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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광머리 앤 Oct 16. 2017

흑산 읽고

랜선 친구의 흑산 리뷰를 읽고

당장 사러 나갔다.


추석 끝물이라 백화점이 한산하리라 여겼더니

사람 엄청 많았다.

남자 쇼핑 수타일로

책 한 권만 사가지고 왔다.


흑산을 읽는데 황사영이 생각났다

16세에 소년 급제하여 임금이 잡아준 손을

비단으로 칭칭 감고 다니던 소년이

나라에서 박해하는 천주교를 믿어

토굴에 스스로 갇힌다.


황사영을 생각하다 보니

작년에 제자가 사다준 책이 생각났다

유홍준의 문화유산 답사기 남한강 편

수 은행나무에 대한 이야기는 배꼽을 잡았고

황사영이 당시에 썼던 세필과 같은 사이즈의 글씨를

사진으로 실어놓았었다.


비단 두필에 빽빽이 쓴

교황에게 보내는 서찰

교황이 한문을 읽을 라나.. 교황보다는 자신의 신에게

쓰는 서찰이었으리라

유시민의 항소이유서보다 더 길고 더욱이 한문으로

되어 있다.


이 서찰은 끝내 백 년이 지나지 못하여

교황에게 전해졌다.

소망은 이루어진다. 백골이 진토 되어

죽은 이후에라도..

그래서 소망을 갖는다.


제자가 유홍준의 친필 사인을 받아다 줬었다

졸업한 지 십 년도 더 지났는데

그때 헤어지며 밥 먹자고 했던 게 기억이나

톡을 했다

밥 먹자.


제자와 바다를 보며 밥을 먹고 헤어졌다

연휴가 딱 하루만 더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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