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당신은 나의 시이며
당신은 나의 에세이야.
당신은 나의 각본이고
당신은 나의 소중한 책 한 권이야.
당신의 예쁜 얼굴
빤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난 몸과 마음이 마비가 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어요.
하지만 동시에 많은 것들을 떠올리기도 해요.
반짝이는 별,
무섭게 휘몰아치는 거친 파도,
새하얀 메밀꽃밭,
어지러이 피어있는 코스모스 꽃밭,
시멘트 벽 사이에 피어난 작은 민들레,
꽃집안에 풀 냄새, 꽃 향기.
난 많은걸 바라지 않아요.
그저 내 옆에 그렇게만 있어줘요.
하루하루 늘 꿈만 같은 그 시간들이 거품처럼
사라질까 불안해하지도 않을래요.
당신의 그 맑은 눈동자,
내 손을 어루만져주는 당신의 손길,
나긋나긋한 당신의 목소리.
모든 게 감사한 그저 바로 이 순간
그리고 당신
난 그거면 돼요.
고마워요.
나에게 스며들어 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