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와 딸기밭에 갔다.
한 15명이 모였다.
맘대로 따 먹을 수 있고 소쿠리에 따오면 무게를 재서 싼 값에 사 갈 수 있다.
엄마는 자신이 보통이 아님을 증명하고 싶어 하신다.
그래서 무리할까 봐 쫓아다니며
"엄마, 살살해."
라고 한다.
주인이 사주는 칼국수를 먹고 마석산에 올라갔는데
목표는 마애불상(톨에 깎아 새긴 부처임)이었는데
같이 간 분들이
"우리 엄마는 나이가 훨씬 적은데도 유모차를 끌고 다닌다."
고 할 때마다 또 자신을 증명하려 무리할까 봐
조금만 올라가자고 했다.
사고(?)는 딸기를 살 때 벌어졌다.
일인당 2킬로만 살 수 있다고 딸기 밭주인이 말했는데,
우리 엄마는 딸기가 좋다고 일인당 3킬로씩 사자고 한다.
나는 이미 이 킬로씩 계산해서 소쿠리를 차에 가져다 놓았는데..
다시 가져오란다.
주인도 머리 허연 할머니가 달라니 더 주었다.
"새로 이사 갔으니 옆집도 주고, 싸다 좋다."
그러시며 내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얼떨결에 엄마가 원하는 대로 사 와서 보니 딸기가 너무 많다.
소고기도 아니고 딸기를 9만 원어치나 샀다.
담날 아침,
"엄마 딸기를 너무 많이 샀어. "
했더니
엄마가
"내가 욕심이 좀 많지?"
하신다.
아직 당신 자신에 대한 통찰력이 있구나
싶어 안심이 되었다.
82에 가서 딸기로 검색해 보았다.
누구 나 같은 사람이 있을까 싶어
이 엄동설한에 딸기를 9만 원어치 산 사람은 아직 나밖에 없지 싶다.
옛날이야기에 엄마가 아파서 딸기가 먹고 싶다고 하니
눈길에 나간 어느 효자가 생각이 난다.
그래도 나는 후끈후끈한 비닐하우스에서 딸기를 땄으니
얼마나 운이 좋은가?
-이렇게 생각하니 조금 위로가 된다-
딸기밭주인이 사준 칼국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