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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이상 Jul 25. 2017

흥분한 A씨



"아니, 그러니까." B가 말을 끊으며 이야기했다. "무슨 말을 하는 지 생각을 하면서 말해야지. 그냥 말한다고 되는 게 아니야. 논리도 없고 생각도 없고, 그런 얘기를 해서 뭐해? 어디에 쓸건데?"

"그러게 말이야."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배 연기를 더 깊이 가슴에 숨겼다. 약간 아찔한 느낌이 들었다. 이내 시야가 풀린듯한 기분이 들며 아련한 마음이 머릿속으로 가득찼다. "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

"아니, 그러니까." B가 다시 흥분을 끌어올렸다. "그냥 그렇게 있을 거냐고. 사람을 그렇게 괴롭히는 사람을 두고 가만히 있는 게 말이 돼? 뭐라도 해야될 거 아냐. 그렇게 생각없이 사람한테 말을 내뱉고 상처를 주고 괴롭히는 사람이 계속 있어서 되겠어? 나는 모르겠다. 뭘 해야될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해야되겠다는 생각은 들어. 너도 그렇지 않아? 근데 그렇다고, 뭘 해야될지 모르겠다고 뭔가 해야한다는 마음 조차 포기하는 건 아닌 것 같아. 사나이가 어?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잘라야지."

"사나이?" 내가 물었다. "사나이는 무슨 개뿔."

"아니, 그러니까." B가 말했다. "그건 그냥 하는 소리지. 사나이가 중요한게 아니고. 그 자식이 계속 그렇게 놔둘거냐고. 너무 승질이 나서 참을 수가 없다, 정말. 이거 진짜 때려치던가 해야지."

"못하면서 맨날 그 소리야." 짧아진 담배 꽁초를 재떨이에 버리며 말했다. 하나를 더 필까, 싶어서 담배갑을 가만히 보다가 그냥 포기하고 주머니에 넣었다. "할 수 있겠어? 너 이번에 아파트 됐다며, 그거 대출 받은 거 갚으려면 회사 안다닐 수 있겠어? 결혼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면서 무슨. 때려치긴 뭘 때려쳐, 너 같은 새끼들이야 말로 때려치지도 못하면서 말로만 때려친다 뭐한다 뭐라도 한다 만다. 말만 많고 뭐 한 적이나 있어? 정말 그만 두고 싶으면 그만 둬. 내가 응원해줄게. 나는 버틸만큼 버텨볼 생각이니까. 네가 뭔가 쌓인게 많아서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건 알겠는데, 그런 이야기를 듣는 사람도 생각해봐. 열심히 하려고 하다가도 괜히 그런 마음을 듣는 것만으로 기분이 달라진다니까? 넌 그렇게 똥뿌려놓으면 시원하겠지. 그 똥 맞은 사람 기분은 몰라? 모르니까 그렇겠지." 나는 담배를 하나 더 꺼냈다. "그런 얘기를 해서 뭐해? 어디에 쓸건데?"

"아니, 그러니까." B가 말을 이으려고 했다.

"야, 아니긴 뭐가 아닌데." 내가 말했다. "아니긴 뭐가 아니냐고. 그러니까 뭐, 그냥 네 얘기를 할 거면서 남의 얘길 부정하면서 시작하는 것 좀 그만 둬. 네가 더 나은게 뭐야. 너도 그냥 쏟아내는 것 뿐이면서 뭐 그렇게 잘난 사람인 것처럼 선동하고. 행동하는 것 없이 선동만 하니까 문제인거야. 스스로 반성이라도 좀 해라. 거울이라도 보던가. 아니면 너야말로 네가 무슨 말을 할지, 그 말을 듣는 사람이 어떤 기분이 들지 생각이라도 좀 하라고."

"아니, 그러니까." B가 말했다. "저기, 부장님 계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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