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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쌩전 Dec 19. 2016

<소유>에서 <공유>의 시대로

독립형 최저 생활 '타루타루호'의 우스이 켄지씨

#일본 #그린즈 #삶의이야기


<소유>에서 <공유>의 시대로. 우스이 켄지 씨의 [타루타루호*]에서 최소형 독립 생활을 체험하고 왔습니다

(원본링크 : http://greenz.jp/2016/08/25/tarutarugou/)

게시일 : 2014. 08. 25.

*타루타루호(足る足る号)의 타루는 '만족하다'는 뜻, 의미로 번역하면 '만족만족호' 정도로 번역 가능



어디에 살고 어떤 생활을 만드는가.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생활의 잣대"는 주식회사 SuMiKa와 공동으로 자신만의 거주지와 원하는 생활 방식을 찾기 위한 팁을 제공하는 인터뷰 기획입니다.


여러분은 앞으로 10년, 누구와 어디서, 어떤 생활을 하고 싶은가요? 도시에서 살아갈지, 지방으로 내려갈지, 집을 빌려서 살 건지, 아니면 구입할 것인지, 주거 형태는 아파트일지, 주택일지. 우리는 그런 선택들을 통해 앞으로의 삶을 만들어 가고 상상합니다.

그런 가운데 가장 미니멀한 주거 형태를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번에 찾아간 나가노 현 아즈미노시의 <게스트 하우스 샬롬 휘테(SHALOM HUTTE)>.

이곳의 오너이며 아즈미노 파머컬쳐(Farmer Culture) 학당의 교장, 우스이 켄지 씨는 소형트럭에 침대와 오두막을 짓고, 간이 모바일 하우스 <타루타루호>를 만들었습니다. 이번에는 <타루타루호>를 체험하고 켄지 씨에게 직접 들은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우스이 켄지 씨


도쿄 도심에서 차로 3 시간. 나가노 현 중부 북 알프스의 산기슭에 펼쳐지는 자연 풍경에 둘러싸인 한적한 시골, 거기가 바로 아즈미노시입니다. <샬롬 휘테> 는 그 북알프스의 산기슭 숲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방문한 그 날 숙박동의 처마 아래에서는 켄지 씨와 공구를 든 여성들이 자기 키보다 큰 합판을 조립하고 있었습니다. 모두 켄지 씨가 운영하는 아즈미노 파머컬쳐 학당의 학생 또는 졸업생으로 각각 <타루타루호>와 같은 소형트럭 캠핑카를 만들고 있습니다.



"부탁해~" "여기를 눌러" "오, 잘했어!"라고 켄지 씨의 목소리. 처음 공구를 만져봤다는 여성들도 열심히, 또한 즐겁게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모두의 갈망이 담긴 <타루타루호>가 바로 여기! 작업 틈틈이 켄지 씨가 직접 안내해주셨습니다.



작지만 캠핑카와 같은 모양의 <타루타루호>, 뒷문을 열고 들여다 본 내부 모습이 아래와 같습니다. 오른쪽에는 침대가 왼쪽에는 싱크대가 있습니다.



침대는 패널의 조합 방법에 따라 테이블 & 의자로 변형 할 수 있습니다.



뚜껑을 덮고있을 때는 테이블로 활용할 수있는 싱크. 가스렌지를 두면,이 공간은 주방으로 변신! 싱크대 아래에는 상수도용과 하수용 폴리 탱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낮에는 채광과 사이드의 창문에서 충분한 빛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100W의 태양 전지 패널 두 장을 지붕에 싣고 있고, 보유 전력은 밤의 조명이나 PC 등 모바일 기기 충전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모바일 하우스는 모서리에 파이프를 달고 올리면 분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 점이 바로 다른 캠핑카와의 차별점입니다. 즉, 집을 분리시킨 채 소형트럭은 소형트럭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안에 들어가 침대에 앉아 보면 좁은 곳이라는 걸 느낍니다. 그러나 창문에서 들어오는 햇살이 밝고 왠지 마음이 차분해지는 소박한 공간입니다.

난방 장치가 없기 때문에 잘 때 춥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단열이 제대로 들어 있기 때문에 산에서도 침낭 하나면 문제 없다고. 또한 스토브로 요리를 하면 "순식간에 따뜻한 하와이가 온다"는 켄지 씨의 말씀.



