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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이상 Nov 07. 2018

지역의 '좋은 채용'은 무엇일까

지역부흥협력대의 '좋은 채용'과 함께 만드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

#일본 #그린즈 #지역 #채용정보



지역부흥협력대의 '좋은 채용'과 지자체와 이주자가 함께, '원하는 미래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사이토 모토미씨의 고민

(원본링크 : https://greenz.jp/2018/10/17/saito_chiikiokoshi/)

게시일 : 2018.10.17



<지역부흥협력대> 라는 존재가 익숙해진 사람이 많을 겁니다. 청년들이 도시에서 지역으로 이주해, 일정 기간 (기본 3년 임기) 동안 지역재생을 도모하는 창업을 지원하거나, 생활 지원 등을 실시하면서, 결국 임기가 지난 이후에는 그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입니다. 벌써 올해로 시작된지 10년 째가 되었습니다.


작년에만 4,830명이 활동을 했고 2024년까지 8,000명을 확충하는 것이 목표라고 총무성은 발표했습니다.


일본 각지에 정착하는 청년들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만, 모든 케이스가 다 잘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받아들이는 지역과 지역으로 이주한 협력대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지지 못하고 서로 트러블이 생겨나거나 임기 중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임기가 종료된 후 협력대의 젊은이는 지역을 떠나게 되기도 합니다.


지자체도, 협력대원들도 될 대로 대라는 식으로 대충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원래의 목적이 잘 실현되지 않는 어려운 현실들이 있습니다.


<그린즈구인> 으로서는, 받아들이는 입장의 지자체와 채용되는 이장의 도시 젊은이들 사이에 미스매치가 일어나는 것이 문제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린즈구인 : 각 지역 및 단체, 기업의 채용 정보와 관련된 콘텐츠를 제작하고 배포하는 그린즈 프로젝트


그래서 이번에는, 지역부흥협력대의 채용과 현 상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현장의 생생한 고민과 해결방법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눈 것은, 이전의 그린즈 기사에도 등장해주셨던 사이토 모토미 (西塔大海)씨입니다. 사이토씨는 2013년부터 지역부흥협력대로서 후쿠오카 코우게쵸에 부임하여, 임기를 마친 2015년부터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지역부흥협력대의 채용부터 활동, 독립까지 이어지는 전반적인 일들을 서포트하고 있습니다.


이 전의 기사에서는 인구 35명의 작은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이토씨 가족의 생활을 소개했지만, 이번에는 '이주교류 코디네이터' 로서 보는 지역부흥협력대의 리얼한 현실을, 아슬아슬한 선까지 공개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린즈 구인>의 프로젝트 매니저 야마나카 야스시(山中康司)씨가 대담자로 참여했습니다. 




사이토 모토미 (西塔大海)
<사이토기획> 대표. 게이오대학 SFC 연구소 선임 연구원.
1984년 야마가타현 출생. 동일본 대지진 후 미야기현 케센누마시에서 <케센누마 부흥협회>를 세웠고 지역 재생 사업을 실행. 2013년부터 지역부흥협력대로서 후쿠오카현 코우게쵸로 이주. 이주 교류 정책 <미래의 도구>와 오래된 집을 DIY로 리노베이션하는 교육 프로그램 <코우게 마을 디자인 빌드> 등을 기획. 2015년에 임기를 마치고 현재는 지역 기획 사업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서일본 각지에서 프로젝트를 진행 중.


지역부흥협력대,

모집 할 때부터 임기가 끝난 후까지


야마나카 - 지역부흥협력대의 채용 관련 일을 하고 있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가요?


사이토 - 기획자로서 지역 신규 프로젝트, 일반 기업과의 사업 만들기, 행정 제도 설계 등을 담당하고 있어요. 지역부흥협력대에 대해서 말하자면, 모집 기획에 대한 지원과 부임 후 활동에 대한 후방 지원, 그리고 임기가 끝난 후에 독립 지원까지 맡고 있습니다. 


