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025년도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리포트 읽기

GSER(글로벌스타트업생태계리포트)란?

`

sticker sticker

안녕하세요, Dr. Jin입니다.


오늘은 데이터 기반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관련 보고서 중 하나, Startup Genome의 연례 보고서「Global Startup Ecosystem Report 2025」(이하 GSER 2025)를 소개드립니다. Startup Genome은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정책자문 연구소인데, 매년 GSER을 발간하며 글로벌 주요 지역별 도시 기반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비교하여 매년 자체적으로 순위를 매겨 공개하는데, 소위 글로벌 단위의 스타트업 생태계 랭킹 자료 자체가 희소하다보니, 많은 분들이 흥미를 갖고 딱히 대체재가 없으면 인용하는 보고서입니다.


(사실 스타트업이란 정의도 포괄적이고 광범위한데, 시계열 랭킹이란 것이 의미가 있는지, 어떤 척도가 대표성을 갖는지 등의 담론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GSER은 매년 Top 40 생태계를 도시 기준으로 아래와 같이 비교해 발표하고 있으며, 랭킹 평가기준은 지식 축적 (Knowledge Accumulation) / 자금 조달 (Funding) / 생태계 활동 (Ecosystem Activity) / 시장 도달 (Market Reach) / 창의적 경험 및 인재 개발 (Creative Experience & Talent Development)의 기준을 다시 세분류화하여 시계열 비교합니다. 2025에는 트렌드를 좇아 위 5가지 pillar에 AI 중심 전환 (AI-Centric Transition) 이 새로이 중요 요소로 포함되었네요.

- 평가 기준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GSER의 관련 Methodology 페이지 참고, 혹은 좀 내용이 어려운 분은 제가 재작년에 작성했던 해설 글 2023년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보고서 읽기를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2025년 보고서 랭킹만 간략히 요약해보면, 실리콘밸리가 여전히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뉴욕, 런던, 텔아비브, 보스턴, 베이징, 로스앤젤레스 등이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서울은 2025년 보고서에서 역대 최고 순위인 8위를 기록하며 아시아 스타트업 허브인 싱가포르(9위)와 도쿄(11위)를 앞섰습니다. (진짜?...)


1. 스타트업 생태계, 누가 떠오르고 누가 지는지


GSER 2025는 전 세계 350개 이상 도시 생태계, 500만 개 이상의 스타트업 데이터를 분석하여 올해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순위와 특징을 정리했습니다. 본 보고서는 무려 65개국 185개 기관과의 협력과 수년간의 독립 연구를 통해 작성된 만큼, 단순 랭킹이 아니라 정책적 시사점과 생태계 조성의 전략까지 담겨 있습니다.


그만큼 현재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국가 간 '선의의 경쟁'이 아닌, '경제 안보와 기술 패권을 건 전쟁'에 가까운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런던은 순위에서 한 계단 미끄러져 #3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가 되었으며,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뉴욕시와 함께 #2로 동률을 이뤘습니다.

보스턴 한 단계 상승하여 #6 위치에서 2년 후 상위 5개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에 다시 진입했습니다.

파리는 유니콘 수와 초기 단계 거래 수의 증가에 힘입어 #12로 두 계단 상승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홍콩이 단연 돋보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머징 생태계’에 있던 홍콩은 2024년 신흥 생태계 순위에서 올해 전 세계 #27위로 상승하여 상위 40개 중 가장 높은 폭의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인도의 벵갈루루는 또한 인상적인 진전을 이루어 상위 20개 생태계에서 #14에 도달하여 작년보다 7개 순위가 개선되었습니다.

필라델피아는 12계단 상승한 #13을 기록했으며, 이는 상위 40위 안에 든 모든 북미 생태계 중 가장 중요한 움직임입니다.

