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가 만든 완성형 냉제육

서울 중구 회현동 서울역곰탕

by 가위바위보쌈

흑백요리사, 흑백요리사, 흑백요리사.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이리 봐도 저리 봐도 온통 흑백요리사 세상이다. 손종원 셰프부터 요리괴물, 최강록 셰프, 아기맹수, 술 빚는 윤주모 등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요리사2에 나온 사람들이 '요식업'을 주름잡고 있다.


흑백요리사는 100명의 요리사가 나와 요리대결을 펼치는 흥미진진한 프로그램이다. 아직 다 보진 못했고 8화까지 봤는데, 나의 요리욕구를 돋운다.


흑백요리사에 나온 셰프의 식당을 방문하는 일은 굉장히 어렵다. 시즌 1때는 흑백요리사가 4화쯤 나왔을 때 서촌에 있는 도량을 방문하는 데에 성공했었는데, 이번에는 시즌이 끝난 시점에서 더더욱 흑백요리사의 식당을 가는 일은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방문한 이곳은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셰프의 식당이었다. 흑수저 흑포리촌놈으로 출연했던 박철 셰프의 '서울역곰탕'이다.

KakaoTalk_20260129_105628366_03.jpg 서울 중구 회현동 서울역곰탕 전경

서울역곰탕은 서울역 7번 출구 바로 앞에 있다. 회현역과도 가깝다. 접근성이 꽤 뛰어난 편이다. 듣기로는 생긴 지 얼마 안 됐다고 하는데, 내부도 깨끗한 편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자리는 여럿 있다. 젊은 남자 직원 여러 명이서 가게를 운영하는데, 친절하고 빠릿빠릿한 편이다.

KakaoTalk_20260129_105628366_04.jpg 서울 중구 회현동 서울역곰탕 메뉴

메뉴판은 없다. 대신 QR로 메뉴판을 볼 수 있게 자리마다 QR코드가 붙어있다. 그리고 그걸 눌러서 들어가면 이렇게 메뉴판이 나온다. 주문도 여기서 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안 써본 사람들은 불편하다고 하지만, 한 번 써본 사람은 이렇게 편리할 수 없다는 걸 느낀다.


굴 냉제육 한 접시의 가격은 3만8000원. 메뉴를 담고 주문을 하면 접수가 된다. 이밖에도 지짐만두, 만둣국 등이 있는데 함께 시켜준다. 설렌다. 곰탕을 너무 먹어보고 싶지만, 저녁이라는 이유로 나의 발언권은 무시됐다.


음식을 시키면 얼마 걸리지 않아서 금방 메뉴가 나온다.


이제부터 고기와 김치의 시간이다.


KakaoTalk_20260129_105628366_01.jpg 서울 중구 회현동 냉제육 반접시

이 집의 냉제육은 완성형이다.


냉제육을 몇 번 리뷰한 적이 있는데, 흉내만 내는 곳도 있었고 기본기가 탄탄한 곳이 있었고 빼놓을 데가 없는 냉제육도 있었다. 유진식당의 냉제육을 정말 맛있다고 표현한 적이 있었는데, 이 집은 더 맛있었다.


일단 기름기가 적은 편이다. 기름이 하얗게 끼거나 하지 않았고, 고기를 얇게 썰어서 그런지 기름이 부담스럽지도 않았다. 당연히 얇게 썬 고기니 부드러웠다.


식감도 괜찮았다. 얇게 썬 것 치고는 쫄깃했고 쫀쫀했다. 냉제육을 잘못 만들면 나는 돼지잡내, 자칫 올라오는 느낌함도 없었다.


이 집 고기의 특징은 후추가 잔뜩 올라가 있고, 올리브 오일 같은 기름이 살짝 뿌려져 있다는 것이었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풍미를 돋우기 위한 재료들이 적절하게 배치돼 있었다.


곁들여 먹는 굴도 맛있었다. 싱싱했고 노로바이러스 걱정은 안 느껴졌다. 안에 참기름으로 추정되는 기름도 들어있는 듯했다. 굴과 냉제육을 싸서 김치와 곁들여 먹으면 입안 가득 행복이 느껴졌다.

KakaoTalk_20260129_105628366_02.jpg 서울 중구 회현동 서울역곰탕

이 집의 별미는 김치와 저 새우젓이다. 새우젓에 마늘이 듬뿍 들어가 있어서 짜지 않고 오히려 달달하다. 소스처럼 살짝 올려서 냉제육을 먹어도 된다.


김치는 굉장히 진하다. 마늘향이 은은하게 나고 진한 양념이 느껴져서 김치만 따로 먹으면 자칫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리고 김치는 냉제육 전용 김치는 아니어서, 곰탕과 먹기 위해 진한 양념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냉제육과도 잘 어울린다. 은은한 마늘향과 진한 고추양념이 냉제육의 기름과 어우러져 느끼함을 잡아주고 조화롭게 한 입이 가능해진다.


완성형 냉제육은 그렇게 탄생한다.


KakaoTalk_20260129_105628366.jpg 서울 중구 회현동 냉제육

이 집의 다른 요리들을 찍지 못했지만, 다른 음식들도 맛있었다. 만두는 육즙이 가득 차 있었고, 만두전골도 깊은 맛이 나서 술이 절로 들어가게 만들었다.


비록 흑백요리사에서 광탈(?)하셨다고 하지만, 박철 셰프의 요리 실력은 곳곳에서 인정할만하다는 게 느껴졌다.


특히 냉제육은 정말 어려운 요리인데도 이렇게 잘 만들어냈다는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돼지곰탕도 먹어보고 싶다. 냉제육이 이 정도인데 돼지곰탕은 또 얼마나 맛있을까.


흑백요리사가 만든 완성형 냉제육 맛집, 서울역곰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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