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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버린 나의 이야기

by 리도씨



가끔 그런 날이 있어.


아무 일도 없었는데, 문득 오래된 기억이 떠오르고

그때 내가 느꼈던 감정들이 조용히 다시 살아나는 날.


창밖으로 낙엽이 흩날리듯

내 안에도 조용히 스쳐가는 장면들이 있어.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말해도 아무도 이해 못 해줄 것 같았던 그런 이야기들.


그 시절의 나는 말수가 적었고,

혼자라는 감정에 익숙해지려고 애썼어.

누군가의 다정함조차 버겁게 느껴져서

괜히 밀어내던 날들도 있었지.


지금 돌이켜보면

참 많은 걸 품고 있던 청춘이었는데,

그땐 그냥 버텨내는 데만 온 힘을 쏟았던 것 같아.


그 시간들이 지나고 나니까

나는 조금 무뎌졌고, 조금 단단해졌고,

이제는 그 시절을 떠올리면서

살짝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됐어.


그 모든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앞으로 올 미래도

그 위에 천천히 쌓여가겠지.


청춘은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건 아직 내 안에서

노래처럼, 기억처럼

조용히 살아 있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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