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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페페 Apr 26. 2024

경험해 봐야 느낍니다.

임신 5주 차래요.

산부인과에서 초음파를 봤어요.


뱃속에 서리태 한 알이 보이더라고요.

그렇습니다. 한 9달 후면 엄마가 될 것 같아요.


여태까지 임신을 한 주변사람들이나 친구들을 봤을 때 축하를 건네긴 했습니다만, 축하할 일인 것인가 한 번씩은 갸우뚱했습니다.


한 인간이 생겨나고 세상 속에서 고생을 하고, 꺾이고, 늙고 죽어가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니까요.


어린 시절부터 이럴 거면 부모님은 나를 왜 낳은 건지, 삶은 어찌 이리 고통스러운지를 생각하다 보니 임신에 대해서, 어린아이에 대해서, 진심 어린 축하도, 기쁨을 공감하지도 잘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제 초음파를 보고,

까만 서리태 한 알을 보았을 때,


문득, 눈물이 차올랐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감동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서리태가 무사히 인간이 되어 평온하게 잘 자랐으면 좋겠다.'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남편에게 초음파 사진을 보여줬더니,

남편의 눈도 촉촉해졌습니다.


비슷한 마음이었겠죠.



이제는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축하받을 일이 맞네요.


부모가 되는 것, 인생의 새로운 장을 넘기는 것.

아이는 물론 삶이 고되겠지만, 사랑을 받고 나눌 수 있는 것.

그런 것들.


목표지향적인 편이라 아이가 사랑받았으면 싶은 만큼 주변에 사랑을 베풀고 싶어 지네요.

평소에 없던 인류애예요.


참, 저란 사람은,

경험해 봐야 그제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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