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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광머리 앤 May 10. 2021

보리밭과 이팝나무

분황사 앞에는 보리밭이 한창이다

연두색이었다가 지금은 노란색으로 가는 중이다.

시시각각으로 느낌이 다른데 

가장 좋을 때는 석양일때다.

그때도 좋지만 

사진찍으러 온 사람들이 다 가고 난

아직 어둠이 깃들지 않은

잠깐의 시간도 보리밭은 아름답다.



시내에 가는데

가로수에 흰 꽃이 피어있다.

유명한 경주의 가로수 벚나무가

꽃을 다 떨구고 잎을 낸 이후

나무 모양도 들쭉날쭉한 

첨보는 나무다.


운전하는 남편한테 물어보았더니 

당연히

모.른.다.


집에 돌아와 여기 저기 찾아보았더니

이팝나무란다.

다시 말하면 

쌀밥나무.


조상들은 늘 배가 고팠는지

나무와 꽃을 보고 밥을 상상했나보다

조팝나무 

이팝나무


말로만 듣던 이팝나무를 

직접보고도 못 알아보았다.


분황사의 보리는

추수를 향해 가는 시점


다시 말하면 보리고개이다.


가을에 추수한 쌀은 떨어지고

아직 보리는 익지 않았고.

보리를 거둘 때까지의 배고픈 시기가

보리고개인데

바로 지금쯤일게다.


그 보리고개에 

핀 하얀 꽃을 보고

조상들은 

고봉으로 쌓은

쌀밥을 연상했겠지.


그 보리고개를 넘어넘어

지금 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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