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Edge of Being
시간이 날 때면,
나는 멀리 가지 못한다.
일하는 곳 근처를, 아무 말 없이 걷는다.
카메라 한 대를 들고 천천히 흘러가듯 움직인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그 길에서
나는 언제나 희미한 긴장감을 느낀다.
가까이 다가가면 사라지고,
멀리 떨어지면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그 간극의 온도 속에서만 세계는 잠시 나에게 열린다.
나는 사람을 소유하지 못한다.
얼굴은 선명해지는 순간,
오히려 환영이 된다.
나는 슬픔도, 기쁨도, 애정도 찍지 않는다.
단지,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어떤 틈,
그 접근 불가능한 투명한 거리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그 곳에서
나는 나와 세계가 스치는
아주 빈약한 순간을 겨우 포착할 수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