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쌩전 Dec 31. 2018

매출이 목적이 아닌 카페 이야기

<쿠루미 드 커피>의 카게아먀 토모아키 씨에게 듣는 새로운 경제


#일본 #그린즈 #지역경제 #비즈니스 #카페


돈으로 할 수 없는 것을 더 소중하게. <새로운 경제>의 창시자가 보내는, 고객들이 민감하게 느끼고 있는 '쿠루미드 커피'의 메시지

(원본링크 : https://greenz.jp/2018/10/11/localeconomy_5/ )

게시일 : 2018.10.11



매출보다는 눈 앞에 있는 손님의 만족이 우선이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라도 좋은 일을 하고 싶다.


그렇게 바래도 실제 사회에서 그 생각을 실현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저도 회사원 시절에 '저렴하고 질 좋은 물건을 빨리' 제공하는 것이 프로의 일이라고 배웠습니다. 어떤 면에선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싸고, 빠르고, 맛있는' 음식점은 많은 사람이 찾아오고 사업이 번창할테니까요.


한편, 세상에 '싸고 빠르게' 라는 서비스만 많아진다면 인간적인 모습은 점점 사라져가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합니다. 사람은 소중하게 대해주는 걸 무엇보다 기쁘게 생각하는 존재입니다. 상대를 인정하고 배려 깊은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 받는 것과, 단순히 편의만을 주고 받는 관계에서 얻을 수 잇는 행복과 만족감은 차원이 다릅니다. 그리고 자신의 일을 통해 사람을 기쁘게 할 수 있다면 제공하는 쪽도 건강한 마음을 채워갈 수 있습니다.


시장 원리로 돌아가는 이 세상에서, 그런 이상적인 모습을 실현하고 잇는 것이 <쿠루미드 커피>* 라는 작은 카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이 콘텐츠의 발단이 되었습니다.

(*쿠루미는 일본어로 '호두'라는 의미)


효율을 중시하기보다는 시간과 노력을 충분히 들여 고객을 소중하게 대하는 것. 그렇다고 '천천히 여유롭게' 하는 슬로우 라이프의 방식이 아니라 일에 최대한의 노력과 힘을 쏟아 부어 대충대충하지 않는 것. 얼굴을 모르는 불특정 다수의 손님도, 아는 사람만 아는 특정 소수를 대상으로 하는 것도 아닌,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사업을 목표로 삼아, 2008년에 오픈하여 2017년까지 30만명 이상 방문하고 연평균 10% 매출 성장세의 인기 가게가 되고 있는 이 곳.


본 연재에서는 지금까지 New Economics (새로운 경제) 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지역 곳곳에서의 실천 사례들을 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비영리 기업의 형태로 카페를 경영하는 카게야마 토모아키 씨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글로벌 자본주의와 거리를 둔 새로운 방식의 경영 방침 속에 성공의 힌트가 숨어있었습니다.




카게아먀 토모아키 (影山知明)
1973 년 니시코쿠분지 출생. 도쿄대 법학부 졸업 후, 맥킨지 앤 컴퍼니를 거쳐 벤처 캐피털 창업에 참여. 그 후,주식회사 '훼스티나 렌티'로 독립. 2008년 니시코쿠분지에 있는 생가 부지에 다세대형 쉐어하우스 '마쥬 니시코쿠분지'를 건설. 그 1층에 '쿠루미드 커피'를 오픈. 뮤직시큐리티즈주식회사의 이사 직도 맡고 있다. 



'쿠루미드 커피'는 어떤 가게인가?

쿠루미드 커피는 2008년 니시코쿠분지역 근처, 카게야마씨의 생가를 리모델링한 다세대 주책 1층에 거주인들과 지역 주민들의 '공용 공간'으로 오픈되었습니다. 호두까기 인형의 세계관을 느끼게 하는 목조 인테리어,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 메뉴들, 공간에서 풍기는 좋은 느낌으로 인해 끊이지 않고 손님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나 외국계 커피숍이 많은 지역에 있으면서도, 하루 약 120명의 손님이 방문하고 타베로그(일본 맛집 어플)의 카페 분야에서 늘 상위에 랭크되고 있습니다.


니시코쿠분지역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쿠루미드 커피


2017년 3월에는 자매점으로 <쿠루미도우(호두당) 찻집>이 옆의 코쿠분지역 근처에 오픈. 이곳은 1호점과는 조금 다른 어른스러운 분위기로, 1층에는 서점이 함께 있고 2층은 차분한 음악이 흐르는 평온한 분위기의 카페.



코쿠분지역에서 도보 7분 거리에 있는 <쿠루미도우(호두당) 찻집>, 쿠루미드 커피의 자매점.


