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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현 행복코치 Jan 30. 2019

#32. 코칭에서 진단도구의 활용

코치가 되는 쉬운 방법

코치는 많은 진단도구를 다룰 줄 압니다. 개인의 성향을 파악하고, 행동의 이유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건 많은 도움이 되거든요. 진단도구 하나만 잘 다뤄도 개인 코칭을 할 수 있습니다. 코치 입장에서는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이 됩니다. 버크먼 진단 해석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코치님도 계시죠. 진단도구로 개인 성향을 진단해주고, 고객이 겪었던 상황에 대해 이해를 높여주는 거죠. 보통 진단해석 코칭은 보통 1회인데, 고객에 따라서 장기 코칭으로 연결될 수도 있죠. 코칭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마중물의 역할이죠.

   

지금까지 나온 진단 도구 중에 가장 신빙성이 높고 비판이 적은 건 MMPI와 Big5라고 합니다. 저도 두 가지 진단에 대해서는 아직 배우질 못했군요. MMPI는 좀 전문적인 영역이 있어서 아직 생각 중이지만 Big5는 조만간 배워놓기는 해야겠군요. 

그럼 코칭에서 진단도구는 어떨 때 사용할까요? 보통 1:1 코칭을 할 때 고객의 성향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라이프코칭이나 개인상담을 하시는 분들 중에는 진단을 하고 그 결과를 피드백해주는 것만으로 코칭을 하기도 합니다. 개인 비즈니스 모델이 성격진단과 해석인 거죠.      


제 주변을 살펴보면 코칭 경험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진단도구를 활용하는 빈도는 좀 낮아지는 듯합니다. 어떤 KSC코치는 진단도구를 사용하지 않는답니다. 그분 말씀으로는 진단 결과를 보면 고객에 대한 선입견만 생기고 코칭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더랍니다. 보통 임원이나 팀장 코칭을 하면 회사에서 리더십 진단, 360도 인터뷰 등등 여러 가지 자료를 전달해 줍니다 그런데, 코치님은 회사에서 주는 자료도 잘 보지 않는다고 하세요. 오히려 고객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이 백지처럼 깨끗한 상태로 만나는 게 향후 코칭 관계를 만들어 가는 데 더 좋았다고 하시더군요. 


저도 지금까지 여러 가지 진단도구를 배우러 다녔습니다. 버크만, MBTI, 에니어그램, DiSC 등등.. 사람을 구분하고 성향에 따라 행동도 다르게 나타나니 도움을 받기도 했죠. 요즘도 그룹 워크숍에서는 진단도구를 많이 활용합니다. 하지만 개인 코칭에서 사용빈도는 조금씩 줄고 있습니다.

  

진단도구에 대한 믿음이 낮아지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진단은 개인이 스스로 합니다. 즉 자가진단이고 자가평가예요. 진단을 몇 번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질문 문항에 의도가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 과연 있는 그대로 응답을 할까요? '나는 철저하게 모든 것에서 진실만을 이야기할 거다. 그래서 "나는 타인의 물건을 훔친 경험이 있다"에 순순히 동그라미를 친다'라는 분이 얼마나 되실까요? 조금은 스스로를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죠. 그래서 다분히 개인의 의지가 들어갈 수밖에 없어요. 남들에게 잘 보이고 싶으니까요.


두 번째는 개인의 성격이나 행동이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는 겁니다 혼자 있을 때와 여러 사람이 같이 있을 때, 가정에서 보이는 모습과 회사에서 보이는 모습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에 따라 행동은 달라집니다. 사람 간의 관계는 일방이 아니라 쌍방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반응에 따라 내 반응도 달라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저도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이야기도 잘하고 자신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 특히 외향적이거나 아주 주도적인 사람들과 있으면 거의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두 집단에게 저에 대해 물어보면 같은 대답이 나오지 않을 겁니다.  


세 번째는 코칭 도구 자제가 가진 문제점입니다. 우리가 가장 많이 쓰는 MBTI는 심리학자가 아닌 일반인이 만든 도구입니다. 애니어그램은 아주 오래된 과거로부터 전수되어 온 것입니다. 즉, 이론적 배경이 없다는 이유로 심리학자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죠. 그래서 DiSC는 성격진단이 아닌 '행동 패턴 진단'이라고 살짝 꼬리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학자들은 원래 시니컬하고 비판하고 평가하는 걸 좋아합니다. 자신의 영역에 대해 자격이 없는 이들이 들어오면 어김없이 배척을 하죠. 하긴 그건 어떤 영역이나 마찬가지겠네요. 예전 살림살이에서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구박했던 것도 같은 의미였을까요? 감히 내 영역에 네가 들어와!!

 

사람의 삶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그때 그때 상황에 따른 적절한 대응이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리더십에서도 상황대응 리더십이 각광을 받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사람을 다루는, 사람의 삶을 다루는 코칭에서 정답은 없습니다. 진단도구를 사용할 수도 있고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모두 코치와 고객의 판단입니다. 고객을 성공시킨다면 뭐든 해야죠. 그래서 저는 고객의 성향을 이해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진단도구를 참고하고 그 뒤의 상황은 고객과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찾아가는 편입니다. 


진단도구를 써야 한다, 말아야 한다, 이게 맞네, 저게 맞네... 는 불필요한 논쟁인 것 같아요. 많은 코치님들이 저처럼 생각하시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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