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에 대하여_

'Coming Home', Skylar Grey

by 레드오렌지

비가 왔다. 창원의 유명한 관광지인 귀산에 놀러 가려 했지만 비로 인해 갈 수 없었다. 캠핑의자를 깔고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려 했다. 후회가 밀려왔다. 다른 날짜에 약속을 잡을걸… 왜 일기예보를 제대로 확인 안 했을까… 비 오는 날씨를 참 좋아하는 나지만, 그날만큼은 비가 원망스러웠다. 왜 그랬을까? 정말 바보 같네. 다음부터는 일기예보를 잘 확인해야겠어.


후회가 많다. 사람이란 게 그렇다. ‘아 그때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라거나 ‘나는 왜 그랬을까? 정말 바보 같았어.’ 같은 말들을 습관처럼 하게 된다. 과거의 행동에 대해 아무리 후회해 봐야 돌아오는 건 하나의 진실뿐이다. 그 과거는 결코 돌아오지 않는다는, 선택은 돌릴 수 없다는 불편한 진실. 순간의 선택이 모든 걸 좌우한다. 인간이라는 게 그렇다.




수많은 사람들이 순간의 선택에 생사를 넘나는다. 전쟁터의 갈림길에서 왼쪽을 선택한 병사는 오른쪽으로 갔더라면 총을 맞지 않았을 테다. 교통사고를 당한 그 환자는 더 가까운 병원을 선택했더라면 살았을 것이다. 그 수많은 가능성을 돌아보면 항상 후회는 남는다. 그러나 어찌 되었건 왼쪽을 선택한 병사는 죽었고 먼 병원을 선택한 환자는 죽었다. 미래에서 그 당시를 돌아보면 분명 잘못된 선지를 고른 것일 테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냥 그 순간에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고.


그럼에도 후회가 넘쳐흐른다면 이렇게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전쟁터의 그 병사는 갈림길의 왼쪽에 꼭 살려야 할 전우가 쓰러져있었을지 모른다. 교통사고를 당한 그 환자에게 더 가까웠던 병원에는 환자가 너무 많아 치료가 늦어졌을지 모른다.




지금 우리가 하는 후회는 그나마 다행이다. 그 병사나 그 환자처럼 죽음을 맞이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후회를 마주할 때는 이렇게 생각해보자. 그때는 내가 왜 그랬을까 생각하고, 동시에 그 선택에 죽지 않았음에 감사하자.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겠지 하며, 미래에는 더 나은 최선을 발견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하며. 결국 우리는 같은 후회를 반복하지 않도록 발전해야 하지 않겠는가.


세상에 후회 없는 인간이 어디 있겠는가, 다 후회하며 살아가는 거지. 그렇지만 한 발자국이라도 내딛으면서, 그렇게 선택하며 살아가는 거다. ‘에휴 내가 그렇지 뭐’, ‘나는 맨날 실패만 해’ 후회하면서 말이다. 지금껏 살아온 이 삶의 최전선에 있는 나에게는 이 선택이 최선이라고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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