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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마을아파트 Nov 25. 2023

9화 쏘피의 취미는요~

재수생 아들과 노견(2)



동하는 차 안에서

옆에 앉아있는 아들에게 물어봤다.



"쏘피가 너한테는 어떤 존재야?" 


"응? 쏘피요?

쏘피는 늘 그냥 쏘피죠. 왜요?

엄마한테는 어떤대요?"

 


되묻는 아들의 질문에 잠시 생각에 잠긴다.

있는 듯 없는 듯 늘 곁에 있는 녀석인데,

어떤 단어를 사용해야 할까?


그냥 공기 같은 녀석인데,

너무 당연해서 특별하지 않은 단어들만 떠오른다.


그래서 얼버무리며 대답했다.


"지금 생각 중이야. 어떤 존재인지..."

.

.

.



그리고 아들에게 다시 물어봤다.


"쏘피가 사람이면 어땠을까?" 



피식 웃으며 아들은 주저 없이

대답한다.


"쏘피의 취미는 독서일 것 같고,

인스타그램을 많이 할 것 같아요. 

인스타에 갬성 사진을 겁나 많이 올릴 것 같아요."


생각지도 못했던 아들의 대답이

돌아왔다.


"하하하! 그래?

왜? 그렇게 생각해?"

 


즐거운 눈빛을 하며 아들이 대답한다.


"쏘피는 가만히  밖을 쳐다보는 것을 좋아하고,

짖지 않고 조용히 눈으로 얘기를 해요.

간식먹을 때도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어요.

내가 장난치면 귀찮아하기도 하고요

그런 걸 보면 프라이버시가 강한 것 같아요.

음~ MBTI 검사를 한다면 ISFP 예술가형이 나오지 않을까요?"



"하하하 그러네."

나는 유쾌하게 웃었다.



그리고 잠시 정적이 흐르며,

아들이 말했다.

.

.

.


"엄마, 이제 다시는 개 키우지 않을 거예요.

개도 물고기도 식물도...

아무것도 키우지 않을래요."

.

.

.


"나도 그래. 아들아" 




중딩때의 아들과 쏘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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