베이징(+3 to #5), 상하이(+1 to #10), 선전(+11 to #17), 항저우(+13 to #23), 광저우(+6 to #35) 등 상위 40위 안에 든 모든 중국 생태계의 순위가 향상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순위의 변화는, 비록 객관적인 통계로서 활용하기에는 무리하지만, 본 평가를 구성하는 요소들, 즉 해당 도시 생태계가 가진 ‘혁신, 자본, 인재’의 흐름이 어떻게 바뀌어가고 있는지를 유추하는 힌트가 됩니다.

GSER 순위 변화.PNG GSER 2025 중, 2021~2025년도 연도별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별 순위 변화 추이


세부 내역을 볼까요? GSER는 그간 스타트업 생태계를 다음과 같은 6가지 핵심 지표를 기반으로 평가해왔습니다.

Performance (성과) – 유니콘, IPO, 기업가치 등 경제적 성과

Funding (자금조달) – 초기 및 성장단계 투자, VC 투자 수준

Market Reach (시장 도달력) – 글로벌 진출, B2B/B2C 수출력

Connectedness (연결성) – 글로벌 네트워크, 스타트업 간 교류

Talent & Experience (인재와 창업가 경험) – 인력 수준, 연쇄창업가 비중

Knowledge (지식기반) – 특허, 논문, 기술지수 등

이중 올해는 Connectedness를 제외하고 AI Native를 넣었네요. 서울의 AI Native 수준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네요. 상하이와 도쿄와 같은 수준인데, 좀더 들여다보죠.


그림1.png


2025에 신설된 평가항목인 AI-Native는 어떤 부분인지 좀더 들여다보겠습니다. 이 요소는 생태계가 인공 지능(AI) 스타트업을 장려하는 정도를 종합적으로 측정한 것으로, Startup Genome은 AI가 점점 더 범용 기술로 자리 잡으면서 다른 부문의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이 부문이 다른 부문보다 강조되었습니다. 해당 항목을 구성하는 요소는 아래 지표들에 각 가중치를 반영한 합산이네요.

(50%) 2023-2024년에 설립된 모든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AI 및 빅 데이터 스타트업의 비율

(40%) 2023-2024년에 설립된 모든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AI 네이티브 스타트업의 비율

(10%) 2023–2024년 모든 기술 총 VC 자금 대비 AI-Native 총 VC 자금 비율


AI-Native가 낮다는 말은, 위 값이 낮다는 뜻, 즉 AI 분야 투자 VC 자금이나, 빅데이터/AI네이티브 스타트업 비율이 낮다는 얘기일텐데, 아마 40%를 차지하는 AI네이티브의 부족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2. 한국 생태계 현황은?


GSER 2025 보고서에서 서울은 역대 가장 높은 순위인 8위로 전년 대비 1단계 올라섰습니다. 서울에 대한 별도의 설명은 스타트업지놈 홈페이지의 서울 페이지에도 나와있으니 한번 볼까요?

01.PNG


네~ 각 도시별로 여기 데이터를 공급해주고 대표하는 기관들이 있는데, 서울은 SBA가 협력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GSER에서 각 생태계별로 보여주는 주요 인덱스들 중 서울 파트입니다. 보고서 전문에는 40개 생태계별로 아래와 같은 인덱스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림1.jpg GSER 2025 중 서울에 대한 설명
그림2.jpg GSER 2025 중 서울에 대한 설명


위 지표들로 보여지는 서울 중심의 생태계는 전반적으로 세계 평균을 상회하는 상위 수준입니다. 사실 글로벌 평균이라는 숫자는 퍽 편차가 큰 지표라, 평균을 상회한다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내용은 아닙니다만, 상대적인 척도로 감안해 시사점을 생각해볼 수는 있다 생각합니다.


글로벌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부분을 정리하면,

생태계 전반의 가치, 유니콘 숫자, 총 초기 자금 지원금액, 총 VC 자금 조달 규모, Exit 건수는 글로벌 평균을 훨씬 상회합니다.

글로벌 평균을 다소 하회하는 부분을 정리하면,

Seed 라운드와 Series A 라운드 중간값, 엔지니어 급여수준(!..)은 글로벌 평균을 다소 하회합니다.


