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황사 앞에는 보리밭이 한창이다
연두색이었다가 지금은 노란색으로 가는 중이다.
시시각각으로 느낌이 다른데
가장 좋을 때는 석양일때다.
그때도 좋지만
사진찍으러 온 사람들이 다 가고 난
아직 어둠이 깃들지 않은
잠깐의 시간도 보리밭은 아름답다.
시내에 가는데
가로수에 흰 꽃이 피어있다.
유명한 경주의 가로수 벚나무가
꽃을 다 떨구고 잎을 낸 이후
나무 모양도 들쭉날쭉한
첨보는 나무다.
운전하는 남편한테 물어보았더니
당연히
모.른.다.
집에 돌아와 여기 저기 찾아보았더니
이팝나무란다.
다시 말하면
쌀밥나무.
조상들은 늘 배가 고팠는지
나무와 꽃을 보고 밥을 상상했나보다
조팝나무
이팝나무
말로만 듣던 이팝나무를
직접보고도 못 알아보았다.
분황사의 보리는
추수를 향해 가는 시점
다시 말하면 보리고개이다.
가을에 추수한 쌀은 떨어지고
아직 보리는 익지 않았고.
보리를 거둘 때까지의 배고픈 시기가
보리고개인데
바로 지금쯤일게다.
그 보리고개에
핀 하얀 꽃을 보고
조상들은
고봉으로 쌓은
쌀밥을 연상했겠지.
그 보리고개를 넘어넘어
지금 우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