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운동을 하는 건 쉬기 위해서야
머리를 싹 비워내고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 즉 멍때리는 시간도 정말 중요하지만
계속, 자꾸만, 일이 떠오른다면 단순히 머리에서 일만 떼어내는 시간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 일을 해내는 데에는 운동만한 것이 없다.
출근 전 7시부터 8시. 아침에 수영을 하다가 이제는 스쿼시를 하고 있다.
스쿼시는 월/수/금 일정이라, 한 번만 빠져도 한 주에 2번밖에 운동을 하지 못하는 건 조금 아쉽다.
운동을 좋아하긴 하지만, 꾸준히 할 만한 성격도 아니고
아침에 잘 일어나는 편은 더더욱 아니다. (덕분에 운동에 자주 늦긴 한다)
그래도, 돈 아까운 때도 가끔 있지만, 빼놓지 않고 매달마다 운동 결제를 하는 이유는
머리도 쉬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이 많다 보면 머리가 계속 일을 생각하게 된다.
자기 전에도 오늘 실수를 되짚으며 셀프로 상처를 주고,
내일 할 일을 정리하다 벌떡 일어나 메모장을 실행하고,
일어나자마자 아픈 머리를 부여잡으며 노트북 전원을 켠다.
이렇게 일에 집중해서 생각하고 몰두하는 건 금방 습관이 된다.
일이 많지 않을 때에도 자꾸만 일의 순서를 정하려 하고, 지금까지의 플랜 대비 나의 성과를 계산한다.
이렇게 습관적으로 24시간 동안 일만 생각하는 두뇌는 효율성이 떨어진다.
계속 내 앞의 일만 생각해 왔기 때문에, 생각하지 않았던 상황을 만나거나 새로운 일이 발생하면
과부하가 걸리기 쉬워진다.
그토록 생각하는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서라도, 두뇌는 잠깐 로그오프할 시간이 필요하다.
머리를 싹 비워내고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 즉 멍때리는 시간도 정말 중요하지만
계속, 자꾸만, 일이 떠오른다면 단순히 머리에서 일만 떼어내는 시간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 일을 해내는 데에는 운동만한 것이 없다.
운동하는 순간만큼은, 운동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물살을 헤치고 나가려면, 혹은 날아오는 공을 쳐내려면
팔을 휘두르고, 다리를 움직이고, 숨을 쉬어야 한다.
회사 일, 해결해야 할 문제, 다른 것들에 한눈팔다보면
물 속으로 꼬르륵하거나, 내가 쳐낸 공에 얻어맞는다.
그렇게 운동을 꾸준히 하기로 시작한 지가 1년 반 정도 되었다.
머리가 쉬고 나면 몸도 제발 쉬라고 외칠 때가 있기도 하고,
운동한 날과 빼먹은 날을 비교하면 후자가 더 우세할 것 같기도 하지만
확실히 이전보다 체력은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