카게야마씨는 저서 <천천히, 서둘러>에서 이 카페를 '돈 뿐만이 아니라 가치를 교환하는 공간'이라고 썼습니다. 사업은 기본적으로 돈벌이가 목적입니다. 회사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 매출을 올리는 것이 최우선이 됩니다. '기브앤테이크'를 통해서 말하자면 '테이크'가 우선이죠. 하지만 개인이 가게를 내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카게야마씨는 말합니다. 자신이 쿠루미드 커피를 시작할 때는 '주변 사람들이 부담없이 다녀가면서 교류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기브'의 동기가 먼저 있었습니다.


문제는 '기브'가 있어도 매출이 있어야 가게가 지속된다는 것. 카게야마씨에게 들어 본 그 이상과 현실의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가게는 어떻게 운영되고, 무엇을 지키며 무엇을 중시하는가. 그것은 기존의 경영 방식과 어떻게 다른가.


이상을 쫓으면서 매출도 따라오게 하는 관리 요령은 무엇일까.

매출에 대해서, 경쟁에 대해서, 일하는 방식과 시간에 대해서 카게야마씨에게 물었습니다.



매출은 체온계 같은 것.


일반적으로 기업에서는 매년, 매월 매출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일의 성과를 확인하고, 개인의 평가와 보상으로까지 이어집니다. 쿠루미드 커피도 매출 목표가 있나요?


카게야마 씨 : 존재 유무를 따지자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가롭게 하고 싶은대로 하고 있다고 오해 받을 수도 있지만, 매주 회의를 통해 꽤 세세하게 매출을 확인하며 꼼꼼하게 관리하고 있어요. 다만 그건 단순히 온도계와 같은 것으로, 얼마나 고객에게 받고 잇는지를 가늠하는 목표, 즉 지표가 되는 것일뿐이지 사업의 목적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매출이 정체되고 있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할지 고민하기도 합니다만, 정체도 '좋은 정체'와 '나쁜 정체'가 있어서 숫자가 증가하고 있지 않아도 직원들이 차분히 힘을 축적하는 시기가 있기도 합니다. 새로운 상품의 준비단계이거나 할 수도 있죠. 매출에 따라 사람의 평가가 달라지진 않습니다.


예전 카게아먀씨의 이야기에서, 쿠루미드커피는 사업계획을 세우지 않는다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카게야마 씨 : 개업 2년 만에 사업계획을 만드는 걸 그만두었습니다. 저는 원래 컨설턴트로 일했기 때문에 사업 계획을 만드는 걸 직업으로 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계획을 세우면 모든 일이 그걸 달성하기 위한 과정이 되어버려요. 고객을 매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밖에 보지 않게 되고, 일의 과정을 즐길 수 없게 됩니다. 그런 마음이 고객에게도 전해진다고 생각해요. 결과적으로, 가게의 생명력이 없어지는 거죠.

시간을 쓰는 방법도 마찬가지입니다. 달성하고자 하는 지점까지 최단 거리로 가는 것만 중시하다보면, 그 과정은 달성하기 위해 소모되는 지루한 시간이 되어버립니다. 저는 딸과 함께 볼링을 치러 갈 때, 많이 돌아가더라도 곳곳을 들리면서 놀면서 이동합니다. 그만큼 시간은 더 걸리지만, 그 과정도 중요한 시간이 되고, 그렇다고 볼링장에 도착하지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 방침으로 잘 되고 있습니까?


카게야마 씨 : 장기적으로 보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지금의 방식을 믿을 수 있었던 건 아닙니다. 5~6년 정도 경영적으로 어려웠고, 고민도 많이 되었지만 그래도 손님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시간과 노력이 더 많이 드는 쪽으로 택하는, 경제합리성을 따지자면 정반대의 방향으로 가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많은 손님이 찾아주고 있기도 하고, 그 당시의 판단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오해하지 않도록 이야기하자면, 저는 자본주의를 싫어하지 않아요. 좋은 물건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경쟁하는 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본주의의 정반대에 있는 슬로우 라이프나 다운시프트와는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누군가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들여서 필사적으로 노력해야 하죠. 좋은 일을 하기 위해 애쓰는 건 삶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단지 돈만을 좇는 건 괜찮을까, 싶은 거죠.



<쿠루미도우 찻집> 2층,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손님들.


경쟁에 관하여

하지만 결국 주변 손님으 서로 획득하기 위한 경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살아남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쿠루미드 커피의 커피가 한 잔에 650엔인데 근처에는 200엔으로 충분히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가게들이 많이 있습니다. 다른 가게들과의 경쟁을 얼마나 신경쓰고 있을까요.


카게야마 씨 : 물론 신경쓰고 있습니다. 특히 '쿠루미도우 찻집'은 역으로부터 거리도 있다보니, 손님들이 찾아와야하는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해요. 그래서 메뉴에 특별히 신경을 쓰는 등 여러가지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원래 싸우는 판 자체가 다르다고 생각하기도 해요.