야마나카 - 모집부터 임기 후라면 꽤 긴 여정을 함께 하고 계시네요. 담당하는 지역은 몇 군데나 되시나요?


사이토 - 지금 몇 년 간 계속해서 함께하고 있는 곳은 5, 6 곳 정도 됩니다. 기본은 큐슈의 작은 지역 단위에서 활동하지만, 현 단위(우리나라 도 단위)의 지원 제도 설계에 관한 일도 있습니다. 올해는 이바라키 현과도 함께 하고 있네요.


협력대원들과는 정기적으로 개인 면담을 합니다. 지금 15명과 교류하고 있고, 저 혼자 모두 맡아서 하기에는 점점 한계가 가까워지고 있네요...



후쿠오카에서 하네다공항에 내려 그대로 취재하러 와주신 사이토씨(왼쪽), 듣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 야마나카(오른쪽)


가장 중요한 건,

협력대의 인생을 짊어지겠다는 각오


야마나카 - 지금까지 다양한 협력대의 사례를 취재하면서, 지역과 개인 사이에 미스매치가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릴 때가 있습니다. 그런 잘못된 사례가 가진 공통점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사이토씨가 보기에 협력단이 실패하는 패턴 같은 게 있을까요?


사이토 - 사실 협력대 자체가 실패나 성공을 판단하기가 어려운 일입니다. 비즈니스라면 매출이나 이익, 고객 만족도 등의 지표를 통해 숫자로 확인할 수 있겠지만, 협력대의 경우는 지역을 다시 세우는 것을 통해 지역민들의 자부심과 향토애를 만들어가는 일이기 때문에 수치적으로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이 모두 각자가 가진 기준으로 평가하려고 해요. 자기만의 기준으로 바라본 달성도라거나, 채용을 한 지자체의 KPI(목표 달성 수치), 지역 주민의 생각, 임기 이후의 정착이나 취업, 창업 등 다 각도의 요소들이 너무 많아요. 성공이나 실패를 객관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어렵고, 또 그렇게 판단해야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런 전제를 감안했을 때, 어떻게 하면 잘 되지 않는지는 조금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채용하는 측의 관점과 협력대원 개인의 관점이 조금 다른데, 우선 채용 측의 관점에서 말하자면, 1. 도입 목적의 부족 2. 기획의 부족 3. 협력대의 입장에 대한 이해부족 4. 협력대의 삶을 짊어질 각오 부족, 이렇게 네 가지입니다.


야마나카 - 채용하는 지역 쪽에서 4가지의 '부족' 이 문제군요.


사이토 - 맞습니다. 지역부흥협력대를 맡고 있는 총무성의 설명을 읽어보면 협력대 도입 목적은 세 가지라고 합니다. 먼저 지역 밖 인재 유입 및 정착입니다. 즉 이 제도는 외지인들의 이주를 촉진하는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의욕있는 도시 거주민들의 요구에 부응한다. 이건 기업과의 일이나, 귀농이나 취농 등도 포함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지역이 가진 역량을 유지 및 강화를 도모하여 '지역을 다시 일으키는' 일 입니다.


고작 3년 만에 지역에서 창업하고 지역 재생의 성과를 내놓으라니, 세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는 건 무리입니다. 그런 슈퍼맨은 있을리가 없죠. 실제로 원하는 방향으로 잘 실현되는 건 10% 정도입니다. 하지만 지자체는 '세 가지 모두 함께 실행되길 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라는 헛된 희망에 차서 모집하는 경향이 있어요.


협력대가 가진 세 가지의 기본 목적 중에 어느 것이 자기 지자체 협력대에게 최우선으로 필요한 것인지 명확하게 정리하지 않는 것이 가장 많은 실패요인입니다. 목적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협력대로 참여한 개인과 행정 담당자가 처음부터 서로 다른 목적을 향해 나아가버리게 되는 거죠.


야마나카 - 지역의 입장에서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목적이라면 목적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죠. 그럼 두 번째로 얘기한 '기획의 부족'은 어떤 것인가요?


