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삶을 디자인하는 기준
투명한 유리컵에 담긴 맑은 물을 천천히 들이켠다.
목을 타고 내려가는 그 짧은 순간, 나는 어제의 찌든 마음을 씻고 오늘이라는 백지 위에 새로운 선을 긋는다.
그 선이 어디로 이어질지는 아직 모르지만, 나는 오늘도 내 삶을 디자인한다.
우리는 하루에 수백 가지의 선택을 하며 산다.
아침에 뭘 먹을지, 어떤 옷을 입을지부터 어떤 사람과 시간을 보낼지, 오늘 하루를 어디에 쓰고 싶은지까지.
그 선택 하나하나가 쌓여 나라는 집을 짓는다.
하지만 기준이 없다면, 그 집은 늘 수리 중이다.
하루는 이쪽으로 기울고, 하루는 저쪽으로 흔들리고, 결국 내가 원하는 삶과는 거리가 먼 방향으로 흘러간다.
기준 없는 선택은 타인의 기준을 따라가게 만든다.
SNS 속 남의 여행, 성공, 몸매, 명품들이 내 선택의 이유가 될 때, 나는 어느새 ‘나의 삶’에서 멀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삶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단순히 계획을 세우는 일이 아니다.
그건 마치 공간 디자이너가 한 공간의 기능, 정체성, 감정을 고려하듯 내 인생이라는 공간에 어떤 색과 구조를 입힐지 고민하는 일이다.
그 고민은 다음 세 가지 질문에서 시작된다.
첫째. 나는 어떤 감정을 자주 느끼며 살고 싶은가?
기쁨? 평안함? 몰입? 설렘?
감정은 선택의 나침반이다. 내가 자주 느끼고 싶은 감정이 무엇인지 안다면, 그 감정에 가까운 선택을 하게 된다.
둘째.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성실한 사람’, ‘도전하는 사람’, ‘나누는 사람’…
삶의 태도는 이 질문에서 뚜렷해진다. 기억되고 싶은 모습이 곧 오늘 내가 살아야 할 모습이다.
셋째. 나만의 중요도 순위는 무엇인가?
건강이 먼저일까, 가족일까, 일의 성취일까?
기준은 우선순위에서 생긴다.
바쁜 하루 중 무엇부터 챙길지를 정해두는 것, 그것이 삶의 설계도다.
디자인이라는 말이 거창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실은 아주 단순한 원칙 하나면 충분하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나는 하루 한 시간은 반드시 나에게 쓴다.
나는 타인의 시선보다 나의 내면 감정이 우선이다.
나는 중요한 결정은 반드시 아침에 내린다.
이러한 작은 기준들이 쌓이면 그 자체로 내 삶의 리듬이 되고 스타일이 된다.
마치 인테리어에서 화이트 톤, 우드 소재 같은 기준이 집의 분위기를 결정하듯 나만의 기준이 내 삶의 색을 정한다.
삶을 디자인한다는 건 예술적인 감성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의외로 기술적인 사고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시간 블록 관리(Time Blocking)는 디자이너가 도면을 그리듯 하루의 시간을 기능별로 배치하는 기술이다.
06:00~07:00 운동 및 아침 루틴
07:00~09:00 집중 업무
09:00~11:00 창의적 프로젝트
11:00~12:00 회의 및 커뮤니케이션
이렇게 시간을 미리 디자인하면, 우연한 일로 내 하루가 흐트러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결국 삶의 디자인도 일정 관리의 기술에서 시작된다.
또한 비전보드(Vision Board)를 활용해 내가 디자인하고 싶은 삶의 이미지를 시각화해보는 것도 효과적이다.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성, 공간, 일상, 감정을 이미지로 정리해두면
그 자체가 나만의 기준이 되어 매일의 선택을 도와준다.
살다 보면 ‘이렇게 해도 되나?’ 하는 순간이 있다.
모두가 열심히 달릴 때, 나는 멈추고 싶을 때.
모두가 말하는 성공을 좇기보다, 나만의 길을 가고 싶을 때.
그럴 땐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해보자.
“나는 내 삶을 디자인하고 있어.”
그 한 문장이 내 마음의 기준이 되어줄 것이다.
디자인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선택에서부터 시작되니까. 커피를 마실지, 차를 마실지조차.
모두가 말하는 걸 따라가지 않고, 내가 원하는 걸 택하는 순간, 나는 내 삶을 디자인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의 기준이 아닌
나만의 리듬과 색깔을 따라 살아가는 삶.
그건 복잡한 계획이 아니라, 오늘 내가 ‘어떤 감정으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모두, 하루하루를 설계하는 디자이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나에게 묻는다.
"지금 이 선택은, 내가 원하는 삶에 가까운가?"
그리고 조용히, 나만의 기준을 따라 또 하루를 살아낸다.
기록의 공간 : https://www.threads.com/@reedo.mci
2025년 7월 3일 "오늘의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