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에서 운전하는 것은 그리 추천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제목보고 이태리에서는 어떻게 운전해야 하나 해서 이 글을 클릭한 분은 낚인 거다.
내가 미국에서 보스턴-애틀란타, 중부, 유럽 3000킬로,
아일랜드 반대 운전 등 해외 운전경험이 다수 있으며
국내에서도 20년 넘는 운전경력자임에도,
또한 운전하기를 즐기며 어디서든 운전대 잡기를 마다하지 않고
수동운전이 가능한 사람임에도,
이태리 특히 남부 해안은 도저히 운전할 엄두가 안 났다.
이탈리아에 가기 전에 살펴본
네이버 유빙 카페에 이태리 운전을 권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결혼한 사람들이 빨리 결혼하라고 미혼자들에게 권하는
이유가 이 고생을 나만할 수 없다는 너도 같이 엿 먹자는
것과 같은 심리라고 생각한다.
이태리에선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라!
이게 내 운전팁이다. 일단 도로가 좁고 주차할 데가 없어서
대부분의 숙소는 주차비를 따로 받는다.
또 대부분의 도시에서는 도심을 운전 금지구역으로 정해 놓았다.
멋모르고 이 구역으로 운전해 들어가면 벌금이 어마어마하게 나온다.
이 벌금은 한국까지 따라 온다.
운전은 성수기엔 아마 도로에 서 있다 볼일 다 볼 것 같다.
이태리 시내버스를 적극 권한다.
특히 이태리 남부 해안 버스 노선은
소렌토, 포지타노 아말피 마이 오리 살레르노로 봤을 때
아말피를 기준으로 양쪽으로 나뉜다.
아말피는 옛날 이태리 5대 해상왕 국중 하나로 과거의 영광을
버스 정류장으로 자랑한다. 나는 마이 오리에서 일단 아말피로 가서
첫날은 아말피에서 포지지타노
둘째 날은 아말피에서 소렌토로 갔다.
버스는 정말 재미있었다. 바다가 잘 보이는 곳에 앉아서 가길 권한다.
애니웨이 소렌토에 널리고 널린 오렌지 가로수다
당시 가지고 간 돈을 쇼핑에 탕진한 우리는 식비를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이 가로수의 오렌지를 탐했다.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여자 경찰을 붙들고 이걸 먹어도 되냐고 물어봤다.
이 경찰은 이런 질문은 평생 처음 들어본다는 표정을 하고
해볼 테면 해봐라고 했다.
우리는 경찰이 보는 앞에서 하나 따서 깠으나 먹을 만하 것이 되지 못하였다.
소렌토는 하루 둘러보기 좋은 곳이었다.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인터넷 검색만 하면
다 나오는 소렌토 관광코스를 돌기 시작했다.
탓소광장에서 바닷가 쪽으로 내려가는데 안드레아 성당에서
결혼식이 열렸다. 일본 전통의상을 입은 동양인이 있길래
우리도 그 일족인 것처럼 서서 구경을 했다.
하나 신부는 늙었고 신랑은 작았다.
돌아오라 소렌토로를 흥얼거리며 발길 닿는 대로 쏘다녔다.
해산물 가게도 찾아보고(홍합탕을 끓여 먹고 싶어서. 찾았으나 홍합은 팔지 않았다)
말린 허브도 사고, 파스타도 사고, 올리브 오일도 샀다
귀국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아 쇼핑을 했다.
이제 물건값을 흥정도 한다.
한참 사다가 좀 깎아달라고 하니
머핀을 하나씩 나눠준다.
이 공원에서 앉아있는데 옆 벤치에서 젊은 남녀가
마주 보고 앉아서 키스도 하고 쓰다듬고 별짓을 다 한다.
좋을 때다.
우리가 묵은 숙소.
가성비 괜찮았음
쏘렌토의 거리
북부처럼 잘 정돈되어 있지도 않다
빨래가 나와 걸려있고 개똥이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하지만 정감이 있다.
남부의 흔한 풍경이다. 빨래가 나부끼고 고양이가 돌아다닌다.
탓소 광장이다. 여길 찾아서 어디로 가도 희한하게
다시 이 광장으로 오게 된다.
돌아오는 길의 남부 해안 절벽
다시 말하지만 운전은 하지 마시라
버스 타고 다니면 더 재미있고 주차 걱정 없고 좋다.
이태리 버스 기사들은 차가 막혀서 30분을 있다가도
아는 사람을 만나면 차를 세우고 수다를 떤다.
어쩌다 버스가 교행이라도 할라치면
승객끼리 마주 보며 손을 흔들고 인사를 한다.
이태리 성당은 살아있다 십 년 전 여행한 프랑스에서 성당은 그저 관광지였다.
그러나 이태리는 성당에 미사를 드리러 사람들이 온다. 특히 앞의 서너 라인은 아이들이 앉아있다.
이걸 보고 그네들의 성당은 몇 세대는 더 가리란 걸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