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을 맞이한 issue+design이 말하고 싶은 <소셜디자인>
#일본 #그린즈 #소셜디자인 #전시 #지역
(원본링크 : https://greenz.jp/2018/10/23/id_synergy/)
게시일 : 2018.10.23
'사회 문제에, 시민의 창의력을' 이라는 슬로건으로 2008년 고베에서 시작된 소셜 디자인 프로젝트, issue+design(이슈 플러스 디자인). 행정이나 기업과 함께 다양한 접근으로 지역과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전하는 이 크리에이티브 팀의 활동은 greenz.jp에서도 몇 번 소개한 적 있습니다.
그런 issue+design이 2018년,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10년 간의 활동을 기념하는 전시 <SYNERGY(시너지)>가 도쿄, 고베, 나고야 3개 도시에서 열립니다. 벌써 성황리에 마친 도쿄 전시 모습과 issue+design 대표 카케이 유스케씨의 인터뷰를 전합니다.
전시장에 있는 것들은 issue+design이 최근 10년 간 다뤄 온 수많은 활동중에서 엄선된 7개 프로젝트 입니다.
실제 전시 몇 가지를 소개해드립니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 서로 돕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을 적어서, 달리기 선수가 가슴과 등에 붙이는 번호표처럼 붙이고 다닐 수 있도록 하는 수단)
실제로 프로젝트에서 사용된 아이템과 워크숍에서 나왔던 의견 포스트잇과 스티커 등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고 하나 하나 천천히 걸음을 멈춰 읽어보거나 만져볼 수 있습니다. 전시를 보고 나면, 이곳에서 얘기하는 문제들과 해결 방법에 대해 어떻게 느꼈는지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어집니다.
전시의 제목은 <SYNERGY (시너지)>
누구와, 무엇을 할 것인가.
이번 전시는, issue+design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시너지를 만들기 위한 디자인 활동' 을 많은 분들이 체험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 되었습니다.
여기서, 대표인 카케이 씨에게 issue+design의 지난 10년에 대한 소회와 함께 이번 전시 및 소셜 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카케이 유스케 (筧裕介)
1975년 생. 히토츠바시대학 사회학부 졸업. 도쿄대학 대학원 공학계 연구과 수료 (공학 박사). 2008년 issue+deisng 설립. 사회 문제 해결 및 지역 활성화를 위한 디자인 프로젝트에 종사. 저서로는 <소셜 디자인 실천 가이드>, <인구감소X디자인>, <지진에 대비하는 디자인은 무엇이 가능한가> 등. 대표 프로젝트로는 지진 자원 봉사 지원 <도움 가능 표식>, 육아지원 <부모와 자식 건강 수첩>, 300명의 지역 주민과 함께 그린 미래 비전 <사가와 마을 모두가 만드는 종합 계획> 등. 굿 디자인상, 일본 계획 행정 학회 장려상, 다케오 디자인 상, 깐느 라이온스(프랑스), D&AD(영국), Shenzhen Design Award 2014(중국) 등 수상 경력 다수.
issue+design은 2008년 한신 대지진을 계기로 시작되었습니다. 활동을 처음 시작할 때는, 디자인적인 접근 방식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할지 시도해보는, 실험적인 도전이었다고 합니다.
카케이 씨 : 디자인의 생각 방식이, 디자이너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처음엔 교육 분야와 사회문제, 이 두 가지 방향으로 접근해 보았습니다.
처음 2년 동안은 지역의 대학생들과 함께 특정한 문제를 주제로 정해서 풀어보는 프로젝트로 시작했습니다. 첫 해의 테마는 <지진+design> 이었고 두 번째 해에는 <어린이의 방과후+design>이었습니다. 디자인 전공과는 거리가 있는 의학부, 간호학부, 교육 전공 등 많은 학생들이 참가했다고 합니다.
카케이 씨 : 먼저 성과라고 느꼈던 건, 학생들의 변화였습니다. 그들이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성장하고 변화하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누군가와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뭔가를 만들어내는' 디자인의 개념이 다양한 영역에서 유효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죠.
디자인적인 접근이 사회에 도움이 된다, 이런 실감을 얻게된 것과는 다르게 issue+design의 시도와 노력들이 세상에 전해지는 일은 별로 없었다고 합니다.
터닝포인트는 바로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났을 때였습니다. 이전에 만들어두었던, 자원봉사자와 이재민들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표시하여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도구 '도움 가능 표식'의 프로토 타입을 다시 만들어 피해지역으로 가져갔습니다. 그런 노력들이, 디자인과 사회문제를 함께 엮는 issue+design의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일본 육아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육아수첩을 다시 리디자인에서 만든 시점과도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부모와 아이 건강수첩>이 완성된 것도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의 시기와 맞물렸습니다.
원래는 산부인과가 없는 낙도 지역을 위해 개발된 것이었지만, 지진으로 인해 육아수첩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제공되어, 피해 지역의 주민들에게 본래의 육아수첩으로 기능하며 다시 유대감을 되찾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었습니다.
카케이씨 : 그 두 개의 프로젝트로 인해서 우리가 하려고 하는, 디자인과 사회 문제의 관계성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3.11의 영향이라고 보기 보단, 3.11로 인해서 우리의 일이 알기 쉽게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죠.
issue+design은 활동을 시작한 후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해왔지만, 로컬(지역) 영역의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건 2014년 이었습니다.