(상세 내용 보기 #서울편)


최근 자주 느끼는 부분이지만, 우리 내수시장의 사이즈 한계, 도전 가능한 딥테크나 고부가가치 벤처산업의 부족 등, 스타트업 투자 금액이 (비록 10년 동안 많이 성장해왔지만) Seed와 Series A 중간값이 훨씬 커질 필요가 있다 생각합니다. 글로벌 평균 대비 비교라 그렇지, 미국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중간값 차이가 납니다.

(이는 단지 벤처 펀드가 딜별로 더 많이 쏘라는 뜻이 아니라, 그 밸류를 감당할 수 있는 BM과 솔루션, PMF가 수반된 목표시장 등이 동시에 수반되어야 할 일입니다)


또한 엔지니어 급여 수준, 말을 아끼겠습니다. 엔지니어의 밸류와 목소리가 존중받는 환경이 되어야겠습니다.



3. 홍콩, 벵갈루루, 필라델피아의 성장


작년의 라이징스타 생태계 세군데, 홍콩, 벵갈루루, 필라델피아를 살짝 들여다보죠. 이들은 떠오르는 도시는 공통적으로 로컬 중심에서 글로벌 중심으로의 전환, 대학-산업계-정부의 유기적 협력, 그리고 민간주도형 생태계 강화라는 키워드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1) 홍콩은 싱가포르와의 경쟁 속에서 중국 본토와의 연결성, 영어 기반의 규제 완화 등을 무기로 생태계 리포지셔닝에 성공했습니다.


홍콩은 2025년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보고서(GSER)에서 20계단 상승해 처음으로 상위 40위권에 진입하며 #27위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5,000만 달러 이상 규모의 엑시트 건수가 전년 대비 두 배로 증가한 것이 큰 기여를 했습니다. 2024년 기준 홍콩 내 스타트업 수는 4,694개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으며, 홍콩정부 산하 Invest Hong Kong은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해 총 539개 해외 및 본토 기업의 진출을 도왔고 이는 전년 대비 41%나 급증한 수치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홍콩 정부는 2,320만 달러를 투입한 I&T 액셀러레이터 파일럿 제도와, AI·로봇공학·반도체·신에너지 등 분야에 12억 8천만 달러 규모의 기술 투자 펀드를 조성하였습니다. 또한 HKSTP는 카오룽통의 InnoCentre를 200개 이상의 기업이 입주하는 'GreenTech Hub'로 전환하고, 2025년 4월에는 생성형 AI, 지능형 커넥티드 시스템,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한 첫 공공-민간 공동 가속화 프로그램을 시작하여 글로벌 확장을 목표로 한 공동투자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상세 내용 보기 #홍콩)


(2) 벵갈루루는 인도 전역에서 가장 강력한 기술기반 창업 집적지로서의 면모를 강화하며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지난 10년간 대규모 내수시장, 투자자 신뢰, 정책적 지원, 뛰어난 인재 풀을 기반으로 급성장하며 세계적인 혁신 허브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 중심에는 16,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밀집한 벵갈루루가 있으며, 2024년 인도 전체 스타트업 자금 120억 달러 중 47%를 유치하였습니다. 이 도시는 1,536개의 벤처캐피털, 2,256개의 CVC, 17,000명의 엔젤 투자자들이 활동하며, 시드 단계 자금조달도 전년 대비 26% 증가해 2억 6,8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주요 성장 분야로는 스페이스테크, AI, 클린테크 등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Karnataka 주는 40년간의 기술 산업 경험을 바탕으로 인도 전체 GCC(Global Capability Center)의 약 1/3에 해당하는 550개 이상의 센터를 유치하고 있으며, 이들은 단순한 공유 서비스에서 R&D와 지식재산 창출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벵갈루루 외에도 마이수루, 망갈루루, 허발리 등으로 생태계를 확장 중이며, ‘Co-create Innovation’ 프로젝트를 통해 신생 기업과 GCC 간 협업도 촉진하고 있습니다. PhonePe, RazorPay, Krutrim, Pixxel, Ather 등 다양한 분야의 대표 스타트업들은 Karnataka가 글로벌 창업 및 기술 혁신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상세 내용 보기 #벵갈루루)


