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의 흔적, 사라지는 자리

Traces of Meaning

by 레드 피터

요며칠 강한 햇살이 못마땅했다.


빛은 사물의 속살을 드러내는 듯했지만,

정작 어둠 쪽이 더 깊숙이 끌어당기며

보여줄 듯 감추고, 드러낼 듯 사라졌다.


뫼르소는 착각한 것이다.

확실하다고 믿는 순간,

의미는 그 자리를 빠져나가

멀리 미끄러져 버린다.


현기증 같은 틈 속에서

감각과 의미는 서로 엇갈리고,

진실이라 생각했던 무언가는

손끝에서 가볍게 빠져나갔다.


나는 눈을 가리는

진실한 거짓말들 사이에서

겨우 시야를 열어

흐릿한 세계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애꿎은 셔터만 튕겨가며

잡힐 것 같은 어떤 것,

사라질 것 같은 어떤 것을

발바닥 뜨겁게 데우며

거리에서 끝없이 찾아 헤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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