계기가 된 건 2013년에 카케이 씨가 출판한 책 <소셜 디자인 실천 가이드>. '사회문제나 지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개인이 늘어나는 것이, 한 명의 능력있는 디자이너가 하는 것보다 세상을 더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시민의 힘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그 책을 읽은 고치현에 있는 사가와정이라는 지역의 의뢰로, 도시 종합 계획을 만드는 프로젝트의 전체 설계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카케이 씨 : 우리는 그 전까지도 로컬 영역의 일을 하고는 있었습니다. 다만 <발명 연구소>를 지역의 자체 사업으로 운영하는 등, 현지에서의 사업도 제대로 만들어나가야하는 일 등도 포함해, 당시의 저희에겐 하나의 도전이 되는 일이었습니다.
<사가와 발명 연구소>는 도시 종합계획에 포함된 미래상 중 하나를 실현하는 프로젝트로, 사가와 지역 자원을 소재로 새로운 발명품을 만들어내는 제조공방입니다. <시너지> 전시에서는 이 연구소에서 만들어진 발명의 결과들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사가와정의 촌장과 직접 이야기를 하며 속도감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실행했다고 합니다. 5년 동안, 도시 종합 계획과 발명실험실 외에도 초등학교 6학년 부터 중학교 2학년 까지의 종학 학습 과정으로 프로그래밍과 디자인 수업을 실시하는 등 교육 과정의 재설계도 함께했습니다.
지난 10년 간, 특히 동일본 대지진 이후 '소셜 디자인'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카케이씨 자신도 사실 디자인 영역과 소셜이나 로컬 영역이 같은 맥락으로 이해되기 어려웠던 10년 전과 지금은 상황이 매우 달라졌다는 걸 느낍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아직 그 다음 단계로 가지 못하고 있다' 라는 느낌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카케이 씨 : 지역이나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디자인으로 접근해보는 것 자체는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었어요. 하지만 구체적으로 '누가',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것 같아요. 아직은 일부 이름있는 디자이너가 지역 특산품을 멋진 패키지로 만들어주는 정도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 일시적으로 판매에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그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어떤 도움이 되는지와 같은 의문이 여러 영역에서 생겨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뛰어드는 사람들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issue+design만 해도 앞으로는 로컬에서부터 소셜까지의 영역에 대한 업무 축을 다시 되돌려, 로컬의 일들은 다시 지역의 실천자들에게 바톤을 건네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카케이씨 : 요새 <소셜 디자인 실천 가이드>의 지역 버전 책을 쓰고 있습니다. 지역 문제를 논할 때 흔히, 거기에 지역성이 있느냐, 혹은 지역만의 차별점이 있느냐 라는 식으로 얘기하잖아요. 하지만 저는 차이가 발생하는 건 '그곳에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뿐이라고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안고있는 문제는 어디나 똑같아요. 고령화는 어디에나 있고, 빈집도 어디나 넘쳐나죠. 1차산업은 전반적으로 쇠퇴하고, 어디나 관광객은 오지 않아요. 차이는 한 가지 입니다. 그곳에 그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
그걸 위한 방법론을 공유하는 수단으로, 책을 쓰는 것 외에 마을만들기의 기본적인 것을 배울 수 있는 카드게임 <지역 재생 X SDGs* 게임>을 만들고 있어요. 지금까지 5년 간 지역에서 실천해온 것들을 집대성한 결과물이 될 겁니다. 지금부터는, 우리가 아닌 지역 사람들이 직접 스스로 움직이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SDGs : 지속 가능 개발 목표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마지막으로, 전시를 통해 전하고 싶은 것을 들어보았습니다.
카케이씨 : 지역의 문제는, 물론 제일 처음 행동하는 사람의 힘이 큰 역할을 하지만, 거기에 관련해서 함께 변화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존재가 굉장히 중요해요. 주변 사람들이 변화해 나가면서 새로운 이들이 생겨나는 겁니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힘을 만들어내는 움직임, 그걸 만드는 것이 우리가 말하는 <소셜디자인>입니다. 그런 움직임이 전시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해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힘을 모아, 지역과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 그런 생각으로 계속 된 issue+design의 지난 10년 간의 활동에서 보여지는, 소통을 위한 디자인이나 타인에 대한 배려 같은 것들도 이번 전시를 통해 느끼실 수 있습니다.
전시는 현재 고베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12월부터는 나고야에서 열립니다. 한 번 기회를 만들어 찾아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전시를 보고나면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혼자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issue+design 10주년 기념 전시 <SYNERGY>
[고베 전]
디자인 크리에이티브 센터 - 고베 (KIITO)
2018년 10월 7일 (일) - 27일 (토)
11 : 00 ~ 19 : 00 (마지막 날은 17:00 종료 · 10/9, 10/15, 10/22 휴관)
[나고야 전]
예술 연구소 아이치
2018년 12월 7일 (금) - 2019년 1월 20일 (일)
11:00 ~ 19:00 (마지막 날은 17:00 종료 / 월 ~ 목요일 휴관)
글쓴이
후쿠이 나오코 福井尚子
대학 졸업 후 회사원을 하다 예술 경영을 배우기 위해 영국 대학원으로 유학. 대학원 유학중인 2015년 6월부터 인턴 라이터로 greenz에 참가. 귀국 후 작가 및 번역 업무를 병행하며 아트 프로젝트와 커뮤니티 공간 운영 일을 하고 있다. 예술, 마을만들기, 에너지, 음식 등에 관심이 많다.
번역/편집 : 리이선생
clownforrest@gmail.com
역시 중요한 건 사람, 그리고 사람이 사람으로 이어져 '사람들'이 되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끝나고 나면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전시, 굉장히 좋은 카피같네요.
시간이 된다면 꼭 들러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