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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광머리 앤 Sep 05. 2019

이케아 2

우여곡절 끝에 이케아가 도착했다.


해프닝 1


아들이 언박싱(요즘 유행하는 말 나도 써 보자)을 하다가 나를 부른다.

가보니 주문한 그 색상이 아니다. 둘이 서서 한참 고민을 하다가 이케아에 전화를 했다.

주문한 거랑 색상이 달라서요.

우리는 아마 포장 착오일 거라고 판단했다. 

한참 만에 돌아온 답변

시트지를 뜯으란다. 

가서 뜯어보니 주문한 그 색상 맞다. 


해프닝 2


남편에게 이케아를 조립하라고 명했다. 

이 양반은 전동공구에 전기가 연결이 안된다며 돌아다니고

동네방네 골목 지나가는 분들 심지어 산책하시는 분들까지 

끌어들여 이것저것 묻는데 창피해 죽겠다. 

멱살잡아 끌고 들어왔다.

나에게 뭐라 묻기에 절대 대답 안 하고 옆에 앉아서 감시만 했다. 

어두워질 때까지 했는데

못.했.다.

중간에 나가 사 먹인 경주 해장국이 아깝다. 

저 사진은 시작할 때이다.

남편의 특징은 하기가 부담스러우면 누군가에게 나가 도움을 청한다.

그 상대는 지나가는 사람부터, 그동안 뿌린게 없는지라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절대 도와주지 않을 사람에게도

막무가내로 도움을 청하는데 그게 밑도 끝도 없다. 이 날도 산책하는 분부터 구멍가게 아저씨까지 다수 걸려들었다. 지나가던 선량한 분들이 붙잡혀 들어와서 조금씩 건드리기에 내가 어서 나가시라고 했다. 

어두워질 때까지 못하고 돌아왔다. 

담날 저 밥값을 못한 마당쇠의 팔뚝엔 멍이 시퍼렇게 들어있었다.

도대체 이해가 안 간다. 뭘 했다고 멍이 든담?


해프닝 3


담날 갔더니 어느 요정이 혹은 어느 우렁각시가 

조립을 다 해 놓았다. 

2층에서 작업을 하시는 조립요정에게 

몇가지 주워들은 주의사항을 알려드렸더니

씩 웃으며 말한다.

"이케아 많이 해 봤어요."

"아, 네."

쏜살같이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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