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려고 보니 사진도 하나 없다.
궁금하시면 검색해 보시라
좁은 마당은 색깔을 단일화 해야 좋다기에
(원래 뭘 하기 전에 검색과 공부를 많이 한다)
보라색 꽃을 심기로 했다.
보라색 꽃을 검색해 보았더니 보리지가 나왔다.
씨앗을 사고
올 봄에 씨를 뿌렸다. 씨앗을 뿌리기 전에
키가 얼마나 크나 알아보고 앞마당 한가운데 뿌렸다.
가지고 있는 씨앗중에서 키가 가장 컸기 때문이다.
씨앗봉투의 보리지 꽃이 예쁘고
검색해 보았더니 꽃은 꽃대로 아름답고
잎은 샐러드를 해 먹을 수 있으며
보리지 오일은 고급이라더라.
씨앗만 뿌려놓았는데도 뭔가 횡재한 기분이다.
제일 먼저 자라난 보리지는 잎이 컸다.
얼마 안 지나 잎에 벌레먹은 구멍이 뽕뽕 뚤린다.
앞뒤로 살펴보며 연두색 송충이 닮은 벌레를 잡다가
남편 시켜 약을 뿌렸다.
벌레가 좋아하는 앤가 보다
벌레꼬이는 애는 싫다.
비 한번 오니까 퍽퍽 쓰러진다.
줄기엔 가시가 돋아 있고
(이쁘지도 않으면서 가시는 왜?)
꽃은 늘 고개를 숙이고 있고
샐러드할 때 잎을 잘라넣었더니
비린내가 난다.
입맛 뚝 떨어질 지경
나는 입맛 떨어질 필요가 있으나
이런 식으로는 아니다.
고민고민하다
휘어진 보리지를 하나 뽑았더니
줄기 안이 비어있다. 키는 엄청 빨리 크다 보니
속 채울 시간이 없었나보다.
이래서 키크고 싱겁지 않은 놈 없단 속담이 생기는 모양
식물이나 인간이나 비슷한가보다.
이번 비에 또 보리지가 쑥 컸는데
이번엔 덜 고민하고 뽑았다.
꽃 자체는 보라색으로 이쁘길래
어느 블로그 이웃분이 하시는대로
보리지 꽃을 넣고 얼음을 얼려볼까
했으나 우리집 냉동실이 작아서
지금 얼음통이 안 들어간다.
주식을 사면 손절을 못하고
인간을 만나도 손절을 못하고(남편이 대표적인 예)
한번 시작하면 들어간 노력과 시간과 돈이 아까워서
끝까지 게기는 스타일인데
이제 스타일을 바꾸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 보리지 다 뽑아버렸다.
이제 절대 안 심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