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완산구 서신동, 다가양조장 서신점(포장)
또간집이라는 꾸준히 인기를 얻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풍자라는 크리에이터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채널인데, 특정 지역을 찾아가서 그 지역을 잘 아는 일반 시민에게 맛집을 추천받는 포맷이다. 2주에 한 번 새 영상이 업로드되는데, 종종 재밌어 보이는 지역은 눌러서 보게 된다.
몇 해 전인가. 또간집의 전주 편을 본 적이 있다. 버거리야라는 바게트집이 1등을 차지했는데, 그로 인해 댓글창에서는 난리가 났다. 어떻게 전주를 가서 바게트집을 먹고 1등을 줄 수 있냐는 지적이었다. 물론 버거리야가 맛있지만, 다른 집도 먹어봐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실제로 버거리야는 정말 맛있었다.)
그래서 풍자가 또 전주를 내려갔는데, 그때 1등을 차지한 집이 보쌈집이었다. 오늘 소개할 집이 바로 그 전주 2편의 1등을 차지한 '다가양조장'이다.
다가양조장의 본점은 다가동에 있다. 그래서 이름이 다가양조장인가 보다. 양조장이란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막걸리를 판다고 알고 있다. 운이 좋게도 본점 앞에 숙소를 얻게 돼서 이곳을 방문하려 했으나 주말이라 웨이팅이 너무 길었다. 포장이라도 하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사람이 많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하지만 전주까지 내려왔는데 풍자가 제일로 뽑은 맛집을 포기할 순 없는 법. 다가양조장을 검색하니 떴던 주변 분점을 찾아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분점이 있다는 걸 찾고 바로 그곳에 전화를 했더니, 포장이 가능하다고 했다.
포장 주문을 하고 15분 정도 지났을까. 가게에 방문했더니 바로 포장된 음식을 받을 수 있었다. 이곳에는 '새참'이라는 세트 요리가 있다. 새참은 보쌈과 골뱅이무침, 부침개가 담겨있는 세트다. 그 세트를 주문해서 받아왔다.
어떤 맛일지 기대가 되는 순간. 이제부터 고기의 시간이다.
냉정하게 말했을 때 이 집의 보쌈은 맛있는 편은 아니다.
솔직히 다가양조장이 어떻게 전주의 1등 맛집, 그리고 보쌈집이 됐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아무래도 풍자의 입맛은 나랑 그렇게까지 일치하지 않는 듯하다.
우선 보쌈의 질이다. 고기 자체가 그렇게 좋은 고기는 아니다. 부위가 삼겹살인데도 불구하고 질기다. 일부 부드러운 부위도 있지만, 균형 있게 부드럽지 않다. 아무래도 삶아둔 채로 오래 있던 것 같다. 본점이랑 다르게 서신점은 가게 내부에 사람이 없었는데 그래서 그런 영향일까? 아니면 진짜 고기 자체의 질이 별로였던 걸까. 비주얼도 그냥 그랬는데, 맛도 그냥 그랬다. 보쌈프랜차이즈 싸움의 고수와 비슷하면서도 맛은 더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된장을 사용한 것인지 색은 탁했다. 냄새는 돼지 잡내가 첫맛에 확 올라왔다. 먹다 보니 익숙해진 탓일지 좀 괜찮아지긴 했는데, 전반적으로 잡내가 나서 오래 먹긴 힘들었다. 이상하게 견과류 향도 올라오는데, 그 향보다 돼지 잡내가 더 심하게 나서 먹다가 물릴 지경이었다.
더 큰 문제는 김치가 없다는 점이다. 무말랭이가 있긴 한데 매우 소량을 준다. 정확히 말하면 이 집의 보쌈은 보쌈이 아닌 셈이다. 수육이라고 불러야 더 적합한 말 같다. 김치 없이 보쌈이라고 하면 그건 좀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고 골뱅이무침이 김치의 역할을 대신해서 고기 잡내를 잡아주거나, 고기의 부드러운 부위를 살려주는 것도 아니다. 골뱅이무침 속 골뱅이는 잘게 조사 있으며 양념이 그렇게 특별한 맛도 아니다. 그냥 쫄면 양념 같은 맛. 가뜩이나 이날 점심에 쫄면을 먹었는데, 비슷한 느낌이라 더 별로라고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고기와 먹기에도 그다지 적합한 느낌은 아니었다.
그래도 다행히 먹을만한 건 있었다. 바로 이 부침개와 추가로 시킨 볶음밥이었다.
부침개는 정말 바삭하고 얇게 구워져서 먹기도 편하고, 맛도 있었다. 기름기가 크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식어도 맛있었고, 보쌈이랑 같이 곁들여 먹기에도 괜찮았다.
이 볶음밥의 이름은 '다가밥'인데 아마 다가양조장, 다가동의 다가를 따온 것인 듯하다. 동남아의 맛이 느껴지는 건 동남아에서 쓰는 재료를 일부 넣은 탓으로 보인다. 은근히 맛있고 계속 퍼먹게 됐다.
어쨌든, 보쌈으로 유명해지고 평가를 받은 곳인데 보쌈이 생각보다 맛없다는 사실에 실망스러웠다.
아무래도 본점이 아니라 분점이라 그런가. 본점을 직접 가보지 않아서 가게 내부에서 주는 분위기를 다 느끼지 못한 게 잘못일까. 전주 사람들이 그렇게 극찬하는 맛집이었는데, 서신점은 좀 실망스러웠다.
다음에 전주를 또 갈 일이 있다면 본점을 직접 방문해서 먹어봐야겠다.
전주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보쌈집, 다가양조장의 서신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