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위험한 발언 : 나의 '신'
얼마 전 알 수 없는 나의 존재의 이유를 느끼고 고민하면서
인간을 넘어선 영적인 존재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내가 느꼈던,
그리고 수 많은 사람들이 느꼈던 존재의 이유와 영적인 존재를 생각하다보면
결국 한 가지 방향으로 흐를 수밖에 없지 않는가라는 생각에 닿았다.
신. 바로 종교적 믿음이다.
사람들은 흔히 삶을 살다가 힘든 일을 겪게 되었을 때
혹은 인간이 아무리 애를써도 인간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무언가를 느꼈을 때
종교에 믿음을 두게 된다고 한다. 또는 다른 이유에서도 종교를 택하게 된다.
나는 어떤 이유에선지 아직 종교를 택하지 않았다.
모태신앙도 아니었기에 남들보다 좀 더 종교에 대해 자유로울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
헌데, 내가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나의 실패와 성공들을 뒤돌아보니
나 역시 영적인 존재와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꼭 어떤 종교를 택해야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민간신앙에서부터 우리는 영적인 존재를 믿어왔다.
그 후 점차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종교가 탄생되었고, 그 힘은 한 나라의 왕권을 넘어서게 되었다.
작은 차이지만 종교적 이념의 차이로 세기의 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다양하게 존재하는 종교들의 정답은 있는 것인가.
양육강식의 세계처럼 더 우월한 국가가 믿는 종교가
혹은 종교적 힘이 센 종교가 더 옳은 종교가 되는 것인가.
난 아직 잘 모르겠다.
내가 만난 다양한 종교의 사람들 예를 들어 기독교, 천주교, 불교, 이슬람을 믿는 사람들은
모두 같은 마음으로 신을 경외하고, 각자의 종교적 규칙에 스스로를 맞추려고 노력하며
깨달음을 얻는 사람들이었다. 서로 서로의 종교를 존중하면서 말이다.
심지어 이슬람 국가인 모로코에서 나는 타종교의 존중을 더 많이 느꼈다.
내가 만난 이슬람교 사람들은 자신의 신을 경외하고 인정하는 만큼 다른 종교도 인정하고 있었으며,
종교적 관념이 다르다고 하지만 그 신의 존재는 결국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나 역시 이 말에는 깊게 동의하는 바이다.
모든 종교의 본질은 결국에 같은 존재로 가게 되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어떤 종교를 믿을 뻔 했을 때, 난 두려워했었다.
한 가지 종교를 갖게 되면 나의 편협한 시각으로 다른 종교들을 배척하지 않을까,
혹은 나의 종교가 옳기에 다른 종교들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들을 지탄하지는 않을까 하고 말이다.
인간의 존재는 부족함이 많은지라 자신이 생각하는 것,
자신이 믿는 것으로만 세상을 보게 되고 판단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내가 그 편협한 시각에 한 겹을 더 쓰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자신의 신과 종교를 믿으며 타 종교를 존중하며 살아온 종교계 위인들의 타계 소식을 들으며,
내가 한 없이 부족하기에 느낀 두려움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난 그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했다.
아직까지는 영적인 신의 존재를 느끼지만
그 존재의 이끌림을 따라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고,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고, 겪어야만 하는 실패와 성공들을 느끼지만,
아직은 이렇게 나의 인생을 살아가고 싶은 걸까
지금의 이 과정이 비록 어떤 종교로의 귀로에 느끼는 필수불가결한 고뇌일지라도 말이다.
아직은 자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