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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쌩전 Nov 30. 2015

프로젝트 디자이너로서의 첫



1. 나는 프로젝트 디자이너라는 직함을 달고 일하고 있다. 원래는 AE로 일하고 있었으며, 먼저 말했던 직함을 명함에 달고 일하게 된 것은 이제 약 2년이 넘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프로젝트 디자이너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소개한 적 없었고 그렇게 불렸던 적도 없었다. 명함을 보고 디자이너시네요? 라고 물어오는 경우는 있었는데 그럴 땐 오히려 조금 부끄러웠다. 아니에요, 라고 대답한 적도 있었다. 보통  ~대리님, ~씨, ~님, ~선생님, ~쌤, ~피디님, ~매니저님 등으로 불렸다. 명함에 쓰여져있는 것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2. 하지만 '프로젝트 디자이너'라는 명칭에 조금씩 무게가 실리고 있다.


3. 이건 순전히 개인적으로 겪은 경험과 깨달음의 결과다. 커뮤니티 디자인이라는 분야를 접하게 된 것이 가장 큰 계기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을 가장 잘 설명하는 것이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걸 먼저 달고 있었음에도 깨닫지 못하고 자꾸 방황하고 있었던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이제부터는 어떤 식으로 일을 해야지 맞는 것이고, 어떻게 일을 하는 것이 좋은지 매일 매일 새로운 생각들이 갱신되고 있다. 어서 월요일이 와서 일을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


4. 프로젝트 디자이너라는 이름을 달고 있었음에도, 프로젝트를 디자인할 생각은 하지 않고 프로젝트를 끝낼 궁리만 했다. 클라이언트에게 파트너가 되자고 말을 하면서 그저 발주업체의 역할 언저리만 맴돌았다. 그리고 우리를 파트너로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툴툴거리기만 했다. 내 스스로 프로젝트의 오너가 되어 이끌어가려는 의지가 부족했다. 반성한다. 오히려 그 동안 그랬던 나를 믿고 따라준 클라이언트들에게 찾아가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은 지경이다. 이제는 그들에게 내가 더 어떤 걸 해줄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다. 이제 내일 부터 준비해서 차차 조금씩 주변부터 말해나갈 예정이다. 그게 중요한 것 같다. 내가 룰을 정하고 선을 긋고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는 것. 그리고 그 프로젝트가 향할 목표를 위해 모인 우리는, 모두 동료라는 것.


5. 디자인은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문제, 혹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 그 과정을 설계하고 그것에 아름다움과 감정을 더하는 것이 바로 디자인이라고 이해한다. 그렇다면 나는 디자이너가 되어야 맞다. 이제부터 내 직함에 써있는 단어의 조합에 대해 좀 더 진지하고 성실하게 임할 생각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만들어내고 운영하는 디자이너.


6. 이제 진짜 프로젝트 디자이너로서의 삶을 살아보기로 한다.


7. 잠이 안오는 것은 내일에 대한 기대가 아니라 단순히 커피 탓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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