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다크벤처링(Dark Venturing) 소개

스타트업을 무기화하라 - CVC의 감춰진 전략

by 진형석 Innovation Evangelist
노션페이스-형석(브런치용).PNG

안녕하세요, Dr. Jin입니다.


오늘은 좀 도발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CVC(Corporate Venture Capital)는 아마도 '협력', '상생', '오픈이노베이션' 같은 훈훈한 단어들로 포장되어 있을 겁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손잡고 함께 성장한다는 아름다운 서사 말이죠.


그런데 만약 제가 이렇게 질문한다면 어떨까요?

"어떻게 하면 스타트업을 활용해 경쟁사를 약화시키거나 퇴각시킬 수 있을까요?"

눈썹이 올라가셨나요? 바로 이게 오늘의 주제, 다크벤처링(Dark Venturing)입니다.


전쟁터에서 온 질문: "그들이 우리를 위해 어떻게 싸울 수 있을까?"

캡처.PNG

이 이야기는 Cencosud Ventures의 전 대표였던 José Antonio PascualGlobal Corporate Venturing에 기고한 글에서 시작됩니다.

몇 년 전, 그의 멘토이자 상장기업 CEO가 스타트업 협업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던진 한마디:

"How can they fight for us?"
"그들이 우리를 위해 어떻게 싸울 수 있을까?"


Pascual은 순간 얼어붙었습니다. 그동안 그가 해온 모든 일은 '협력'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프로세스 개선, 회복력 구축,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 그런데 CEO는 다른 걸 물었습니다.

"어떻게 그들의 기술을 활용해서 경쟁사를 약화시키거나 후퇴시킬 수 있을까?"

이건 협력이 아닙니다. 이건 전쟁입니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Pascual은 전쟁 이론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칼 폰 클라우제비츠(Carl von Clausewitz)의 유명한 명제를 만났습니다: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한 정책의 연속이다."


그는 이를 비즈니스에 적용했습니다:

"기업 벤처링(Corporate Venturing)은 다른 수단에 의한 전략의 연속이다."


전통적인 기업 메커니즘—가격 조정, 마케팅 증대, 점진적 사업 라인 개발—이 더 이상 효과를 내지 못할 때, 기업은 파격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때로는 불확실한 기술을 가진 제3자와 협력하는 새로운 방식을 구축해야 하죠. 바로 그때 벤처링이 행동의 확장 채널이 됩니다.


다크벤처링이란 무엇인가?

제가 만들어본 이미지입니다. (by Nanobanana pro)

Pascual은 이렇게 정의합니다:

"다크벤처링(Dark Venturing)은 제3자의 역학을 활용하여 경쟁사의 취약점을 겨냥하는 전술과 전략을 개발하는 것이다."


핵심은 이겁니다: 더 나은 기업이 되는 것이 아니라, 경쟁사를 더 나쁘게 만드는 것. 스타트업을 무기화하여 경쟁사가 재배치하거나 후퇴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시장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재편하는 거죠.


전쟁에서 공격 전술은 성공하면 결국 방어 표준으로 굳어집니다. 경쟁사를 방해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결국 게임에 남기 위해 모두가 충족해야 하는 새로운 기준선이 되는 거죠.


사례: 아마존 프라임의 미사일 공격

가장 유명한 사례가 바로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입니다.

2005년, 아마존은 연회비 $79(현재 $139)에 무제한 2일 배송을 제공하는 프라임을 출시했습니다. 당시 이건 완전히 미친 짓처럼 보였습니다. 전통적인 소매 경제학에 어긋났죠.

하지만 이건 명백한 공격 작전이었습니다:

목표: 우수한 가치 제안을 제공하여 수요를 활성화하고 사용자 행동을 재편

전술: 편의성과 혜택을 통한 대규모 고객 확보, 이탈 방지, 느리고 덜 통합된 플랫폼으로부터 수요 빼앗기

결과: 2억 명 이상의 프라임 회원, 연간 최소 $400억 이상의 수익


그리고 이게 연쇄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소매업체부터 항공사, 은행, 구독 서비스까지 "프라임 프로그램"이 새로운 표준이 되었습니다. 차별화 요소가 아니라 생존의 필수 요건이 된 거죠.


사례: 구글 안드로이드의 게릴라 공격

2008년,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를 무료로 배포했습니다. 오픈소스로 말이죠.

이게 왜 공격 전술일까요?

