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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선 Oct 23. 2020

당해보지 않았으면 참으라고도 말아주길. 층.간.소.음

층간소음으로 고통받는 나와 당신을 위한 글.

제목 그대로다.

당해보지 않았으면 참으라고도 말아주길 바란다. 층.간.소.음


아~ 코로나라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 층간소음이 심하다고 들었습니다.


아니, 그 정도라면 나는 참으라고 할 수 있겠다.

시작은 2년 전, 이 집을 처음 이사 왔을 때다.

이사 오기로 한 전 날, 짐이 다 나간 새집에서 아이와 함께 구조를 보러 왔다. 신난 아이가 딱 한번 와~~~하고 집을 맞이한 순간.


빨간 뿔테 아주머니가 초인종을 눌렀다.


"애가 뛰었나요? 시끄럽네요!"

그게 처음 아래층에 대한 만남이었다.

원래 이사를 하면 자그마한 선물을 앞집, 옆집, 아랫집에 드리곤 해서 아이들 편에 보내드렸더니

"됐다고 말씀드리고, 뛰지나 마라" 그렇게 6살, 10살 나의 아이들은 상처를 안고 왔다.


이후. 늘 띵똥 띵똥.

901호 띵똥 아저씨라는 책처럼. 늘 그렇게 울그락 불그락 올라오셨다.

늘 빨간 뿔테를 치켜올리며.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이들끼리 집에 놀 수도 없었다. 언제 올라올지 모르니.

결국 전화번호를 주고받았고 문자로 소통하기로 했다. 그렇게 문자는 늘 왔다.


- 아이들이 뛰나요?

- 물건을 끄나요?

- 물건을 떨어뜨렸나요?


아. 피가 말라죽겠다. 어느 순간 알아낸 듯. 포기한 듯 띵똥은 없어졌다.

우리 집이 아니라는 걸 안 것 같다.

그리고 본인들의 소음이 우리 집으로도 올라온다는 걸. 근데 이렇게까지가 1년 걸렸다.


윗집은 더 가관이다. 아침저녁으로 마늘을 빻는다.

늘 같은 시간

늘 같은 장소

늘 같은 발 망치가 같은 동선으로 움직인다.

어느 날 아이가 울면서 말한다. 제발 이사 가고 싶다고

매일 쿵쾅 거리는 윗 집에 화가 난다며

엉엉 울어버렸다. 작년 옆 단지에서 학교 친구들인데도 엄마들끼리 소리소리를 지르며 층간 소음 때문에 싸웠다던데. 음.. 이 학군지에서도 그런 일이 있구나~ 했더니. 나도 그럴까 무서워진다.


후에 알았다.

1년 만에 계약도 못 채우고 갔던 전 세입자는

밑의 집과 윗 집에서 못 버티고 나갔다는 것을.


청소기 돌리면 밑에 집은 올라오고

윗집은 매일 시끄러워 문 연 순간 쌍욕이 튕 튀어나왔다며..


어쩌지, 난 재계약도 했는데

어떻게 버텨야 할까.

관리실도 소용없는데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이 말한다.


엄마. 책에서 봤는데 층간소음은 서로서로 양보하고 배려해야 된데요.

서로 참아주어야 한데요.

글쎄다. 엄마도 선생님이라 교과서에 나온 대로 지도는 하겠지만.

진심으로. 왜 이렇게 층간소음이 다~~~~ 들리게끔 건물을 지은 것인지 첫 번째로 화가 나고

어쩜~~ 이렇게도 배려를 안 하는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를 않는구나. 새벽 6시부터 발 망치하는 건 좀 심하지 않니.


까치발에

귀 막고 공부하는 중간에 끼인 우리 집.

참,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우리나라 같구나.

이웃 복이 있었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그랬다면 전하지 못한 이 글도 효과가 있을 텐데 말이야 ㅠ.ㅠ

교과서대로 배운 네가 무엇이 잘못이겠니. 엄마도 그리 가르치고 있거늘 ㅠ.ㅠ



그런데 지금은 기도 만이 답인 것 같구나. 어느 한 층이라도 이사가게 해달라고 말이야.

아니면 엄마에게 조금만 더 자비로움이 생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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