예를 들어, 가게를 시작한지 4년 째 되었을 때 니시코쿠분지역 주변이 재개발되면서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가게들이 연달아 오픈했을 때는, 이제 더 이상 계속 영업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도 느꼈습니다. 카페의 요소들을 디테일하게 생각해봐도, 접근성, 가격, 메뉴의 풍부함, 공간, Wifi 환경 등 모든 부분에서 우리가 더 낫다고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점은 없었어요. 하지만 이상하게 매출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성장해갔습니다.

그 때 생각했습니다. 이건 가게의 성장 과정이, 가게의 히스토리가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아무리 독창적인 마케팅과 멋진 공간 연출을 해도 대형 업장의 목적은 매출과 이익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판매만을 목적으로 일하지 않기 때문이죠. 가게를 시작할 때 생각한 건 '우리 딸들을 위한 가게를 만들자'였습니다. 이것은 내 딸을 위해서뿐만이 아니라, 다음 세를 위한 가게를 하고 싶다는 의미였어요. 저는 제 가게를 하고 있다는 의식이 전혀 없습니다. 누군가가 기뻐해주는 가게를 하고 싶고, 다음 세대 사람들을 위해 이런 방식으로 가게를 잘 운영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습니다. 그런 마음이 고객에게 전해지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직장인들도 대부분 카게야마씨처럼 돈이 우선이 아니라 사람을 위해, 자신의 일이 사회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일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

다만, 그게 조직의 입장이 되면 수치화된 결과를 요구하게 되고, 여기서 개인의 생각과 조직의 사이에서 좁혀지지 않는 격차가 생기는 건 아닐까.



쿠루미도우 찻집 안에 있는 '쿠루미도우 서점' 자유롭게 책을 읽고 구입할 수도 있다.



일하는 사람이 열쇠를 쥐고 있다

하나의 키포인트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것은, 가게를 운영하는 데에 있어서 무언가를 결정하는 방법. 쿠루미드 커피에서는 두 점포에서 직원 14명과 아르바이트 직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일반 기업에서는 부분 허가가 있어도 최종 결정권은 책임자가 가지고 있는 것. 쿠루미드 커피도 큰 판단은 카게야마씨가 내리지만, 일상적인 가게 운영에 있어서는 카게야마씨가 가지는 결정권도 한 직원이 가지는 결정권도 동일하다고 말합니다.


카게야마 씨 : 메뉴 개발 및 격 설정, 이벤트 기획 등매주 회의에서 이야기하고 함께 결정합니다. 제가 결정하고 지시하는 것은 일절 없습니다. 누군가 진심으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면, 일단 해보자고 합니다. 방법에 대해서는 모두 논의하면서 결정한다고 할까요. 제 의견이 통하지 않는 것도 많이 있어요. 철저하게 민주주의 방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메뉴 개발도 직원이 주체가 되어 진행한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가게 직원은 내 가게를 돕고 있는게 아니라, 자기 가게라고 느끼며 일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라는 말.



카게야마 씨 : 예를 들어, 고객이 추천하는 케크를 물었을 때, 가게 입장으로서의 모범 답안이 아니라, 직원 한 사람의 의견을 전하는 것이 손님에게 더 좋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이 경영하는 가게나 회사에서 근무하다보면 개인의 의견보다는 일이 우선이 되는 가치관에 함께 맞출 것을 요구받게 됩니다. 하지만 그게 자신의 본심과 어긋나게 되면서 일하는게 힘들어집니다.마음에 거짓말을 하거나, 가면을 쓰고 일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카게야마씨는 함께하는 직원들에게 반드시 처음에 이렇게 물어본다고 합니다. '가게에서 어떤 것을 표현하고 싶나요?' 즉시 대답할 수 있는 사람만 들어올 수 잇는 건 아니지만, 그 물음을 던졌을 때, 직원들은 자신만의 다양한 생각을 펼치게 됩니다.


한 직원은 '가게에 있는 동안 한 곳이라도 기억에 남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하여 가게 안에 꽃을 이용한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작고 소소한 마음에 사람들이 감동하고 즐거워하기도 합니다. '서비스입니다' 라고 하듯이 놓인 공짜 쿠폰보다, 자연스럽게 심어있는 살아있는 화초를 통해 부담없이 나눌 수 있는 한 마디의 대화가 더 마음을 울립니다. 쿠루미드 커피는 직원 개개인의 자발적인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손님에게 기분 좋은 자연스러운 시간을 제공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카게야마 씨 : 하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자기 자존심을 위해서 하는 건 아니고, 눈 앞에 있는 고객의 감동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건 긴 안목으로 보면 반드시 숫자가 되어 되돌아옵니다. 숫자는 목적이 아니라 결과라고 생각하고 임하는 것이, 다른 곳과 차별화된 지점이 아닐까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가게 안에 놓은 원고지.



