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와 남창장에 갔다.
아들 아이랑 나서면서
"엄마 같이 가실래요?"
했더니 한번 튕겨주신다.
요즘 마음의 여유가 생기셨나?
지난번까지만 해도 두 번 말도 안 하고 따라나서시더니..
여하튼 본심은 그게 아니란 걸 알기에 한번 더 권했더니
같이 나서셨다.
우리 엄마는 집착하는 것이 늘 있다.
항상 집착하는 것은 율무다.
암으로 돌아가신 아빠 때문이다.
율무가 모든 종양 종기에 좋다고 난리다.
지난번 장에 갔을 때도 율무를 사자고 하기에
못 산다고 했더니 왜 나고 물으신다.
"우리 집은 그 비싼 율무를 살만치 부자가 아니야."
엄마의 동공이 흔들리며 웬만한 말에는 늘 대답 거리가 있는 분이
어버버버 한다. ㅋㅋ
또 초석잠이다.
이건 뇌에 좋다는 건데 치매에 좋다고 드시는 거다
하지만 고3인 외손녀를 팔며 사자고 하신다.
오늘도 초석잠 앞에 섰다. 할머니가 재래종 초석잠이라
한 바구니에 만원이라기에 비싸다고 돌아섰더니
그 앞에서 영 떠나질 않으신다.
나는 엄마가 어렸을 때 나에게 했던 것처럼 갈 길을 갔다.
그랬더니 엄마가 쫓아온다.
경상도에서는 뻥튀기를 박상이라고 하는데
박상을 튀겨 조청에 묻혀 버무려서 즉석에서 강정을 만들어 파는
곳이 있다.
그 앞에서 오늘 엄마가 외쳤다.
"율무로 이렇게 해 주는데 얼마유?"
그렇다 우리 엄마 충청도 사람이다.
이만 오천 원이라고 하니까 거기를 손으로 가리키고 또 떠나지 않는다.
"엄마 비싸."
하고 갔더니 주인한테 카드도 받냐고 묻는다.
카드를 안 받는다고 하니 나한테 돈 꿔달라고 쫓아다닌데.
안 꿔줬다.
마지막에 초석잠 사드리고(아이들이 할머니한테 초석잠 사주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었다)
"엄마 울지 마. 담에 율무 사 드릴게."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