사이토 - 협력대가 지역에 들어와도, 어떤 일을 맡겨야할 지 모르는 지자체들이 많아요. 만약 그냥 일반 회사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이번 프로젝트에 엔지니어가 필요하겠다거나, 마케터가 필요하겠다거나 요구사항을 결정하고 채용공고를 내고 사람을 모집하죠. 하지만 협력대는 온 사람이 가진 스킬에 맞춰서 어떤 일을 줄지 생각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어요. 듣기에는 좋아보이지만, 사실 그런게 딱 맞는 사람을 찾기 어렵고 만약 채용되고 난 후에도 뭘 해야할지 몰라서 곤란한 상황이 생기기도 하죠.


또한, 협력대 입장의 이해부족에 대해서는, 예를 들어 지역 공무원은 계속 그 지역에서 살아왔던 사람이 많기 때문에 지역의 관점에서만 생각하게 됩니다. 외부에서 온 사람의 관점은 쉽게 배제되어 버리죠. 사실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은 처음 몇 년 동안 환경 변화에 익숙해지기 위해 큰 스트레스에 쉽게 노출됩니다. 생각지도 못한 습관이나 잘 모르는 지역 규칙에 대해 낯설어 할 수 있어요. 끊임없이 집에 출몰하는 도마뱀이라거나 벌레, 매주 모여서 풀을 베는 일이라거나, 유독 술자리가 많은 지역 모임이라거나...


지역의 입장에서는 가능한 지역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리고, 키맨(KEY MAN)을 연결하여 생활 기반을 안정적으로 서둘러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야 바로 포기하고 그만둬버리는 사태를 피할 수 있죠.


그리고, 제일 문제가 되는 건 담당자가 각오가 없어요! (웃음) 잘 되고 있다고 보여지는 곳은, 아무래도 담당자들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받아들인다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시작한 곳이 많습니다.



히로시마현 아키타시에서 지역부흥협력대를 담당하는 직원을 위한 연수 모습


야마나카 - 이야기를 들어보니 '좋은 채용'이라는 건 기업의 채용이나 협력대의 채용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린즈 구인>에서는 '개인과 조직, 각각이 원하는 미래를 실현할 수 있는 만남'을 '좋은 채용'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채용 정보들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협력대 채용을 이야기하면서 말씀하신 '부족한 4가지'는 사람을 고려하지 않고, 조직과 지역에서 필요한 것 밖에 고려하지 않은 관점이라고 느껴지네요.


하지만 최근에는, 기업에서도 개인의 입장을 고려한 채용활동을 하고 있는 곳에 사람이 모이고 있는 흐름이 있습니다. 기업 측에서 비전과 미션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여 잘 전달하는 것은 물론, 동료가 된 이들이 각자가 가진 개인의 꿈을 실현하는 것에 있어서도 채용담당자가 심각하게 생각해주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 회사가 아니고, 그 회사로 가는 것이 좋겠어' 라는 말을 해주기도 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그런 말을 들은 사람은 결국 그 기업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5년 후, 혹은 10년 후에 다시 인연이 어이질지도 모르고 친구가 이직을 고려할 때 추천해줄지도 모릅니다. 결과적으로는 더 많은 좋은 만남이 생겨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거죠.


지역부흥협력대 채용도 사실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일자리' 라는 것의 본질은 똑같다고 봅니다. 하지만 아직 그 마인드와 노하우가 기업의 채용처럼 깊지 않은지도 몰라요. 그래서 개인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채용에 임하는 것이 다른 지역과의 차별점을 만들어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사람 한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면


야마나카 - 협력대의 관점에선 어떨까요?


사이토 - 최근 조금씩 협력대의 나이가 젊어지고 있어요. 처음에는 40대, 50대 분들의 비중이 컸지만 지금은 20대 30대가 75%를 차지하고 있고 특히 20대에 막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이 분들이 어려워요~ (웃음)


첫 사회경험으로 들어오게 되면 사실 경험이 많이 부족해요. 제일 기본인 '보고, 연락, 상담' 같은 당연히 해야하는 것들을 모르거나 하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요. 요청한 것을 멋대로 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일도 있어요. 하지만 지역에 외지인으로 들어가 뭔가 한다는 것은 신뢰가 필요한 일입니다. 신뢰란 '주어진 일을 잘 해낸다'는 기억이 쌓이는 것이 필수입니다. 지역이니까 마음대로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 행정에 들어오면 그 곳에 있는 규칙은 꼭 따라야해요. 최소 첫 2년은 그런 시기가 필요합니다.


