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정 Aug 20. 2021

지나치게 모난 돌은 정을 맞는다.

지나치게 모난 돌은 정을 맞는다. 유난히 남들과 다르면 사람들의 시선을 받거나 독창적이거나 창의적, 개성이 있다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관종이라든가 별종이라든가 딴 세상 사람 취급을 받기도 한다. 글에 한정 지어 말하면 독자층이 줄어든다. 기성복이 평범해도 더 많은 사람들이 입어주고 호불호와 상관없이 받아들여진다. 안다, 나도.     


그럼에도 서평을 쓸 때면 항상 고민한다. 한 권의 책에 대한 서평에서 써야 하는 내용이 무엇인가라고 하면 분명 그 책에 대한 요약과 그 내용을 통해 깊어진 나의 사고일 것이다. 이 내용을 어떻게 전달하는가가 관건인데 그냥 평범하게 줄거리를 쓰고 감상을 쓰면 되건만 나 자신이 그런 평범함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게 당연한 건데도 다른 건 뭐 없니? 라고 닦달한다.     

 

내 삶도 그렇다. 어릴 때는 평범하게 사는 것이 꿈이었다. 평범하게 부모님 두 분 다 계시고 평범하게 학교 나와서 평범하게 남들처럼 취직하고 평범하게 남들처럼 제때에 시집가고, 아이낳고, 행복하게 잘 살았다라는 평범한 줄거리이고 싶었다. 그러나 이 평범함이 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미션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이후 심술보가 터진 걸까. 그렇다면 유별나게 살아주지! 라는 마음으로 남들과 다름에 대한 열망이 내 안에 깊게 뿌리내리고 말았다.     


남들과 다름을 원하면서도 남들과 섞이고 싶고 많은 남들에게 이해받고 싶은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내 삶도 내 글도 평범하고 싶지는 않으면서도 대중적으로 누구나가 좋아하는 글이면 좋겠다 싶다는 이율배반적인 마음을 품는다. 그러나 현실은 평범일 게다. 그럼에도 내 안에서는 수없이 싸움을 벌인다. 다행이다, 작가가 아니라서. 글로 먹고 사는 사람이 아니라 글에 대한 이 자유로움이 나를 살게 한다. 

작가의 이전글 홍성원의 <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