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모난 돌은 정을 맞는다. 유난히 남들과 다르면 사람들의 시선을 받거나 독창적이거나 창의적, 개성이 있다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관종이라든가 별종이라든가 딴 세상 사람 취급을 받기도 한다. 글에 한정 지어 말하면 독자층이 줄어든다. 기성복이 평범해도 더 많은 사람들이 입어주고 호불호와 상관없이 받아들여진다. 안다, 나도.
그럼에도 서평을 쓸 때면 항상 고민한다. 한 권의 책에 대한 서평에서 써야 하는 내용이 무엇인가라고 하면 분명 그 책에 대한 요약과 그 내용을 통해 깊어진 나의 사고일 것이다. 이 내용을 어떻게 전달하는가가 관건인데 그냥 평범하게 줄거리를 쓰고 감상을 쓰면 되건만 나 자신이 그런 평범함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게 당연한 건데도 다른 건 뭐 없니? 라고 닦달한다.
내 삶도 그렇다. 어릴 때는 평범하게 사는 것이 꿈이었다. 평범하게 부모님 두 분 다 계시고 평범하게 학교 나와서 평범하게 남들처럼 취직하고 평범하게 남들처럼 제때에 시집가고, 아이낳고, 행복하게 잘 살았다라는 평범한 줄거리이고 싶었다. 그러나 이 평범함이 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미션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이후 심술보가 터진 걸까. 그렇다면 유별나게 살아주지! 라는 마음으로 남들과 다름에 대한 열망이 내 안에 깊게 뿌리내리고 말았다.
남들과 다름을 원하면서도 남들과 섞이고 싶고 많은 남들에게 이해받고 싶은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내 삶도 내 글도 평범하고 싶지는 않으면서도 대중적으로 누구나가 좋아하는 글이면 좋겠다 싶다는 이율배반적인 마음을 품는다. 그러나 현실은 평범일 게다. 그럼에도 내 안에서는 수없이 싸움을 벌인다. 다행이다, 작가가 아니라서. 글로 먹고 사는 사람이 아니라 글에 대한 이 자유로움이 나를 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