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마자 사람이 몰리는 보쌈집

서울 용산구 동자동 충무칼국수 두 번째 방문

by 가위바위보쌈

서울역 인근은 요즘 맛집들이 늘었다. 충정로로 이어지는 길이나, 서울로 쪽을 보면 꽤 괜찮은 집들이 눈에 들어온다. 호수집이라든지, 유즈라멘은 줄이 길어서 쉽게 먹기도 힘들다.


사람이 붐비는 곳을 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반대 골목에 시선이 쏠린다. 조금 넘어가면 남대문도 있고, 일전에 소개한 서령도 꽤 가까이 있다. 그리고 역시 마찬가지로 한 번 소개했던 충무칼국수도 서울역 인근에 있다.


오랜만에 서울역 인근을 지키는,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는 충무칼국수를 찾았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 충무칼국수 전경

충무칼국수는 몇 년 사이 간판을 바꿨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전 간판이 워낙 낡기도 했다. 낡음을 유지하는 것도 맛집의 미덕이지만, 깔끔함 역시 또 하나의 조건이니. 간판이 바뀐 아쉬움은 있어도 맛은 변하지 않았을 거란 기대감을 안고 가게 안에 들어간다.


오후 5시. 브레이크타임이 지난 충무칼국수가 다시 문을 여는 시간이다. 그런데 가게 안에는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예약 손님을 위한 자리는 물론, 오픈런을 한 사람들 덕에 가게는 이미 만석이다. 날이 좋을 때면 야장이 있어서 좀 더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지만, 지금은 겨울이라 실내에만 사람들이 들어올 수 있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 충무칼국수 메뉴

다시 찾은 충무칼국수의 가격은 조금씩 올랐다. 3000~4000원 정도. 최근 몇 년 사이 방문하지 못했던 곳들을 찾고 있고, 그곳들을 리뷰하고 있는데 충무칼국수도 고물가를 피하긴 어려웠던 듯하다.


우선 보쌈 대자부터 시켜주고, 메뉴가 나오길 기다린다. 오후 5시에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갔는데, 메뉴가 나오는 데 시간이 약간(10분 정도) 걸렸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 충무칼국수 선짓국

일전에 이 집을 소개할 때 선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여전히 서비스로 선지를 준다. 하지만 내게 선지는 아직도 어려운 존재. 선지를 제외한 나머지 건더기들을 먹으며 음식을 기다린다.


그렇게 기다리다 보면 고기와 김치가 등장한다.

이제부터 고기와 김치의 시간이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 충무칼국수 보쌈

이 집의 고기는 사태와 삼겹살을 사용한다고 한다.


삼겹살을 사용해서 보쌈을 만드는 건 반칙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는데(만들기 쉬워서) 사태까지 넣는 건 반칙이 아니라 디메리트를 안는 거나 다름없었다. 가격에 맞춰서 많은 양을 만들려다 보니 사태에 삼겹살을 가미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기의 맛은 여전히 좋았다. 거무잡잡한 색을 유지하는 건 된장 또는 간장의 영향일 듯하다. 그리고 고기는 부드럽고, 쫄깃했다. 특히 사태는 매우 쫄깃했고 질기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고, 가격이 올라도 충무칼국수의 고기는 변함이 없었다.


약간의 비릿함이라든지, 고기잡내도 없었다. 다만 굳이 굳이 흠을 잡자면 고기의 양념이 다른 곳보단 진한 편이어서 자칫 물릴 수도 있다는 것 정도.

서울 용산구 동자동 보쌈김치

그래도 우리에겐 이 김치가 있다.


여기 보쌈김치는 일반 겉절이보다는 조금 더 익은 느낌이다. 그리고 다진 마늘이 들어간 게 확 느껴진다. 마늘향이 가득해서 다 먹고 나면 입에서 냄새가 나는 걸 주의해야 한다.


대신 고기의 느끼함을 잘 잡아준다. 양념이 강하다 보니깐 고기의 느끼함을 정리해 주고, 한 입 한 입 더 먹을 수 있게 도와준다. 뒤에 설명할 칼국수 하고도 잘 어울린다.


어쨌든 시간이 지나도 이 집은 맛과 향과 식감을 잘 유지하는 맛집이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 칼국수

칼국수는 한 그릇을 두 그릇으로 나눠달라고 하면 그렇게 주신다. 굳이 말 안 해도 알아서 주시기도 한다.


칼국수는 국물이 깊다. 그래서 술이랑 먹었다면 더 맛있었을 것 같다. 콜라랑 먹어서 그 깊이가 덜 느껴지긴 했지만. 예전에는 내 스타일이 아니라고 느꼈는데, 어느덧 내 입맛에도 맞았다. 입맛이 바뀜 걸까 여기가 바뀐 걸까.


보쌈 고기와 김치를 칼국수 면에 싸서 먹으면 한 입이 가득 찬다. 그리고 국물을 떠먹으면 환상적이다. 끝도 없이 먹을 수 있다.


이 집은 앞서 말했듯 오픈할 때면 사람들이 몰려든다. 점심시간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왜 그럴까? 맛을 꾸준히 유지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비스까지 좋으니 안 찾을 이유가 없다.


요즘 같이 날이 추워질 때면 따뜻한 음식이 당기는데, 여기만큼 서울역 인근에서 괜찮은 곳도 찾기 힘들다고 본다.


열자마자 사람들이 몰리는 보쌈집, 충무칼국수다.


같이 읽으면 좋을 글: 30년 전통의 보쌈 맛집 https://brunch.co.kr/@redlyy/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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