(3) 필라델피아는 의생명, 헬스케어 분야 중심의 딥테크 중심 생태계로 전환하며 미국 내에서도 가장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필라델피아는 생명과학 중심의 강력한 산업 기반과 세계적 수준의 연구기관, 그리고 확대 중인 벤처캐피털 네트워크를 토대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444건의 거래를 통해 총 33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전년 대비 37.5%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주정부와 시정부도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샤피로 주지사는 5천만 달러 규모의 혁신기금을 2025~26년 예산안에 반영했고, 필라델피아 시장은 'PHL Open for Business' 행정명령과 함께 500만 달러 규모의 중소기업 촉진기금을 출범시켰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사이언스 센터는 2025년 자본준비 프로그램을 통해 10개 헬스테크 스타트업을 선발하였으며, 동문 기업들은 누적 3,500만 달러 이상을 조달하고 30억 달러 규모의 VC와 연결되었습니다. 벤 프랭클린 테크놀로지 파트너스는 3,500만 달러 펀드 중 200만 달러를 메드테크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림시스(Rimsys)에 투자했으며, 드렉셀대학도 기업가정신 교육과 함께 자체 펀드를 통해 15만 달러의 시드 투자를 집행하며 지역 혁신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상세 내용 보기 #필라델피아편)



4.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진화 방향: ‘전략적 수출’로 전환해야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지금 ‘기회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경제 전체의 구조가 수출 의존적이고, 제조업 중심인 만큼, B2B SaaS, 글로벌 클라우드서비스, AI 기반 수출형 모델에 대한 집중과 투자 확대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제가 몸담고 있는 무협에서 추진하는 NextRise의 글로벌 밋업 플랫폼, Innobranch에서의 국내외 대기업 1:1 오픈이노베이션, 그리고 여러 부처에서 추진 중인 글로벌 스케일업 지원 사업들은 향후 5년 내 생태계의 체질을 글로벌 DNA로 바꿀 수 있는 시금석이 되어야 하겠죠.


우리는 이제 “많이 창업하라”는 양적 성장에서, “팔리는 혁신 위주로, 전략적으로 글로벌 진출을 설계하라”는 질적 전환기에 접어들었습니다.


B2C 기반의 플랫폼 중심 비즈니스에서 B2B SaaS, 제조기반 스마트 팩토리, 클린테크, 헬스테크 등의 고부가가치 수출형 모델로 진화해야 합니다.

특히 유럽, 동남아, 중동 등 ‘비미국 시장’을 타겟으로 한 PoC 프로그램, 현지 파트너십, 규제 적응력이 중요합니다.

정부와 공공영역은 스타트업이 아닌, 글로벌 바이어의 니즈와 문제해결 중심으로 생태계를 리디자인해야 합니다.

sticker sticker

전략적으로 글로벌 진출을 설계하는 주요 요소는 아래와 같은 노력들이 뒷받침 되어야겠죠. 테스트베드 코리아 이니셔티브가 필요한 때입니다.

글로벌 투자자와의 밀접한 연결고리 확보 – 글로벌 VC 밋업, 연례 파트너 컨퍼런스 확대

테스트베드의 국제화 – World Trade Center Testbed 등을 글로벌 기업 대상으로 확장

엑싯 전략 정교화 – 해외 IPO, M&A 타겟 시장 정보 제공 및 로드쇼 확대

글로벌 커뮤니티의 한국 진출 유도 – 프랑스, 대만, 일본처럼 한국 내 국가관 설치, 파트너 생태계 상시 운영

디지털 규제 샌드박스 및 국경 간 클라우드 서비스 수출 지원


이상으로 「GSER 2025」를 기반으로, 글로벌 생태계의 트렌드와 한국의 현주소, 그리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나누어보았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1:1 밋업, 스타트업의 첫 혁신 소개팅 요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