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과의 성공적 협업을 위한 실전 조언 – A사 사례 중심

안녕하세요, Dr. Jin입니다.
최근 NextRise 전시회에 참여한, 어느 Fortune 500급 글로벌 기업 CVC "A사"(이니셜과 실제 기업명 무관)와의 비공개 미팅에서 들은 인사이트를 공유드립니다. 인터뷰이는 A사의 C레벨 고위급으로, 수년에 걸쳐 전략적 기술 확보와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해 전세계 스타트업들과 활발히 협력하고 있었습니다. 주로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발굴하며, 초기 단계부터 실제 사업화 단계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2025년 6월 말 진행한 A사와의 비공개 미팅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오픈이노베이션과 스타트업 파트너십의 실제 사례 기반 시사점을 상세히 담았습니다. 글로벌 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사례는 기본적으로 대외비에 속하는 속성상, 고객사의 서면 동의가 없이는 실명으로 게재하지 않는 점은 독자들의 이해를 구합니다.
A사는 미래 지향적 기술 분야를 폭넓게 검토하고 있으며, 첨단 디바이스, AI 관련 기술, 차세대 인터페이스 및 컴퓨팅 인프라 등 다양한 기술 기반의 기업과 접촉하고 있습니다.
A사는 비즈니스 모델보다 "기술력"과 "팀의 헌신"을 가장 중시합니다. 기술이 근본적인 전환(fundamental unlock)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스타트업이 어떤 제품을 판매하느냐보다, 그 기술이 장기적으로 A사의 제품 라인업에 어떤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봅니다. 초기에는 특정 제품을 개발하던 기업이, 기술적 강점을 활용해 전혀 다른 산업으로 전환(pivot)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팀은 재무적 어려움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실행력이 있어야 합니다. A사는 “재정적으로 불리한 조건에서도 3년 이상 버틸 수 있는 팀인지”를 중시하며, 헌신도와 실행력, 신뢰를 핵심 지표로 평가합니다.
비즈니스 측면의 강화는 A사의 내부 인프라(5만 명 네트워크)를 통해 도울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A사는 투자 및 협업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매우 신중합니다. 실제 A사 인터뷰이는 “작년엔 의사결정 속도 때문에 두 건의 유망한 딜을 놓쳤다”고 언급할 정도입니다. 평균적으로 PoC(개념검증) 이후에도 3개월~1.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주요 의사결정자는 전략 책임자(CSO), CFO, 사업부장(GM) 등이며, 이들과의 전략적 방향성 일치(alignment)가 핵심입니다. 특히 미국 본사뿐 아니라, 싱가포르, 한국 등 지역 담당자 간 커뮤니케이션 포인트가 동시에 작동합니다.
단순한 수치 기반 투자(예: 연 매출, 손익 등)보다 기술의 전략적 중요성과 시장 내 차별성이 핵심 평가 기준입니다. 스타트업이 1,000만 달러의 매출이 있어도, 그 숫자보다는 기술의 전략적 중요성에 더 무게를 둡니다.
예컨대 자동차의 예로 설명하면, (A사는 자동차 회사 아니며, 이 예는 가상의 예입니다),
"바퀴나 엔진 부품"에 투자하지는 않지만, "배터리, 디스플레이, 전장모듈에 탑재할 수 있는 AI 솔루션"은 투자 고려 대상입니다.
또한 팀의 글로벌 시장 대응 역량, 재무 구조 이해도, 파트너십 유연성도 고려됩니다.
A사의 모든 CVC 투자의 밑바탕은 사업부의 후원(Sponsorship from the Business Unit)이 필수입니다. 결코 CVC 단독으로 결정하지 않으며, 해당 기술을 실질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사업부(BU)의 책임자가 동의해야 합니다. CVC는 반드시 사업부로부터 “전략적 가치 있음”이라는 신호를 받아야만 실질적 투자 프로세스를 시작합니다. 기술이 실제로 우리 기업의 주요 제품 라인에 접목될 수 있을지 여부가 판단의 관건이며, 예비 투자기업과는 최소 수개월간 교류하며, 내부 사업부와의 PoC(개념 검증)를 거쳐야 투자로 이어집니다.
실제 예로, 제품 A의 담당 VP가 특정 기술에 관심을 보이면, PM(Product Manager)이 직접 PoC 예산(5만 달러 수준)을 배정해 테스트를 실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사업부의 P&L(손익계산) 기준도 부합해야 하며, 제품이 단가 10센트만 비싸도 대체 가능성 때문에 탈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품의 단가 경쟁력도 실무 차원에선 중요한 변수입니다.
(예시) PoC 테스트 , 사업부 부서장의 전략 검토, 필요 시 파일럿 예산 지원 / 전략적으로 연계된 경우, 해당 제품군의 글로벌 마케팅팀·유통팀과도 연계 가능 / 반대로,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사업적 적용성이 부족하면 투자 진행이 어려움
“우리는 기술만 보는 조직이 아니다. 결국 실제 제품과의 연결 가능성이 중요하다.”