금전적으로 전혀 장점이 없는 투자.

쿠루미도우 찻집을 만들 때, 카게야마씨는 투자자들을 모집했습니다. 그 때, 금전적인 메리트가 하나도 없는 펀드를 설계했습니다.


카게야마씨 : 인센티브를 통해 영업을 하면 사람은 욕심을 부리게 됩니다. TAKE 하고자 하는 동기가 생겨나는 거죠. 전 직장의 경험을 통해서 주주총회란 어떤 건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차라리 전혀 메리트가 없는 펀드를 만들었습니다. 1주에 3만엔, 3가지 패턴을 준비했습니다. 계획대로 되면 1주에 3만엔을 돌려주는 것과, 2만 1천엔(30% 마이너스)을 갚는 것, 그리고 하나도 돌려주지 않는, 기대이율 마이너스 100퍼센트라고 하는 통상적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세 가지를 준비했죠.


분배가 전혀 없는 투자라는 건 사실 완전한 기부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커피 티켓이나 쿠폰도 전혀 달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도 333만엔으로부터 1,650만엔을 모은 카게야마씨. 순수하게 쿠루미도우 찻집이 주변에 생긴다는 걸 기쁘게 생각하며, 응원해주는 사람이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올해 6월, 출자자를 위한 경영 보고회를 실시했을 당시, 목표 숫자에 도달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자자측에서 가게에서 진행하고 있는 기획들을 함께 하고 싶다며 적극적인 제안들을 보내왔다고 합니다.


출자자를 위한 경영 보고회의 모습


피라미드형 사회에서 바텀업으로.

카게야마씨가 하고 있는 일은, 누구나 어디에서나 따라할 수 있는 방법일까요?



카게야마 씨 :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기존의 시스템 안에서는 아무래도 개인의 생각과는 별개로 노동의 기준이 있다거나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있을지도 모르죠. 기존 시스템을 새롭게 만드는 '리디자인'이라는 말로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시스템은 모든 것이 피라미드형이었습니다. 목표로 해야할 성과가 먼저 정해져있고, 어떻게 그 정상에 최단거리로 도달하느냐에 따라 평가를 받는, 상하관계가 확실한 조직 구조로 되어있죠. 평가도 계획도 모두 거기에 맞게 발전해 왔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걸 뒤집어야 이상적인 형태가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역삼각형 모양이죠.

각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이 기점이 되어, 바텀업으로 주위의 사람들이 자연스레 함께 하게 되면서 모든 것을 실현해나가는 것이죠. 나무가 자라는 것처럼, 그 때 그 때의 환경이나 주변에 있는 사람, 상황에 따라 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퍼져나갑니다.

그런 환경이라면, 생각하는 것처럼 일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카페의 경영에 머무르지 않고, 언젠가 탁아소의 설립이나, 지역의 은행, 발전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이 방법으로, 코쿠분지를 거점으로 전개해 나가고 싶다고 말하는 카게야마 씨.


카게야마 씨 : 교육도 의료도 복지도 금융도 어떤 곳이든 문제는 동일합니다. 기존의 구조가 막혀있는 게 문제라는 것이죠. 그걸 모두 뒤집을 수 있다면 방법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지금 우리들의 방식으로, 매상이나 급여 수준이 스타벅스보다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면 하나의 증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거기가 본질은 아니지만, 큰 시스템에서 벗어난 사람들끼리 함께 커다란 역삼각형의 나무를 늘려나간다면, 그게 숲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자신이 있는 곳에서 '새로운 경제'를 실천하기는 쉽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원래의 상식인, 효율이나 매출이 절대적이라는 가치관을 버려야 하고, 그 일이 누구를 위하는 것인지 고민하고 일하는 과정 자체가 지닌 기쁨을 소중하게 여겨야 합니다.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고객은 그 차이를 민감하게 감지해, 결과적으로 돈, 경제적인 결과도 따라오게 될 거라는 걸 쿠루미드 커피는 증명하고 있습니다.






글쓴이

카이 카오리



일본 각지를 취재하고, 음식이나 만들기, 지역 커뮤니티, 향토문화, 농업등의 테마를 다룬다.스토리가 있는 문장을 좋아하고, 옛날의 일본인의 삶이나, 대량생산 대량소비에서 멀어진 가치관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활동이나 라이프스타일, 인물 르포를 잡지나 웹에서 집필 중.





번역/편집 : 리이선생

clownforrest@gmail.com


2018년 마지막 글입니다.

쿠루미드 커피는 도쿄에 있습니다. 우리나라 블로그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네요.

왠지 향기로운 커피를 마실 수 있을 것 같은 공간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역의 '좋은 채용'은 무엇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