야마나카 - 저도 그런 신입들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닙니다만. (웃음) 기본 적인 회사 업무나 비즈니스 규칙에 묶여서 살고 싶지 않기 때문에, 지역을 그런 규칙이 없는 유토피아라고 상상하고 들어오게 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역은 지역의 행정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명확한 규칙이 있죠. 그걸 이해하지 못하면 '내가 바라던 건 이게 아니었어~'라고 하게 되어버릴 지도 몰라요.


사이토 - 또, 협력대 중에는 <지역부흥이라는병>에 걸리는 사람도 있어요. '뭔가 큰 성과를 이뤄내고 지역을 일으키는거야!' 라거나 '지역 자원을 활용한 지역 재생에 도움이 되는 창업에 도전하자!' 라는 생각에 지나치게 사로잡혀 버리는 상태를 말해요. 대체로 부임 2,3년 정도에 증상이 나타납니다. 지나친 사명감에 스스로 등에 너무 많은 것을 짊어지고 제자리만 돌다가 지쳐버리거나, 일방적으로 자신의 사명감을 따라오지 못하는 주변사람들에게 불만을 쏟아내고 그만두는 사람도 있어요.


가장 많은 것이, 협력대가 끝난 후에 독립을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걸리기 쉬워요. 지역을 꼭 일으키지 않더라도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는데, 뭔가 강한 사명감에 이끌린 나머지 무리한 지역 비즈니스에 돌진해버리고 맙니다. 좀 더 솔직하게, 각자가 할 수 있는 역량에 맞춰, 할 수 있는 것을 해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더 즐겁게 부담없이 말이죠.


제도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지역을 위해 무모한 도전을 하는 사람이 생기는 게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입장에서는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저도 협력대를 했기 때문에 알고 있습니다. 꼭 큰 성과가 아니더라도, 개인의 행복에 대한 발전이나 작은 도전을 위한 수단으로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2018년 후쿠오카 코우게에 생긴 <히비신 랩 SUN3> 부동산이자 코워킹 커뮤니티 스페이스.


야마나카 - 지역에서 뭔가 큰 성과를 이룬다는 의미에서, 로컬벤처도 주목 받고 있죠.


사이토 - 현재 로컬번체와 같이 협력대 예산을 활용한 기업홍보는 30곳 정도의 지역에서 하고 있습니다. 다만 도시에서도 벤처 경영 10년을 유지하기 어려운데, 지역은 더 어려울 수도 있어요. 저는 지역에서 창업을 하려면, 개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생업을 익히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추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벤처'라고 하면 '벤처'스러운 일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지역으로 내려와서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에겐 적합하지 않아요. 그 부분에서, 현실과 상상의 이미지가 엇갈리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꼭 그런 방식이 아니더라도 좋습니다. 궁극적으로 지역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굳이 벤처를 시작하지 않아도 지금까지 어두컴컴했던 빈 집에 외부인이 들어와 불빛이 들어오고 지역에 생기가 도는 것이 보인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야마나카 - <지역부흥이라는 병>에 걸린 경우에는, 협력대가 되었으니 지역에 지대한 공헌을 해야해! 라는 부담감이 작용을 하는 거겠지만 사실 지역에 잘 살고있는 것만으로도 지역에 공헌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더 자기 자신의 행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겠네요.



