생의 성공이라는 것은 오직 그 당시뿐이었고 절망스러운 기간이 계속 뒤따랐으며 그 강도는 점점 더 강했다고도 합니다.


이 글을 읽는 순간 앞서 읽은 이건범의 책이 떠오르더라고요. 두 사람이 똑같은 인생을 정반대로 묘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생이 대부분 고통스럽다는 것은 아마 두 사람을 포함해서 모두들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간혹 가다 기쁨과 행복이 찾아오기도 하고요. 근데 한 사람은 행복한 기억을 가지고 헤쳐나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하고, 한 사람은 행복한 기억이 있으나 고통은 더 크다라고 합니다.


하루는 딸아이와 베란다에 앉아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었어요. 군고구마를 하나씩 들고요. 아주 행복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여정아 우리 이 순간을 절대 잊지 말자. 노을의 색깔 군고구마 냄새 잘 기억해야 해." 딸아이는 아직 그 순간을 기억합니다. 이 두 책을 읽고 아이에게 행복한 기억을 많이 주고 그걸 통조림에 담아놓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아이가 고통스러울 때 그 통조림을 따도록이요. 아이와 운전하고 가면서 노을이 아름다울 때 이렇게 말해보시면 어떨까요? "@@야, 노을을 봐. 지금 바람의 느낌은 어떠니 꼭 기억해. 이 순간을. 네 주위에 아무도 없다고 느낄 때 이 순간을 떠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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