잘 곳이 있고, 요리를 할 수 있으며, 물과 전기도 사용할 수 있다. 

이 작은 차로 이동하면서 사는 것, 충분히 가능합니다.



<타루타루호>는 처음 공구를 만져 본 사람이라도 스스로 만들 수 있어요. 그리고 또한 직접 만드는 과정이 자신감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것 하나만 있으면 이동 가능한 삶이 만들어져요. 모든 것이 담긴 작은 삶, 이런 삶도 할 수 있다는 하나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도 좋다고 생각해요.


<타루타루오두막>에서 <타루타루호>에

사실 켄지 씨는 소형트럭 모바일 하우스를 만들기 전에 <타루타루오두막>라고 이름 붙여진 작은 오두막을 만들어 살고 있었습니다. 태양 전지 패널과 빗물 탱크 등, 여기에서도 에너지를 자급하는 작은 생활을 실현하고 있었습니다.


타루타루 오두막. <샬롬 휘테> 자매 숙소 샨티 누크 부지 내에 있습니다.


즉, <타루타루오두막>을 더 작게하고 차량에 태우고 이동할 수 있게 한 것이 <타루타루호>라는 것입니다. 그 결과, <타루타루호>는 원래 있던 오두막에 이동성을 더해 집과 자동차의 기능이 융합된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한 가지만 가능하다는 건 어떨 땐 매우 불편해요. 다양하게 여러가지 일이 가능한 게 더 좋아요. 예를 들어 카메라와 휴대전화가 융합된 것, 그런 식으로 된 것이 스마트폰이겠죠. 여러가지가 융합 되면 기능이 합쳐져서 물건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 곳에 최소생활이 있어요. 그게 소형트럭으로 만든 캠핑카의 시작이었습니다.



물건이 적은 최소 생활. <타루타루>라는 이름의 유래는 "오유족지(吾唯足知: 그대, 그저 충분함을 알라)"라는 말에서 왔다고 말합니다. (*일본어 타루足る는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우리들은 보통 많은 것을 가지고 사는 삶에서 안정감을 느끼기 쉬워요. 하지만 물건을 줄이고 최소화한 생활 속에서 '오유족지'의 가장 중요한 궁극의 세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알몸으로 태어나서 알몸으로 돌아가는 것이 삶이니까, 물건에 집착한다고 끝까지 남는 것은 없어요. 오히려 집착을 버리면 더 자유롭게 살 수 있죠.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물건이 없는 생활, 듣는 것은 쉽지만 실제로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 그리고 활용하는 것>이라고 켄지 씨는 말합니다. 예를 들어, 혼자서 생활하면 당연히 많은 것이 필요하게 되는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면, 세탁기 등 공유 물건이 하나로 충분하게 되어, 개인 소유 물품은 줄어들 것입니다.

켄지 씨에게 그러한 생활 실천의 장소가 <샬롬 휘테>이기도 합니다.

대학 졸업 후 입사 한 회사를 1 년만에 은퇴하고 산장에서 일하던 켄지 씨는 더 자급적인 생활을 추구하는 <샬롬 휘테>를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입주한 젊은 스태프들이 중심이 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가장 약한 사람을 중심으로 해나가자는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미혼모도 있고 가족 동반 멤버도 있어요. 사람들이 모여 커뮤니티 형태로 사는 것은 모두에게 안심이 됩니다. 엄마들도 아이를 맡겨놓고 어디 나갈 수도 있고 말이에요.


직원은 매출과 비용을 평등하게 나누기 때문에 여기 사는 것만으로 의식주가 충분하여 기본 소득이 보장됩니다. 바로 사람과 사람을 융합하여 물건이나 돈을 공유하는 생활인 것입니다.


<샬롬 휘테>의 스태프들


또한 게스트와 직원의 관계도 일반적인 숙소와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숙박업소의 직원과 손님 사이에는 신세를 지는 사람 · 받는 사람이라는 거리가 있지만, <샬롬 휘테>에서는 게스트도 직원과 함께 식사를 만들고 정리하고 청소를 합니다.