CVC는 외부 스타트업의 기술이 실질적으로 동작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술 실사(Technical Due Diligence)를 철저히 진행합니다. 이 실사는 짧게는 5시간, 길게는 40시간까지도 소요되며, 엔지니어와의 인터뷰, 코드 리뷰, 샘플 테스팅까지 포함됩니다.
기술 외에도 시장 경쟁 분석, 팀의 역량, GTM(Go-To-Market) 전략까지 종합 평가합니다.
A사는 단기 투자결정보다는 6개월~1년 전부터 미리 스타트업과 대화 시작을 선호합니다.
"6개월 후 투자 유치 예정이라면 지금부터 대화 시작하라"는 것이 핵심 조언입니다. 특히, 글로벌 전시회(예: CES, MWC, Websummit 등)에서 만난 스타트업이 그 이후 6개월~1년 후에 실제 투자가 이루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A사 내부에서 사업부 직원이 소개하는 스타트업은 "랜덤 메일(Cold Contact)"보다 훨씬 우선순위가 높습니다. 이는 내부 검증 필터를 거쳤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입니다.
실리콘밸리 네트워크에서 만난 사업부 직원이 스타트업을 추천하면, 투자심사 단계로 연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A사 담당자는 실리콘밸리 중심지에서 매일 저녁도 투자 미팅에 활용할 정도로 활발히 네트워킹합니다.
실제로 한 스타트업은 A사의 내부 프로그램에서 소개가 나왔고 묻혔음에도, 실리콘밸리 네트워킹 이벤트에서 A사 담당과 재회하며 투자 논의가 본격화되기도 했습니다.
A사 담당자는 현재 7개 이사회에 참여 중이며, 연간 수십 개 스타트업만 실질적 검토 대상으로 삼습니다.
스타트업이 짧고 강렬한 피칭 자료(예: pitch deck, 1페이지 요약)로 정확히 강점을 전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피칭은 20~30분 사이로 진행되며, 핵심 메시지를 요약한 pitch deck 및 기술 소개자료를 요구합니다.
스타트업은 기술자료 외에도 “이 기술이 A사 어떤 제품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있어야 하며, 이를 "전략적 적합성(Strategic Fit)"이라 표현합니다.
A사의 그간 경험과 사례, 일반적 절차를 바탕으로, 가장 효과적인 접근 방법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PoC 유치 → 사업부 VP 접점 확보 → 기술 실사 대응 → 내부 전략팀 alignment → 최종 투자 검토
모든 과정이 병렬이 아닌 순차적 프로세스이기 때문에, 긴 호흡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A사의 경우, 싱가포르와 한국 내 공동 커뮤니케이션 라인을 통해 스타트업 소싱 및 1차 검토가 진행되며, 이후 본사에 전달되는 체계입니다.
더불어 A사는 사전 안테나 작업으로, 전 세계 주요 거점에서 오픈이노베이션 기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해당 프로그램에 선정된 스타트업은 멘토링, PoC, 피드백, 공동 사업 기획 등을 지원받습니다. 프로그램 종료 후에도 일정 기간 관찰을 거쳐, 파트너십 또는 전략적 투자로 이어지기도 하고, 실제 어느 스타트업은 이 프로그램 이후 수억 원 수준의 매출 증가를 경험했습니다. 단, 모든 기업이 투자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며. 앞서 정리한 주요 사항들과 기술, 타이밍, 내부 우선순위가 중요합니다.

더불어, 주관적인 느낌이었지만, A사는 한국을 혁신 스타트업의 주요 발굴 지역으로 꼽으며, NextRise와 같은 글로벌 기술 전시회에서 만난 한국 기업들의 완성도와 몰입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언급했습니다. 특히, AI, 디바이스, 모빌리티, 차세대 컴퓨팅 분야에서 한국은 핵심 전략 국가 중 하나라 합니다. 업종에 따라 견해가 다르겠지만, A사는 한국을 이스라엘, 네덜란드와 함께 Top 3 글로벌 스카우팅 후보 국가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제가 인상적으로 정리한 핵심 키워드들은
핵심 판단 기준 기술력, 실행력, 내부 제품과의 전략적 연계
PoC 규모 일부는 수만 달러 수준의 파일럿으로 시작
투자까지 소요 기간 3개월~1.5년, 다수 부서와의 전략적 조율 필요
성공 요인 기술 자체보다 팀의 역량과 내부 사업과의 적합성
한국 스타트업 인식 “Top 3 글로벌 협력 대상지”로 인식
이번 미팅은 단순한 정보 교환을 넘어, 글로벌 대기업의 내부 투자 의사결정 구조와 스타트업 협업 방식을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점은, A사는 기술의 현재보다 ‘가능성’과 ‘실행력’을 본다는 점, 그리고 단순한 투자보다 전략적 연결성과 내부 공감대 형성을 훨씬 중시한다는 사실입니다.
앞으로 한국의 유망 스타트업들이 이와 같은 글로벌 CVC와 효과적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스펙을 넘어 실제 적용 시나리오, 전략적 타당성, 조직적 협력 역량 등을 명확히 제시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는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