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눈사람 Jul 16. 2020

파도무늬.

거기 바다가 있었는데 분명히.

그대는 빛에 둘러싸여 있고
손을 뻗어보아도 분명히 당신이
거기 보이는데
나는 또 허공을 가로지른다.
너는 해가 지고 달이 뜨는 순간의
공백이 있는 잠깐 사이에 다녀간다.
눈부시던 하늘에는 너는 달별을 그리면
나는 그 안쪽을 우리만의 이야기로
채워 넣곤 했다.
아니 그렇게 생각을 했었지만
생각하는 걸로 이미 충분해서.
그쯤 그곳에 서서 닻을 내렸지만
바다가 그 바다가 생각보다 너무 깊다.
난 점점 멀어진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흐려지고
어느새 파도 위에 흩어져가다
부서져버리고 만다.
그렇게 네가 떠밀려간다. 멀리.




내가 모르는 사이에 일어난 지각변동을.


매거진의 이전글 글자로 만나요. 우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