기획은 언제나

담당자의 생각에서부터


야마나카 - 총무성에서 2024년까지 협력대원 8,000명을 확충하는 걸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앞으로 협력대 모집은 더 많아지겠죠. 사이토씨는 협력대였던 경험과 협력대를 모집했던 경험을 살려 지자체의 담당자와 협력대를 위한 세미나를 진행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사이토 - 네, 세미나까지 포함하면 매년 200명 이상의 협력대원을 만납니다. 만난 사람 대부분은 다 성실한 분들이었습니다. 너무 열심히 하는 나머지, 지역이나 행정에서 요구하는 것과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었어요.


원래, 지역을 일으키는 일이 무엇인가 라고 하면, 명확한 정의가 없어요. 사회학적 정의는 있을 수 있겠지만, 수치화하기 어렵고 '이만큼 하면 다 일으켰다' 라고 하는 결승점이 없죠. 그런 목표가 없는 일을 하고 있으면 어딜 가도 '그건 조금 아닌 것 같다' 라는 말을 듣기 쉬워요. 각 지역이 가진 행정적 목적과 담당하는 사업이 나아갈 방향, 그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어떻게 잘 버무려서 적합하게 만들어 갈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는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야마나카 - 그렇군요. 세미나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협력대 모집에 대한 서포트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사이토씨가 협력대 모집에 참여하면서 하시는 특별한 일이 있으신가요?


사이토 - 우선 무조건 담당자의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무슨 과에 있었고, 지금은 어디에 있고 어떤 일을 하고 취미는 무엇이고, 가족 구성은 어떻게 되며... 보통 12시간 정도 듣네요.




사이토씨가 사는 지역의 만들기 공방 이벤트 모습


야마나카 - 그만큼이나 시간을 들이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사이토 - 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건 1,2시간으로는 무리입니다. 모집 담당자가 정말 하고 싶어하는 기획이 있는지도 확인하고요. 그런 의지가 없으면 혹시 협력대에 문제가 생겼을 때 자기일처럼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아요. 담당자가 협력대와 함께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되도록 철저하게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야마나카 - 그렇군요. 협력대에게 있어 행정 담당자는 지역과의 연결고리이며, 무슨 일이 생길 때 의지해야 하는 존재이죠. 그 담당자가 협력대와 관련된 일을 자기 일처럼 생각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은 잘 이해가 됩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듣는 시간을 가질 때, 어떤 부분에 가장 신경을 쓰시나요?


사이토 - 상대를 앞지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다보면, '이런 식으로 하면 채용이 잘 될 거 같다'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만, 그걸 말해버리면 그 사람의 기획이 없어지고 맙니다. 저는 기획을 만드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서포트의 역할이기 때문에, 상대가 자력으로 목표지점까지 도착할 수 있도록, 제가 앞질러서 여기가 골이라고 알려주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루 3시간이면 끝날 일을 5일 정도 시간을 내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결과적으로 제가 없어도 문제 없는 상태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만큼 담당자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는 건, 제 경험에 의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제가 협력대를 할 때 담당해준 직원분은 굉장히 열정있는 분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진심으로 이 마을을 생각하고, 나를 위해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구나' 라는 것이 느껴졌고 그 때문에 저도 협력대 활동을 도중에 그만두지 않고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담당자의 강한 마음이 배경이 되어준다면, 그것이 꼭 예쁜 말로 정리되지 않더라도 누군가의 마음에 반드시 전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이토씨가 살고 있는 코우게의 마을 풍경


채용담당자의 꿈을

실현시켜주고 싶다


야마나카 - 협력대를 채용하는데 있어서 자주 있는 문제는 무엇이 있나요?


사이토 - 최근에는 선발하고 채용해서 지역에 부임하기 까지 중도에 그만두지 않도록 하는 것이에요. 보통 구직자들은 다른 회사나 다른 지역에도 동시에 응모를 하기 때문에 정해지더라도 후에 다른 기회나 어떤 이유로 거절해버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만두지 않게 하기 위한 관계 만들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 지역 쪽에서, '그런건 사이토씨가 전부 해주는 거 아니야?' 라고 할 때가 있어요. 중요한 건 담당자와 개인의 관계이지, 거기에 사실 저는 없는데 말이죠.


