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다란 곳에서 부는 바람을 쐬면 기분은 참 산뜻한데
거울을 보면 금방이라도 땟국이 흐를 듯 왜 이리 꼬질꼬질해 보이는지.
오래된 의문입니다.
누군가 울면 곧장 따라우는 개인기는 연마도 하지 않았는데
자꾸만 실력이 향상됩니다.
이건 어제 남편과 함께
이영훈의 노래 <일종의 고백>을 듣다 태어난 의문입니다.
모르는 사이 온 섬을 뒤덮을 기세로 자라난 억새를 보며
언제 도착했는지도 몰랐으니
아마 어느 날 인사도 없이 홀연히 사라질테죠
함께 늙어가는 질문과
새롭게 자라난 질문을 품었다가
억새밭 아래 묻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