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흔들 춤추는 나뭇잎
남편과 2025년 1월부터 매주 일요일마다 한주의 회고, 그리고 월초에는 월간 회고를 하고 있다. 6월 첫 주가 정신없이 흘러, 5월 회고를 한주 늦게 나눴다. “회고의 시간을 꾸준히 가지면서 나를 사랑하는 근력이 점점 더 생기는 것 같아. 여보가 나무나 꽃을 찬찬히 살피는 것처럼 나도 하루의 순간순간을 그렇게 경험하고, 느끼고, 어떤 경험이든 의미 있게 받아들이게 돼 가는 것 같아. 삶이 더 입체적이 되는 듯해.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그렇게 감각하고 느끼고, 의미를 발견하면서 그렇게 6월도 지내고 싶어.” 남편의 이야기에 조금 놀랐다. 그 언어에서 나와 너무나 비슷한 결을 느껴서.
“오늘 어떤 하루였어?” 퇴근 후 밤 산책을 하며 하루의 안부를 나누고, 그렇게 일상에서 소중한 발견과 다짐들을 나누고 그런 매일이 쌓이고, 한주가, 한 달이 쌓인다. 어떤 날은 나는 되게 무기력한데 남편은 아주 신이 나는 날도 있다. 그런 날이 며칠 반복되면 축하하는 마음과 동시에 괜한 심술도 난다. 그래도 어느 시간이 지나면 다시 괜찮아져 있고, 또 어느 날은 반대가 되기도 한다. 축하하고 축하받고, 위로하고 받으며 그렇게 그 그루 나무가 자란다. 어느 가지는 닿아있고, 어느 가지는 서로 달리 뻗어있지만 같이 자란다.
지금 어떤 삶의 순간에 있는지, 도전과 난관을 어떻게 통과해 가는지, 어떤 축하할 일들이 있는지를 가까이에서 보고, 그대로를 수용하고 존중하며 동행하는 이가 있다는 건 참 감사하고 기쁜 일이다. 그런 목격자가 있는 것과 그런 목격자가 되어주는 건 삶에서 참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목격자가 되어주는 일을 하는 것 같다.)
나는 남편에게 6월을 “여름 나무”처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여름 나무가 어떤데?” “여름에 나무는 잎을 키우지. 근데, 그 과정에서 나뭇잎이 많이 흔들리거든. 바람에 흔들리며 온몸으로 햇볕을 받기도 하고, 뿌리에서 수분을 올리기 위해 스스로 미세한 떨림을 만들기도 하고. 흔들림 속에서 오늘의 생명력을 뻗는 거야. 그렇게 잎이 커지고, 짙어져 가는 거지. 뭘 더하려는 것도, 안 하려는 것도 아니고 그냥 할 걸 하는 거야. 비 오는 날은 비를 흠뻑 맞고, 볕 좋은 날엔 무수히 흔들리며 잎을 키우고. 밤이 되면 쉬고. 그렇게 여름 나무처럼 흔들리면서 오늘을 자라고 싶어”
흔들리는 나뭇잎이 만드는 반짝거림은 스스로에겐 보이지 않지만, 저만치 떨어지면 보이는 것, 그러니 그저 오늘의 춤을 추며 흔들려 보자. 여름 나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