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11일, 서울역 티타임의 기록
5월 8일 방배동 티타임이 있은 후 며칠이 지났다.
오늘은 5월 11일 금요일. 역시나 날이 좋은 한낮이었다. 일러스트 관련한 이야기도 할 겸 오랜만에 최 코치님(난 그렇게 부른다. 아마 나만 이렇게 부르는 듯) 얼굴도 뵐 겸 서울역 위워크에서 티타임을 가졌다.
최 코치님과는 이전에 을지로 위워크에서 알게 되었다. 시원시원 털털한 사람. 같은 나이 또래라서 종종 같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로 볼 때마다 대단하다고 느끼는 사람이기도 하다. 전에 코칭이나 기업교육 쪽에서 오랜 경험이 있고 현재는 튜터링이라는 모바일 원어민 회화 애플리케이션 스타트업의 공동대표이기도 하다.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다가 갑자기 이 사람이라면 내가 며칠 전에 받은 질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졌다.
"최 코치님, 최 코치님은 자유로운 삶이라는 것의 정의가 뭐라고 생각해요?"
"응? 그런 거 왜 물어보는데."
"아.. 사실 내가 얼마 전에 이 단순한 질문받고 명확하게 답을 못해서 약간 충격 먹은 상태거든."
"그래? 난 단순하게 '선택권'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자유라는 거."
"선택권이요?"
"그래, 선택권. 내가 살아가면서 무엇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나에게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내가 원할 때 일어날 수 있고, 잠잘 수 있고,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는 것이 자유이지 않을까?"
"아하... 그럼 일단 돈이 많아야겠네요?"
"돈도 많아야 하고, 시간도 많아야 하고. 뭐 막 돈이 엄청 많아야 한다는 건 아닌데, 일단 어느 정도의 여유가 있다면 보다 자유롭겠지. 적어도 내가 무언가 사고 싶은 게 있거나 가고 싶은 곳이 있을 때 내 선택으로 그것을 할 수 있잖아. 그게 자유겠지."
"음.... 그런데 지금 시간적으로는 자유롭지 않지 않아요? 사람들 만나야 하고 하기 싫은데 해야 할 일도 있고. 나도 대표 역할 조금은 해봤지만, 자유와는 거리가 멀어서 웬만하여서는 다시는 하고 싶지 않던데."
"지금도 자유로워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해서 하고 있잖아요. 내가 좋아서 하고 있는 거구. 회사처럼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적인 여유는 지금 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성공하면 그때 오겠죠. 경제적인 여유와 함께."
단순하고 명쾌하다. 역시 최 코치, 그녀답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실 그녀와 자유로운 삶에 대한 대화를 주고받으며 한 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그래, 꼭 지금 당장 '자유로운 삶의 명확한 정의'를 내리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그럼 먼저 다른 사람들의 정의를 들어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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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16일.
봄비 오는 수요일 오전에 기록한
2018년 5월 11일, 서울역 티타임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