야마나카 - 협력대와 '이 사람이 있기 때문에 이 지역에 계속 함께하고 싶다' 고 생각하게 되는 관계를 만드는 건 지역 담당자의 일이고, 사이토씨는 어디까지나 어드바이저나 멘토 같은 입장에서 참여하시는 거군요. 그리고 그런 조언과 멘토링이 모집하고 부임하는게 끝이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부임 후의 지원은 어떤가요?


사이토 - 더 말하자면, 사실 지원은 임기가 끝난 후에도 계속됩니다. 이 일을 4년 전부터 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처음으로, 처음부터 3년 임기를 다 마친 사람도 보았습니다.


야마나카 - 임기 후의 창업 지원도 하시나요?


사이토 - 저는 기본적으로 창업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행정이 추구하는 것은 지역에서 새로운 사업이 만들어지고 일자리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협력대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삶의 모습은, 혼자서 개인사업자 수준으로 작게 일을 하면서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구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의 방향이 조금 어긋나 있습니다. 그래서 무리하게 회사를 시작할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취직을 하거나, 아니면 취미나 부업 정도로 작게 시작하는 것이 좋아요.


야마나카 - 확실히 무리하게 기업을 권하는 것이 <지역부흥이라는병>을 더 퍼뜨릴 수도 있을테니까요.



후쿠오카 현청에서 매년 사이토씨가 진행하는 협력대 전문가를 위한 세미나


야마나카 - 마지막으로, 사이토씨가 생각하는 '좋은 채용'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사이토 - 음, 어렵네요. 채용에 관련된 사람의 생각을 잘 듣는 것 아닐까요. 채용해서 함께 이루고 싶은 것을 명확하게 하고, 상대에게 잘 전달하는 것. 그것을 고민하는 것이 저에게 '좋은 채용'이 아닐까 싶습니다. 채용을 하는 지역의 원하는 바가 협력대가 되고자 하는 사람의 꿈이나 하고 싶은 일과 어느 정도 겹쳐 있으면 좋고, 딱 맞는 매칭이 생겨난다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만남이 생겨나면 정말 기분이 좋아요.


야마나카 - 그 기분은 정말 공감합니다. 그린즈 구인도 시작한지 1년이 지나서, 이제 그런 딱 맞는 매칭이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역과 개인의 원하는 미래가 겹쳐, 서로 함께 힘을 모아 미래를 만들어가는 관계들이 각지에서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대담 여기까지)



사이토씨의 사랑스러운 딸도 코우게에서 즐거운 생활을.


지역부흥협력대가 지역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례를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지역주민과 잘 어울리지 못하거나 사업이 잘 진행되지 못하면, 몸과 마음이 약해져서 힘든 상황을 겪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앞으로 지역부흥협력대가 점점 더 늘어나게 되면, 사이토씨가 말한대로 지역을 위한 것과 동시에 개인의 보람과 행복을 모두 추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로 더 잘 자리잡게 되길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 <그린즈 구인>은 앞으로도 지역부흥협력대에 대한 기사 작성과 채용 정보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지역의 담당자와 협력대 채용, 육성 등 '좋은 채용'에 대한 방법에 관심을 가진 분은 꼭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어떤 형태라도 부흥협력대에 '좋은 채용'을 늘려갈 수 있는지 먼저 이야기 나누면서 함께 고민합시다!




글쓴이

후루세 에리



1989 년 도쿄 출생. greenz.jp 편집 어시스턴트를 거쳐 월간지 <소토코토> 편집부에. 2018 년부터 프리랜서 편집자 · 문필가가 되어 greenz.jp 구인 기획 <그린즈 구인>이나 잡지<TURNS>등에서 편집 · 집필 중. 가마쿠라의 바다 근처에 살고 있습니다.





번역/편집 : 리이선생

clownforrest@gmail.com


일본에 있는 한 정책과 관련된 이야기였습니다. 

어쩌면 우리나라에게 낯선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사실 조목조목 

그 안에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에 진입하는 청년들, 그리고 일자리, 지역과 담당자 등.


어떻게 읽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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