OS를 무료화함으로써 OS의 가치를 즉시 하락시켰습니다. Microsoft와 다른 회사들이 모바일 OS를 라이선싱하며 수익을 내던 비즈니스 모델을 직접 타격했죠.

Samsung, HTC, Sony 등 주요 제조업체들을 끌어들여 자체 OS 개발 없이 고급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하게 했습니다.

Nokia의 Symbian, Blackberry, Microsoft의 Windows Phone을 점유율 측면에서 완전히 소멸시켰습니다.

결과? 안드로이드는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 OS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합니다. 30억 대 이상의 기기에 탑재되어 있죠.


실전 사례: Pascual이 직접 경험한 3가지 다크벤처링 전술

sticker sticker

Pascual은 Cencosud Ventures에서 일하면서 실제로 여러 다크벤처링 전략을 실행했습니다. (비록 대부분은 경영진의 승인을 받지 못했지만요.)


1. 무게중심 타격: 라스트마일 물류로 경쟁사 약화시키기

상황: Pascual의 회사는 남미 식료품 전자상거래 시장을 선도하고 있었습니다. 경쟁사보다 최소 1년 앞서 있었죠.

전략: 혁신적인 라스트마일 배송 스타트업과 파트너십을 맺어 배송 비용을 낮추기로 했습니다. 기술 기반의 효율적인 플레이어와 협력하는 거죠.

결과:

이 배송 업체의 운영 비중을 늘리자, 다른 배송 업체들이 물량을 잃기 시작했습니다.

파산을 피하기 위해 경쟁사에게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약 한 달 후, 국내 최대 라스트마일 업체가 Pascual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롤아웃을 늦춰달라고 간청했습니다. 대가로 자사의 상당한 지분을 제공하겠다고 했죠.

정보 확인 결과, 그들의 통합 전략이 경쟁사에게 명확한 우위를 주는 가격 불균형을 만들었습니다.


Pascual은 더 나아가 이 라스트마일 업체에게 전자상거래 배송의 전체 통제권을 주고 상호 독점 계약을 맺자고 제안했습니다.

목표: 경쟁사의 라스트마일 업체를 붕괴시켜 경쟁사의 전자상거래를 파괴하고, 그들이 회복하기 전에 확장할 시간을 벌자.


최종적으로 이 아이디어는 경영진에 의해 거부되었습니다. 하나의 공급자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걸 꺼렸죠. 하지만 인사이트는 남았습니다: 경쟁사의 전자상거래 무게중심을 찾아냈고, 그들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기도 전에 직접 타격을 가하고 후퇴를 강제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2. 후방 공격: 다른 서사를 통해 경쟁사의 고객을 빼앗기

상황: 식료품 부문에서 음식물 쓰레기는 항상 심각한 문제였고, 점점 더 평판 문제가 되고 있었습니다. 모든 플레이어가 이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했죠.

전략: 멕시코의 Cheaf라는 스타트업과 파일럿을 시작했습니다. 유럽의 Too Good To Go와 유사한 모델로, 사람들이 앱을 통해 할인된 가격에 "서프라이즈 백"을 구매할 수 있게 하여 소매업체가 낭비를 피하도록 합니다.

결과:

첫 달 내에 강력한 인구 통계, 높은 참여도, 압도적인 고객 만족도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걸 발견했습니다: 사용자의 대다수가 직접적인 경쟁사에서 왔고, 계속 돌아왔습니다—단지 서프라이즈 백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추가 구매를 위해서도요.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전 식료품점을 포기하고 우리에게로 충성도를 옮겼다고 공개적으로 공유했습니다.


Cheaf는 독립적인 음식 구조 플랫폼으로 운영되었지만, 전략적 다리 역할을 했습니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끌어들여—우리 브랜드에 충성하지 않던—그들을 강력한 ESG 서사와 우선 접근을 통해 우리의 소매 생태계로 전환시킨 거죠.


지속 가능성 이니셔티브로 시작한 것이 공격적인 후방 공격으로 변했습니다. 수천 명의 경쟁사 고객을 대규모로—조용히, 지속적으로, 수익성 있게—빼앗기 시작한 겁니다.


3. 전쟁의 안개: 투자하지 않았다고 말하지 않기

이 전략은 논란의 여지가 있었지만, 처음에는 전쟁의 안개 시나리오를 만들었습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진형석 Innova···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우리 아이들에게 미래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을 섬기고 수출기업의 디지털 혁신을 돕는 전도사입니다. 오픈이노베이션과 클라우드서비스무역을 연구합니다.

95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4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5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