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좋아서, 또 도전한다-하이록스 서울 에필로그

다음 레이스를 향하여

by 태빅스

Chapter 13. 여전히 좋아서

하이록스 서울이 끝났다.
정해놓은 목표 시간은 없었지만,

지난 인천에서의 실수를 만회하는 것만은 꼭 이루고 싶었고 그 목표는 확실히 달성했다.

이번 서울 대회까지, 나는 한국에서 총 세 번의 하이록스 레이스에 참가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이번까지만 하고 그만하려고 했다.
그건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파트너도 같은 마음이었다.

올해 6월 부터 꾸준히 했던 훈련의 시간

마라톤과 이 하이록스 준비를 병행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힘들고 어렵기도 했고,

이번 하이록스 보다 더욱 열심히 준비했던 춘천마라톤에서 목표한 3시간 30분을 달성하지 못한 뒤에는

마라톤에 더 집중하고 싶다는 마음도 커졌다.


그리고 하이록스라는 운동에 좀 지겨워 지기도 했다.

‘세 번 정도 했으면 됐지 않나?’라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하이록스 서울 에서 결승선을 통과하고

하루 이틀 정도가 지나면서
파트너와의 지난 시간도, 인천에서의 실수들도,
춘천마라톤과 하이록스 레이스를 위해 훈련을 병행하며 힘들고 더웠던 여름의 훈련들,

춘천마라톤에서의 좌절, 하이록스 서울에서의 기쁨들.

모든 생각들이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나의 첫 번째 하이록스 레이스. 2024년 10월 하이록스 인천


나의 두 번째 하이록스 레이스. 2025년 5월 하이록스 인천


그런 생각들이 정리되고 나니 깨달았다.

지겨웠던 건 하이록스와 준비과정이 아니라

알게 모르게 가졌던 나만의 부담감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항상 준비했던 대회들(마라톤, 하이록스)이 끝나면 인스타그램과 개인적인 노트에

나의 기록을 남겨둔다.


이번에도 그렇게 정리를 하다 보니,

‘이번까지만’이라고 했던 마음은 어느새 사라지고

있었다.


"우리 딱 한 번만 더 해봅시다!"

"한 판 더!"


파트너와 함께 내년도 하이록스 다음 레이스를

(2026년 5월16-17, 인천) 결제했다.

나도 좀 어이없었다.
“이번까지만 한다.”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했고,

내 주변 지인들에게도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더 웃긴 건, 나는 내년 3월 동아마라톤도 이미 등록되어 있고,

내가 이번에 춘천마라톤에서 실패했던 기록에 재도전할 예정이다.

그리고 항상 풀코스 마라톤을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참가한다는 사실.

하지만 그 약속과 다짐은 하루를 넘기지 않는다.


결론은 그게 지겹고 부담스러워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는 사실.

결국 이유는 하나였다.
좋아서.

좋아하는 걸 억지로 그만둬도 결국 다시하게 된다.

난 아직 이 마라톤과 하이록스를 좋아하고,

오늘 보다 조금 더 발전한 내 자신이 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 순간의 공기, 대회를 앞두고 느끼는 불안,

준비 과정, 그리고 통과하고 난 뒤의 조용한 안도감과

희열까지.


그래서 또 도전한다.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다.


하이록스 서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