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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짝 않던 땅이 흙을 연신 게워낸다. 이는 곧 다가올 연둣빛 생명들에게는 희소식이다.
겨울이 지나 봄이 오면 적갈색의 진득한 토양은 땅 아래 옹그리고 있는 조막만한 생물들에게 가장 연한 보호자가 되어줄 것이다.
생명이 나올 자리와 시간을 아는 것. 다음 생명이 세상에 나올 기회를 열어주는 것. 자연은 완벽한 질서에 의해 돌아간다.
작년 겨울. 관악산 둘레길 사색의 숲을 거닐며 직접 촬영한 사진들이다.
겨울이 막바지에 이르고 땅이 몸을 연하게 만드는 것이 느껴졌다. 풀빛의 약동을 기다리며 끄적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