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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광머리 앤 Jun 10. 2018

53번째 생일

아들이랑

남창장에 갔습니다.  


내 생일이라 미역국 끓여준다고 소고기랑 전복을 사자더군요

수박 한 덩이,  소고기, 전복 7마리 사서 돌아오는데

시골장 구석에서 부추전 고등어구이를

팔기에 마수걸이 손님으로 들어갔습니다.


먹다가 호박식혜가 있기에

한병 달라고 했더니 너무 달지도 않고 맛있더라고요

계산을 해보니 이만 원 내면 

부추전, 고등어구이, 호박식혜 5병을 살 수 있어서 

네 병을 싸 달라고 하며 덤은 없냐고 했더니

집에서 담근 거라 좋은 건데 그러면서 난색을 표하네요.


좀 진상 같긴 하지만 그래도 마수걸이 손님인데

하며 수작을 걸었더니 

천 원짜리 그냥 식혜를 더 넣어줬어요.


그러면서 

"총각이 잘생겨서 주는 거예요."

합니다.


맞아요.

울 아들 잘생기고 키 커요


집에 와서 장본 걸 풀고

나는 일하러,   

아들은 엄마 케이크 사고 볼일 본다고 같이 

나갔어요.


일 마치고 돌아오니 

2시간 동안 엄마 줄 미역국

전복구이 

불고기를 해 놓고 있어요.


저녁 먹고 케이크를 꺼냈어요.


그러면서

케이크를 사니 슈크림을 네 개나 더 주더랍니다.

근데 나한테는 하나 더 줬어 

그러길래.

"네가 잘 생겨서 더 준거 아니야?"

그랬더니

"알바가 남잔데?"

"게인가?"

"엄마, 그건 아니고 그 점원이 뭘 꺼내다 떨어뜨렸는데 내가 괜찮냐고 물어봐서 더 준 것 같아."

그러네요.


남편이란 자는 결혼 25년 동안

마누라 생일이라고 뭐 하나 하는 것 없는데

아들과 딸이 내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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