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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mi Jul 02. 2019

미술치료 일지 작성하기 - 1

미술+심리+상담+교육이 융합된 미술치료, 일지는 어떻게 작성하면 좋을까?



미술치료의 현재, 그리고 일지



십여 년 전 미술치료가 대중에게 확산되기 시작할 때, 나에게 미술치료는 미술을 결합해 심리를 치료한다는 접근법은 일반적 상담과 다른 차별성을 가지는 신선한 전문 학문분야로 보였다. 지금도 여전히 미술치료 영역은 발전하고 있고 특수분야라는 전문성을 띄고 많은 수의 전문 대학원이 신설되고 학과로도 생겨났다.

대학교 전공으로 개설되어 이미 4년이 지난 지금, 현장에서 만난 실습학생은 현실적 어려움에 대해 토로했다. 전공을 이수한 많은 수의 학생들은 심리상담분야로 진로를 바꾸거나 대학원에 진학해 심화과정을 밟아나가고 있어 현장에서의 전문성 부족과 자신들이 설 곳 없는 현실에 실질적 취업률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확실히 내가 시작할 때보다 자격요건이 더 상향되었고, 여느 심리상담 분야처럼 석사 이상의 수련과 공부는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사람의 심리를 다루는 영역이기에 많은 시간의 수련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미술치료 아니 이제는 미술심리상담이라는 분야는 더 작은 가지치기가 되어 또 다른 전문영역으로서의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현장 8년 차에 접어들며 느끼는 현재의 미술치료는 대중으로부터의 표면적인 인식은 분명 전문적 영역인데, 실제 현장에서는 상담센터를 개설하거나 학교와 연계된 기관이 아닌 이상 사회복지사나 물리, 작업 치료사 등의 코워커가 아닌 희생과 봉사를 바탕으로 한 봉사자나 실습생의 이미지가 더 강했다. 지금은 석, 박사 고학력 전문인력이 다수 배출되면서 점차 전문영역으로써 자리 잡아가고 있는 중인 듯하다. 그래서인지  처음 약식으로 미술치료를 접했을 때보다 실제 현장을 알수록 이것이 전문분야라는 이미지에 비해 허술한 체계, 다양한 학문이 융합되어 이도 저도 아닌 것 같은 학문 정체성에 나 또한 어떻게 가치관을 세우고 걸어 나가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 학문적 체계성은 이제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고 그 한가운데 서있는 학생들은 방향을 몰라 헤맨다. 한 학생은 상담기법을 결합한 미술치료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대한 연구논문은 다수 발표되고 있지만 실질적 학과 과정에서는 아직 니즈를 파악하지 못하고 체계를 만들어 나가는 중이다.


또 학생들 공통적으로 답답함을 이야기했던 것 중 하나가 실습을 한 후 일지를 작성하는 방법에 대해 배우지 못한다는 것이다. 도서관을 뒤지고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봐도 미술치료 일지를 작성하는 법은 찾을 수 없었으며, 연식이 지난 상담 영역의 일지 작성법이 있었노라고 말했다. 떠올려보니 나 또한 석사과정에서 실습을 하며 일지 작성 틀만 제공받았을 뿐 그 안의 내용은 어떻게 채워나가야 하는지 제대로 듣지 못했고, 여느 대학원 과정이 그러하듯 스스로 알아나가야 했다. 상담이나 사회복지 영역에서 쓰이는 다양한 일지 작성법을 확인하고, 병원, 복지관, 개별 기관 등에서 먼저 실습했던 선배들과 함께 작성했던 일지들을 쓰고 탐독하며 나만의 일지로 다듬어 나가게 되었다. 지금도 솔직히 계속 고치고 다듬어나가야 하는 과정이라 매우 부족하고, 누군가는 이보다 더 훌륭하게 일지를 작성해 나가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첫째로 개인 공부 차원의 정리이며, 둘째로 나 또한 아무도 상세히 일러주지 않아 답답했고, 뒤를 이어 공부하는 학생들도 어려움을 느끼고 있어 미약하나마 목마름을 해소할 방법이라도 알려주려고 함이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다른 분야의 자료들을 습득하며 내용을 수정하고 보완해나갈 계획이다. 처음이라 부족한 부분이 많겠지만 이를 계기로 질 좋은 작성법들이 뒤이어 나오길 기대해본다.   











일지는 왜 쓰지? 미술치료 일지 작성법은?



일지는 한 마디로 관찰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총체적 과정이다. 상담(치료, 면담)한 과정을 일련의 순서대로 복기해 작성하는 것으로 대상자(내담자)의 성향과 문제점을 파악해나가는 자료가 된다. 또한 상담이나 사회복지 일선, 미술치료에서 내담자와 면담이나 상담 진행 후 일지를 작성하는 것은 일반적이고 작성하는 이유도 앞서 설명한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각 분야마다 이를 작성하는 체계는 모두 제각각이며, 현장 상황에 따라 실질적 기술법도 판이하게 다르다.


그러면 미술치료 일지는 어떤 차별성을 가지며, 어떻게 작성하는 것이 좋을까?

미술치료 일지는 대상자의 행동 관찰과 함께 작품사진, 작품의 특징이 함께 기술되고, 이를 통해 질적으로 더 면밀하고 심층적인 성향분석에 접근할 수 있다. 단회기가 아닌 연속적인 회기가 진행될 경우 궁극적으로 치료자의 개입, 프로그램 적용, 전체 목표 및 회기별 목표 수립이 적절하고 달성했는가 등 자기 성찰의 자료가 되기도 한다. 관찰일지는 대부분 치료자와 보조 관찰자의 간단한 메모나 기억력에 의존하기 때문에 회기를 함께 한 관찰자들 간 기억의 오류는 없는지 일지를 통해 서로 재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연구로 진행되는 경우 대상자의 동의를 얻어 녹취나 비디오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료의 객관화가 확보되어 더 좋으나, 현장에서만 감지할 수 있는 미세한 대상자의 언어나 행동 등을 놓치지 않기 위해 회기 진행 후 빠른 시간 내에 관찰일지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


왜 쓰는지는 알았다면 이제는 어떻게 쓰는지 알아보자.

현재 실습학생들을 지도하며 활용 중인 미술치료 임상실습일지를 바탕으로 기본 골조를 살펴보면,

기입해야 하는 항목들로 장소, 회기, 일시, 작성자, 치료사, 인원, 프로그램명, 프로그램 목표, 프로그램 내용, 집단원별(대상자) 관찰 내용, 대상자 개인정보(보호된 이름, 성별, 나이), 치료사의 개입 및 평가, 다음 회기 계획이 있다. 그리고 각 항목별 세부사항들은 아래 그림 1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절대적 기준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양식으로 생각하고 기입해 나가면 좋다. 다음번에는 항목별로 어떻게 기입해 나가면 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자.


그림 1. 미술치료 임상실습 관찰일지 샘플




책으로 확인해보세요


2019년도 브런치에 간단히 연재했었던 미술치료 관찰일지 작성법에 대한 기록들을 모아

종이책으로 볼 수 있도록 부크크에서 출간했습니다. (따끈따끈 신간)

기존의 내용 외에도 학생들을 만나고 소통하면서 그들에게 필요했던 부분들도 

간단하게 추가로 작성했습니다. 


https://www.bookk.co.kr/book/view/86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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