지금까지의 "돈을 내면 최고의 서비스를 얻을 수있다"는 생각에서 전환하여 오히려 마이너스의 서비스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해서 더 많은 관계가 태어납니다. 만일 친구의 집이라면 함께 부엌에 서는게 당연한 일이죠. 함께 청소하고 밥 먹는 것도 그런 일입니다.


직원과 손님, 함께 식사를합니다.


사실 저도 실제로 <샬롬 휘테>에 숙박하며 식사 준비와 설거지를 도왔습니다. 단순한 서비스를 받는 게스트가 아닌 플레이어로 장소에 참석하여 직원이나 다른 손님과도 교류하고 풍부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샬롬 휘테>의 삶에 대한 생각도 자신에게 선물로 조금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나눔의 시대에

켄지씨는 지금 시대가 큰 전환점에 있다고 말하며 [기와 이론 (카와라 이론)]이라는 독자적인 이론을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지금까지 이 사회는 기와를 세로로 겹쳐서 쌓고 가장 높이 쌓는 것이 가장 좋은 것으로 평가되었어요. 학교에서 그렇고, 회사에서 월드컵에서 그렇습니다. 가장 높게 쌓은 기와가 1등이 되는 것이죠. 하지만 1등은 단 하나뿐입니다. 1등 이외의 기와는 그것보다 2-3장 정도 적어도 상관없고 평가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붕에 놓인 기와는 서로 조금씩 겹쳐서 수평으로 나열되어있습니다. 이 경우에 기와가 딱 한 장만 없어도 지붕에서 비가 샐 수 있습니다. 모든 기와가 한 장 한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기대어 조금씩 쉴 수 있다면, 모든 사람에게 존재하는 의미가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사회는 수직에서 수평으로 변하고 있어요. 레이스처럼 경주하던 삶에서 공생하는 삶으로, 소유하는 삶에서 공유하는 삶으로 바뀌고 있죠. 그런 변화의 가운데 자신이 서있는 위치도 명확하게 보이게 됩니다. 우리는 함께 그런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약한 사람들끼리 모여 작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가야 할거에요. 그리고 그런 사회의 형태가 이곳에서 가능하게 된다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말한 뒤, "뭐 괜찮아, 뭐라도"라고 말하며 겐지 씨의 이야기는 계속되었습니다.



이렇게 말은 했지만 사실 결론적으로는, 뭐든지 좋아요. 살아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정말 고마운 일이지요.
뭔가 꼭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나, 그려놓은 이상을 향해 자신을 몰아부치면서 스스로 삶의 형태를 곤란하게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이곳이 모두가 각자 원하는 것을 작게라도 실현할 수 있는 장소가 된다면, 그걸로 나는 좋아요.



<타루타루호>가 실현한 자립형의 최소 생활. 그것을 지탱하는 것은 나누는 삶, 함께 돕는 삶 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물건도 땅도 그리고 지식도 공유하는 경우 개인 물품은 줄어들고, 우리는 어디에서든지 여행을 하는 것처럼 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혼자 있는 것보다 함께 살아가는 것, 그리고 그것을 자각함으로 진정한 자유와 자립을 깨닫는 것. 켄지 씨가 커뮤니티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그런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글쓴이

나오코 타카하시(Naoko Takahashi)

greenz 라이터

대학 졸업 후 무역 사무직을 거쳐 예술 경영을 배우고 영국 대학원에 유학. 대학원 유학중인 2015년 6월부터 인턴 필진으로 greenz에 참가. 귀국 후 작가 및 번역 업무를 병행하며 아트 프로젝트와 커뮤니티 공간 운영 일에 종사하고 있다. 아트, 마을 만들기, 에너지, 음식 등에 관심의 안테나를 펼치고 있다.




번역/편집 : 리이선생

clownforrest@gmail.com


벌써 2016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 우리는 얼마나 파편화 되고 어느 정도 집단화 되어있을까요. 내가 내 삶에 바라고 있는 게 무엇인지, 그리고 그 바람을 위해 사회가 보장해줘야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걸 위한 구조를 찾아가는 방법은 무엇일지, 다양한 고민이 들었습니다. 짧은 글이지만, 단순히 '저런 사람도 있다' 라는 걸 넘어, 그 안에 속 깊은 고민과 삶의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볼만한 글이었습니다. 날씨는 별로 쌀쌀하지 않지만,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입니다. 모두,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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