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에 있었던 내가 본 세계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라.” ― 요한복음 1:5
그 시절 내 사진이 어두웠던 이유는
단지 표현의 취향 때문이 아니었다.
나는 정말로 어둠 속에 있었고,
그 안에서 어떻게든 빛을 찾으려 몸부림치고 있었다.
빛을 갈망했기에,
내 사진은 언제나 깊은 암부와 강한 명부의 대비로 흔들렸고,
그 틈에서 일어나는 작은 감각의 사건들이
나에게는 하나의 구원을 향한 기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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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다니던 교회 청년부와 함께 산청으로 아웃리치를 갔다.
멀리 갈 수 없는 청년들이 짧은 휴가를 내어
소외된 교회와 마을을 돕는 선교 프로그램이었다.
우리가 했던 일들은 소박했다.
마을잔치를 열어 말동무가 되어드리고,
낡은 벽지를 손보고, 영정사진이 없는 어르신들을 위해
사진을 찍어드렸다.
의사와 간호사였던 친구들은 간단한 진료를 하고,
도시의 병원들과 연계해드리는 역할을 맡았다.
내가 맡은 일은 영정사진 촬영과 전체 행사 스냅이었다.
그 날로부터 20년이 지났다.
그때의 나는 많은 이들에게 빚을 지고 살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사랑의 빚’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내 멋대로의 자아에 취해 살아가던 시절이었다.
내 사진이 어두웠던 이유는
그것은 단순한 미적 선택이 아니라
내가 어둠에 잠겨 있었다는 진실이었다.
교회를 다니면서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내면의 문제들, 곪아 있던 자아의 상처들,
말로 풀리지 않는 심연 같은 감정들이
그 사진의 톤으로, 질감으로, 암부로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었다.
그 어둠의 결이 지금도 내 사진의 밑바닥에 남아
내 시선의 방향을 조용히 흔들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