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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선 Jul 22. 2021

Zoom수업 미참석자.

방학식 하는 오늘까지도 나는 우리 반 아이를 찾아다녔다.

유래 없는 전염. 대유행.

코로나에 전국이 들썩였다.

학교는 바뀌는 학사일정과 수업방식을 뉴스로 접했고

뒤늦은 준비와 혼선으로 마비된 작년.

출처: 유토이미지

올해는 다르리라 기대하는 수많은 시선으로

나름 참 열심히 했다.


Zoom 수업은 확대되었고

아이들 과제와 배움 노트는 더 강화되었다.


그러나 방학식을 한 오늘까지도 난 참 힘들었다.


정각에 들어오지 않는 아이들.

수업을 하면서 결석생을 챙겨야 되는 담임들.

연락되어 바로 오면 다행이지만

부모님도 아이도 전화를 받지도 메시지를 읽지도 않는 상황.

그렇게 나는 월요일도 두 시간가량 아이를 찾았고

방학식인 오늘까지도 결석생을 찾아 헤맸다.

출처: 유토이미지

Zoom 만 아니면 뛰어라도 가겠건만.

어디로 튈 줄 모르는 아이는 늘 나에게 불안을 선물한다.


마치 수학여행에서 한 명의 아이가 화장실이 급해 실수하고

휴게소에서 부모님을 기다려야 할 때 홀로 남겨놓아 졌던 그때 상황

다른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의 선택처럼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매 순간 방황하고

무기력해지고

찾고 나면 힘이 쏙 빠진다.


수업 내내 비디오를 켜라를 반복하고

대답 없는 아이의 이름을 부르고 또 부르며

원격수업이라 편하겠다는 사회의 눈총 속에서

차라리 전면 수업이 낫다는 말을 외치고 또 외친다.


늘 그렇듯 교사의 소리는 다시 묻히겠지만

그래도 소리를 내야

누군가는 그 소리를 들어줄 것이기에.


방학식날

"선생님 한 학기 동안 너무나 감사했습니다"라는 그 메시지 하나에

남들이 청탁 금지법과 김영란법을 들먹이며

아이가 선생님에게 주고 싶어 하는 그 초콜릿까지 거부해야만 했던 오랜 기간에 설움이 잊힌다.

출처: 유토이미지

나에게 교사로서의 힘은 있는 걸까?

아이가 공부를 안 하니 6시간 줌 수업을 해야 된다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과연 나는 6시간 줌 연수를 들을 있었는지를 떠올리며


눈에 보여야만 공부를 하는 거고 가르치는 거라는 그 말들에 대한 반박권은 있는 것일까?

출처: 유토이미지

한 학기 동안 참으로 열심히 했다.


집중시키느라

가르치느라

바뀔 때마다 적응하느라


대한민국 교사로서

우리의 적응은 정말 감탄스럽다.


지치지 말자.

지쳐 떨어지지 말자.

너무 애쓰고 애달파하고 실망해서 나가떨어지지 말고

출처: 유토이미지

"김선 선생님은 꼭 담임선생님을 하셔야 해요.

30명이 아이들이 얼마나 행복하겠어요" 라던 그 말.

그래. 우선 충전 좀 하고 내 행복을 나누어줄 수 있도록 힘을 내보자.


고생했다. 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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